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인플루언서가 ‘부캐‘로 성공한다면, 기업도 ‘세계관’으로

[이승윤의 DIGILOG] 브랜드는 어떻게 세계관을 만들어 나가는가 (上)

‘뉴진스님’·‘다나카’... 잘 키운 부캐 하나로 인기몰이
‘빙그레우스’·‘나비스’...기업도 ‘캐릭터’로 브랜드 스토리텔링

  • 기사입력 2024.08.05 08:00
  • 최종수정 2024.08.09 13:03
  • 기자명 이승윤

더피알=이승윤 |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 전략 열풍이 거세다.

대홍기획이 AI 빅데이터 전문 기업 바이브 컴퍼니와 협력해 만들어낸 소셜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D. BIGS(디빅스)의 마케팅 트렌드 키워드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5년 처음 핵심 트렌드 키워드로 부상한 ‘세계관’은 이후 2022년 ‘메타버스’, ‘팝업스토어’, ‘숏폼’ 같은 핫 키워드들과 함께 마케팅의 핵심 TOP 10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그만큼 다양한 브랜드에서 그들이 추구하는 핵심적인 신념이나 가치를 소비자가 좀 더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활동을 현재 만들어내고 있다.

‘뉴진스님’ 부캐와의 소통

브랜드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세계관’을 커뮤니케이션 전략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첫 번째는 브랜드가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를 캐릭터화해서 하나의 세계관을 만들어 소통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빙그레는 그들이 판매하는 주요 제품을 의인화해 ‘빙그레 왕국’이라는 세계관을 만들어 소통하고 있다.

두 번째는 ‘부캐’를 기반으로 한 세계관을 만들어 소통하는 것도 최근 인기 있는 방식이다. 개그맨 윤성호가 ‘뉴진스님’이라는 부캐를 만들고, 젊은 세대에 맞게 불교의 교리를 재미있는 방식으로 전달해 화제가 된 것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실제 2024년 4월에 열린 ‘서울 국제불교박람회’에서 이 부캐 ‘뉴진스님’의 디제잉을 보기 위해 많은 젊은 세대가 모여들었다. 뉴진스님이 활약한 이번 박람회는 자체 발표에 따르면 10만 명 이상 추정되는 관람객 중 80%가 20~30대로 채워졌다고 하니, 이 부캐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불기 2568년 부처님오신날을 사흘 앞둔 5월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 사거리에서 열린 EDM 난장에서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이 디제이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불기 2568년 부처님오신날을 사흘 앞둔 5월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 사거리에서 열린 EDM 난장에서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이 디제이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많은 브랜드에서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면서, 브랜드 세계관을 구축하기 위한 주요 핵심 구성 요소를 파악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다양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들을 분석해보면, 이들이 크게 ‘발행’, ‘확장’, ‘관리’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발행’은 세계관을 포함한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송출되는 것과 관련된 전략적 단계다. 이 단계에서 기업은 흥미로운 세계관을 구축해야 하고, 세계관 내에서 주요 캐릭터들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이 캐릭터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세계관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스토리 라인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세계관은 소비자와 소통하는 것이 주요하기에, 소비자와 어떤 접점 포인트 내에서 상호 소통을 만들어낼 것인지도 계획해야 한다.

이런 부분들이 정리되면 세계관 콘텐츠가 전달되는 다양한 매체별 특성에 따라 세계관 콘텐츠의 양식을 조정하고, 콘텐츠를 릴리스(Release)하는 단계로 이동한다.

SM엔터테인먼트는 세계관 ‘광야’를 기반으로 아티스트 스토리를 전한다. 사진=유튜브 에스파 채널 갈무리
SM엔터테인먼트는 세계관 ‘광야’를 기반으로 아티스트 스토리를 전한다. 사진=유튜브 에스파 채널 갈무리

‘캐릭터’, ‘접근성’, ‘설정’, ‘연결성’

그다음은 가장 중요한 ‘확장’ 단계다. 세계관은 단순한 스토리의 전달보다 캐릭터들과 제공되는 스토리들이 상호 복합적으로 교류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자생적으로 확장, 재생산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단계에서는 세계관을 확대 재생산하기 위해, 크게 ‘캐릭터’, ‘접근성’, ‘설정’, ‘연결성’ 네 가지 핵심 요소를 기반으로 세계관 콘텐츠를 끊임없이 수정 보완해나가야 한다.

‘캐릭터(Character)’ 요소에서는 중심 캐릭터를 설정하고, 중심 캐릭터에 입체성을 부여하는 신규 캐릭터들을 단계별로 늘려나가는 작업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마블의 ‘어벤저스(Avengers)’라는 세계관에서 ‘아이언맨(Iron Man)’과 ‘캡틴 아메리카(Captain America)’ 이 둘은 전체 세계관의 중심이 되는 캐릭터다.

이 핵심 캐릭터들을 중심에 두고 안정적으로 신규 캐릭터인 ‘닥터 스트레인지(Doctor Strange)’, ‘샹치(Chang-Chi)’ 같은 캐릭터들을 시간차를 두고 계속 소개하며 세계관을 확장시켜나가는 전략을 마블은 사용했다.

빙그레 역시 ‘빙그레 왕국’의 핵심 캐릭터를 왕자인 ‘빙그레우스’로 설정하고, 이후 아이스크림 상품 투게더를 모티브로 한 ‘투게더리고리경’, ‘슈퍼콘 기사 단장’ 캐릭터들을 순차적으로 세계관 속에 소개했다.

엔터 기업 SM이 만든 ‘광야’라는 세계관에도 중심 캐릭터인 ‘나비스’가 존재하고, 부캐들이 모인 ‘나몰라패밀리 핫쇼’도 중심 캐릭터인 ‘다나카’가 존재한다.

복잡한 세계관이 소비자의 마음속에 잘 자리 잡으려면 중심이 되는 핵심 캐릭터들이 분명하게 존재해야 한다. 중심 캐릭터들이 세계관에서 자리 잡지 못하면 전체 세계관이 붕괴될 수 있다.

최근 많은 전문가들이 마블의 위기를 이야기하는 이유도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같은 전체 세계관의 중심 역할을 하는 캐릭터들이 갑작스럽게 퇴장한 후 이들을 대체할 중심 캐릭터들이 자리 잡지 못해서라고 지적한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아이언맨’ 캐릭터로 활약한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7월 27일(현지시간) MCU 복귀를 알리며 큰 화제가 됐다. MCU는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등이 ‘어벤저스: 엔드게임’으로 대거 퇴장한 후 이어진 영화의 흥행 실패로 위기에 놓인 상황이었다. 사진=AP/뉴시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아이언맨’ 캐릭터로 활약한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7월 27일(현지시간) MCU 복귀를 알리며 큰 화제가 됐다. MCU는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등이 ‘어벤저스: 엔드게임’으로 대거 퇴장한 후 이어진 영화의 흥행 실패로 위기에 놓인 상황이었다. 사진=AP/뉴시스

8월 6일 ‘브랜드 세계관’ 아무도 모르지 않도록...성공 공식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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