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브랜드의 공간 전략…“의도가 없는 구석은 없다”

[이승윤의 DIGILOG] 공간은 전략이다 (上)

공간으로 이미지 변화 대표적…더현대서울·일상비일상의틈 byU+
사명 없이 핫플 만들고 이후 ‘by U+’ 달아...여전히 인기
국내외 유명 브랜드 팝업스토어 대관 줄이어...2030 인기 콘셉트로

  • 기사입력 2024.10.28 08:00
  • 기자명 이승윤

더피알=이승윤 | 최근 많은 비즈니스 전문가들이 과거와 다른 공간적 활용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크고 작은 공간들이 계속 생겨나고 변화하고 있지만, 지금의 공간은 과거 제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데 목적을 둔 공간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흐름으로 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중심 라이프스타일로의 변화가 요인일 수도 있겠지만,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기업이나 브랜드의 접근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 과거의 오프라인 공간이 경험이나 체험을 토대로 자신의 콘셉트를 각인시키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공간은 훨씬 더 다양하고 뚜렷한 전략적인 기능을 담고 있으며, 그것을 추구한다.

공간을 채우는 콘텐츠의 호흡과 디테일 역시 다르다. 일시적 재미뿐 아니라 전반적인 스토리텔링에도 충실하고, 메시지를 보여주는 방식도 다채롭다. 한마디로 의도가 없는 구석은 없다.

‘더현대서울’은 백화점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현대백화점 그룹이 2021년 2월 야심차게 오픈한 더현대서울(The Hyundai Seoul)에 가면 방문한 매장이 기억에 남기보다는 경험이 남는다. 가장 큰 특징은 백화점에 다녀온 것이 아니라, 다채로운 경험이 공존하는 핫한 복합문화공간에 다녀온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결국 더현대서울은 물건을 팔기보다 경험을 팔고자 한다. 그런 이유로 더현대서울은 공간의 50% 이상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모험을 했다. 천장고는 끝없이 높고, 각 층 곳곳에 휴식 공간을 배치해두었다.

‘전국구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은 더현대 서울. 사진=현대백화점
‘전국구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은 더현대 서울. 사진=현대백화점

이 혁신적인 공간에 대해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방문객들의 반응은 아주 뜨겁다. 2024년 1월 어패럴 뉴스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주요 백화점 점포들의 매출을 합산한 결과 더현대서울은 오픈 3년 만에 1조 원의 매출을 돌파했다.

2023년 신장률 역시 다른 백화점에 비해 훨씬 높은 16.6%를 기록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개점 이후 3년 동안 백화점 매출의 큰 규모를 차지하는 3대 명품(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이 없는 조건에서 이 성장률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 같은 유통업체뿐 아니라 대기업도 과거와 다른 혁신적인 공간을 앞다투어 내놓고 전략적인 테스트를 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가장 공격적으로 새로운 공간을 통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곳은 LG유플러스다.

2020년 9월, 강남역 한복판에 식물들과 대형 미디어 월이 조화로운 지하 1층, 지상 7층 총 8개 층으로 이루어진 ‘일상비일상의틈’이란 대형 복합문화공간을 오픈했다.

하루에도 100만 명에 달하는 20~30대 젊은 유동인구가 스쳐가는 복잡한 강남역 출입구 옆에 세운 공간에 LG유플러스가 핵심적으로 잡은 콘셉트는 ‘틈’이다. 바로 바쁜 일상생활에서도 잠시 숨 돌릴 틈, 창의적인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공간적인 틈을 주는 장소를 20~30대 젊은 방문객들에게 제공하겠다는 콘셉트가 전체적인 공간에 전략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일상비일상의틈byU+ 외부 전경. 사진=LG유플러스
일상비일상의틈byU+ 외부 전경. 사진=LG유플러스

공간을 채우는 콘텐츠의 호흡과 디테일 역시 다르다

앞서 현대백화점 그룹이 ‘더현대서울’에서 백화점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은 것처럼 LG유플러스 역시 이 공간에서 기존의 브랜드 이미지를 덜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론칭 초에는 LG유플러스에서 운영하는 공간이라는 것을 가능한 한 알리지 않았다. 전체 공간의 브랜드 역시 ‘일상 비일상의 틈’이 강조되는 형태였다.

2022년 6월 오픈한 지 2년 가까운 시점에 ‘by U+’로 브랜드 로고에 변형을 주어, 자연스럽게 이곳이 LG유플러스에서 운영하는 공간이라는 것을 알렸다.

초기 개장 이후 1층은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는 팝업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타깃으로 삼은 MZ세대의 취향을 고려한 다양한 전시회를 열거나, MZ세대가 좋아하는 브랜드들과 협업하는 팝업존을 평균 3주 주기로 다양하게 열고 있다.

레고, 뉴발란스, 오뚜기 같은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브랜드부터, tvN의 인기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 같은 방송 프로그램과 협업한 다양한 팝업 스토어가 열렸다. 특히 ‘레고’와 함께 진행한 팝업 스토어는 한 달간 총 8만 5000명이 방문하는 놀라운 기록을 만들어냈다.

2층부터 5층까지 물건을 보여주고 판매하려는 목적보다는, ‘당신의 바쁜 일상에 확실하게 힐링할 수 있는 틈을 전달해주겠다’라는 전략적인 공간 콘셉트가 드러났다.

‘MZ 소통 실험실’로 자리잡은 일상비일상의틈byU+. 사진=LG유플러스
‘MZ 소통 실험실’로 자리잡은 일상비일상의틈byU+. 사진=LG유플러스

10월 29일 공간은 전략이다 (下)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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