더피알 매거진

창문형 에어컨에 ‘메기 효과’…삼성·LG 참여로 시장 확대 ‘씽씽’

1인 가구 편의 챙기며 급성장…대형 가전사 진출에 연 70만대 규모 돌파
70% 점유율의 전통 강자 파세코, 이동형·에너지 절감 등 차별화 노력중
삼성 창문형 판매 1주간 187% 급증, ‘중고 신입’ LG는 AI 기능으로 라인업

  • 기사입력 2024.06.14 16:45
  • 기자명 김병주 기자

더피알=김병주 기자 | 여름철 필수품인 에어컨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가운데 창문형 에어컨의 판매 경쟁이 특히 치열해지고 있다. 중소·중견기업이 주도하던 이 시장에 삼성과 LG가 본격적으로 참전하면서 강자의 등장이 약자의 성장동력이 되는 역설을 뜻하는 ‘메기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창문형 에어컨 시장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창문형 에어컨 시장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창문형 에어컨은 말 그대로 창문에 설치하는 에어컨을 말한다. 좌우로 여닫는 미닫이 창문에만 설치할 수 있는데, 창문을 에어컨 너비만큼 열고 에어컨과 함께 배송된 '키트'로 틀을 잡은 뒤 키트 안에 에어컨을 끼워 넣는 식으로 설치한다.

그간 창문형 에어컨은 일반 에어컨 대비 저렴한 가격과 전기료로 가계지출 부담을 낮춰줄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방마다 냉방을 하는 ‘방방냉방’ 추세와 늘어나는 1인 가구 속에 실외기설치나 벽에 구멍을 뚫을 필요가 없는 창문형 에어컨은 점점 각광받고 있다.

중견 가전제품 기업 파세코가 한국 최초로 세로형 창문형 에어컨 PWA-2100W를 출시한 2019년 국내 창문형 에어컨 출하량은 4만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캐리어, 귀뚜라미그룹, 위니아딤채 등의 기업이 세로형 창문형 에어컨을 발매하고, 2021년에는 삼성전자, 2022년에는 LG전자가 출시를 시작하면서 지난해에는 7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전체 에어컨 연간 출하량이 약 250만대 수준이니 3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파세코는 국내 창문형 에어컨 시장 점유율의 70%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삼성, LG와 경쟁이 시작되면서 매출이 3년째 떨어지는 중이다. 파세코의 매출은 2021년 2272억원에서 지난해 1475억원으로 줄었고, 영업이익은 229억원에서 지난해 12억원 적자로 떨어졌다.

집집마다 다양한 창문 크기와 재질에 맞게 설치할 수 있는 파세코의 ‘범용성’을 삼성과 LG가 따라잡으면서, 파세코는 차별화 포인트를 찾고 있다.

파세코가 출시한 '하이브리드 제습에어컨'. 사진=파세코 제공
파세코가 출시한 '하이브리드 제습에어컨'. 사진=파세코 제공

파세코는 11일 아예 설치가 필요 없이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쓸 수 있는 ‘하이브리드 제습에어컨’을 출시했다. 뜨거운 바람이 나오던 기존 기기의 문제를 해결하고 실내 및 캠핑장 등 야외에서도 사용 가능한 게 장점이다.

또한 일반 제습기에 뒤처지지 않는 일 최대 24L의 제습능력을 갖췄고, 500W 저전력 캠핑모드로 캠핑장 전기에 과도한 부하를 주지 않는다. 별도 키트 구매 시 창문형 에어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귀뚜라미는 올해 신제품 제습 성능을 기존 제품 대비 75% 강화했다. 5월 20일 출시한 ‘2024년형 귀뚜라미 창문형 에어컨’은 제습 모드 가동 시 일 최대 40L까지 실내 습기를 제거해준다.

새로 추가된 에코 모드를 실행하면 실내온도를 빠르게 낮춘 뒤 8시간 동안 바람 세기를 서서히 조절해 일반 모드 대비 60%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제품 전면부에 장착된 모션 감지 센서로 방 안에 홀로 있는 부모나 자녀의 이상 유무 혹은 외부 침입 여부를 스마트폰 알림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 점도 눈에 띈다.

냉방·제습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5월 20일 출시한 '2024년형 귀뚜라미 창문형 에어컨'. 사진=귀뚜라미 제공
냉방·제습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5월 20일 출시한 '2024년형 귀뚜라미 창문형 에어컨'. 사진=귀뚜라미 제공

삼성 '무풍에어컨 프로모션' 속 창문형 성과 압도…LG 'AI 에어컨 풀 라인업'에 '듀얼호스'로 승부

삼성스토어는 14일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를 대비할 '무풍에어컨 원(ONE)정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삼성스토어를 방문하면 창문형을 비롯한 스탠드형벽걸이∙천장형∙상업용 등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에어컨을 1대1 맞춤 상담과 함께 체험할 수 있으며,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와 제습기 또는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윈도우핏 동시구매 시 희망소비자가 대비 최대 70% 할인 패키지 혜택을 제공한다.

삼성스토어에 따르면 폭염으로 에어컨 판매가 지난주 대비 27% 증가한 가운데, 창문형 판매는 18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 단위로 보면 올해 4월 삼성스토어 에어컨 판매량에서 창문형 에어컨은 전년 대비 155% 상승하며 창문형 에어컨 선호를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월 27일 무풍 냉방 기능을 더해 출시한 2023년형 창문형 에어컨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윈도우핏(WindowFit)’.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지난해 4월 27일 무풍 냉방 기능을 더해 출시한 2023년형 창문형 에어컨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윈도우핏(WindowFit)’.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무풍에어컨은 2016년 선보인 이래 올해 3월 국내 누적 판매량 1000만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27일 무풍 냉방을 더해 출시한 2023년형 창문형 에어컨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윈도우핏'의 경우 무풍 모드 사용 시 최대 냉방 모드 대비 소비전력을 최대 74% 절감할 수 있다.

저소음 모드로 시계 초침 소리 정도인 32dB(데시벨) 수준으로 소음을 줄이고, 하루 최대 34.3L의 대용량 제습에도 자연 증발 시스템을 통해 물을 비울 필요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LG전자 2024년형 휘센 엣지 창호형 에어컨. 사진 = LG전자 제공
LG전자 2024년형 휘센 엣지 창호형 에어컨. 사진 = LG전자 제공

LG전자는 14일 인공지능(AI)를 탑재한 창호형 에어컨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를 출시한다. ‘AI 스마트케어’ 기능으로 고객의 설정 온도 패턴을 분석해 선호 온도를 자동설정하며, ‘AI건조’ 기능으로 사용 후 남을 수 있는 내부 습기 제거에 도움을 준다.

34L의 강력한 제습기능과 세균번식을 억제하는 ‘클린바스켓’, 인테리어와 어울리는 오브제컬렉션 컬러와 디자인도 갖췄다.

이재성 LG전자 H&A사업본부 에어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은 “고객 생활공간에 맞춰 선택하는 AI 에어컨 풀 라인업을 통해 앞선 인공지능 기능과 최적화된 공간 효율 등을 선보이며 냉난방가전에서의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번 제품 출시로 AI 기능이 적용된 2024년형 에어컨 제품군을 모두 출시했다.

한편 소형 창문에도 설치가 가능한 24년형 ‘휘센 이동식 에어컨’은 배기와 흡기를 나눈 두 개의 호스를 사용한 ‘듀얼호스’가 특징으로, 기존 싱글호스 대비 35% 더 빠르게 실내온도를 낮춰주며, 같은 운전시간 동안 33% 소비전력량을 줄여 전기료 절약에 도움을 준다.

LG전자는 1968년 창문형 에어컨의 원조라 할 수 있는 ‘금성사 창문형 룸에어컨’을 출시했지만,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2012년 국내 판매를 중단하고 스탠드형·벽걸이형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수요가 있는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선 계속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해왔으며, 최근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따라 창문형 에어컨 수요 대응에 다시금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국내 시장 수요가 없어서 잠시 판매를 중단했다"면서 "그동안 계속해서 시장을 검토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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