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피알=김경탁 기자 | 덴마크 리콜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한 삼양식품의 불닭 브랜드가 세계 시장에서 K-소스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퀘어를 물들인 불닭소스의 강렬한 매운맛이 세계인의 식탁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눈길을 끄는 상황이다.
덴마크 리콜, 위기를 넘어서다
지난 6월, 삼양식품의 인기 제품인 ‘불닭볶음면’이 덴마크에서 리콜 조치를 당했다는 소식이 BBC를 비롯한 국내외 여러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덴마크 수의식품청(DVFA)은 제품의 캡사이신 함량이 높아 급성 중독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세계인들에게 ‘덴마크 사람은 매운맛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는 탓에 대부분 웃어넘기는 분위기였지만, 삼양식품은 즉각 반박 의견을 내는 등 적극대응에 나섰다. 검사 방식에 오류가 있었음을 지적하며, 불닭볶음면의 안전성을 증명한 것.
결국 7월 중순, 덴마크 당국은 리콜을 철회했고, 8월 초에는 덴마크에서 컴백 환영 파티를 열었다는 후속보도가 크게 전해졌다. 리콜 사건이 오히려 불닭 브랜드의 주목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고 심지어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스플래시 불닭, 글로벌 캠페인의 시작
이러한 가운데 삼양식품의 지주회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는 10월부터 글로벌 통합 마케팅 캠페인 ‘스플래시 불닭(Splash Buldak)’을 시작해 다시 주목을 모으기 시작했다. 불닭 브랜드의 핵심인 불닭소스를 중심으로 기획된 이 캠페인은 뉴욕 타임스퀘어를 시작으로 상하이, 두바이, 런던, LA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전개되고 있다.
뉴욕에서는 타임스퀘어의 전광판 광고를 통해 ‘WANT SOMETHING HOT?’이라는 강렬한 메시지와 함께 불닭소스의 역동성과 매력을 강조했다. 하루 864회씩, 4주 동안 총 2만 4천 회 이상 노출된 광고는 현장을 방문한 전 세계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K-소스의 위상을 높였다.

“새 불닭 줄게 헌 소스 다오” 소스 익스체인지와 불닭 어워즈
불닭 브랜드는 단순한 광고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와의 직접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불닭 라이더와 소스 익스체인지 이벤트도 병행했다. 뉴욕에서는 스쿠터를 탄 캐릭터 호치가 도시 곳곳을 누비며 불닭소스를 배포, 팬들과의 생생한 만남을 제공했다.
또한, 사용 중인 소스를 불닭소스로 교환해주는 ‘소스 익스체인지’는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실용적이고 재미있는 경험을 선사했다. 이 이벤트는 뉴욕을 시작으로 LA, 상하이 등에서도 성공적으로 진행되며, 현지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불닭 팬덤을 강화하기 위한 활동도 주목할 만하다. 삼양식품은 ‘불닭 어워즈’를 통해 팬들의 사연을 공모하고, 특별한 사연을 보낸 팬들에게 트로피와 스페셜 키트를 제공했다. 이벤트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고, 글로벌 팬들과의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하는 데 기여했다.
이번 ‘스플래시 불닭’ 캠페인은 불닭 브랜드가 단순히 라면에 그치지 않고, K-소스로서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탐색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삼양식품은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시장에서도 현지 맞춤형 이벤트를 진행하며 매운맛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한편 삼양식품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은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K-푸드의 글로벌화를 위한 중요한 전략”이라며 “불닭소스가 세계인의 일상적인 요리 아이템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