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경탁 기자 |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반도체의 시그니처 컬러는 무슨 색일까? 검정색 칩이 올려진 푸른 회로판 주변에 파랑·보라·주황의 그래디언트 빛이 보색으로 받쳐진 이미지가 일반적으로 연상된다.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는 경쟁적 산업인데도 어느 회사 제품이든 차이가 없어 시각적 피로마저 생긴다.
차가운 기술 이미지를 강조하는 기존의 반도체 관련 PR에 ‘인간적 연결’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SK하이닉스는 반도체의 시그니처 컬러도 빨강, 주황, 노랑, 초록 등으로 따뜻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새로운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은 브랜드 이미지 상승과 차별화도 이끌어냈다.


기획의 핵심은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업계 전반의 인식을 타파하고 산업적 변화를 촉진하는데 기여’하는 것. 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 새롭고 독자적인 메모리칩 비주얼과 심플하면서도 흥미를 유발하는 배경이라는 두 가지 디자인 요소를 중점적으로 반영했다.
첫 번째 착안점은 휴먼 터치였다. 타사들의 메모리 반도체 관련 이미지에 인간과의 접점을 전혀 표현하지 않는 것과 달리 SK하이닉스는 ‘인간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한 제품’이라는 점을 드러내기 위해 신체를 그래픽 요소로 차용했다.
고성능 그래픽 메모리 GDDR7의 기술을 인체 중 최고의 디테일이 응축된 손의 모션에 대입한 콘텐츠나, 인체 얼굴을 디지털화한 이미지와 넷북을 결합해 AI 메모리가 PC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시각화해 인공지능 PC의 시대 도래를 알리는 콘텐츠 등이 대표적이다.


데이터의 흐름을 표현하는 방식도 바꿨다. SK하이닉스만의 데이터를 표현하는 그래픽을 개발해 제품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의 차이를 만들어 나가고 있으며, 데이터의 컬러는 SK하이닉스의 컬러인 레드를 사용하여 그 자체의 퀄리티를 확보했다.
이와 함께 대중이 반도체를 학습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소재를 친숙하게 제공하는 소통 방식을 채택했다. 감각적이고 친숙한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술을 혁신을 쉽게 이해시키고, 전문가와 대중 간의 지식 간극을 좁혀 반도체 산업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높이고자 한 것이다.
아울러 과거 PR 방식이 메시지에 온전히 집중했다면, 이제는 ‘우리가 말하는 것이 얼마나 잘 전달이 되는가’에 대한 시각적 요소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한 SK하이닉스는 온·오프라인을 통합하는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전개했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전시회에서는 혁신적인 디스플레이와 사람 중심의 메시지로 대중과 소통했고, 온라인은 비즈니스분야에서 페이스북의 대체제로 떠오른 링크드인(LinkedIn)을 중심으로 글로벌 B2B 고객과 창의적 콘텐츠로 교류하며 AI메모리의 가능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이에 따라 링크드인 팔로워수는 12만여명이 훌쩍 넘는 수를 기록했고, 총 노출 수는 1004만회 이상으로 전년대비 50.95% 증가했다, 좋아요·클릭·댓글·공유 등 참여횟수도 49만회 이상으로 전년대비 57% 이상의 증가를 거뒀으며 미디어 노출도 200% 증가라는 성과를 남겼다.

SK하이닉스 측은 이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프로젝트의 목적이 “반도체 산업을 대중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도록 돕는 것”이라며 통합 커뮤니케이션의 성과를 △인간 중심(성공적인 휴먼 터치) △사용자 경험(AI 리더십 서사) △접근성의 진화(글로벌 이미지 역량 강화)로 설명한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HBM3E 시장에서 창의적 아이디어와 감성적 디자인을 통해 기술의 혁신성을 강조하며, 대중과 전문가 모두에게 접근 가능한 직관적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현함으로써 AI 시대의 기술 리더십을 부각시키고, 글로벌 반도체 리더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며 대중의 공감과 관심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대행사인 프레인글로벌 및 산노루와 함께 이 새로운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으로 한국PR협회가 주관하는 제32회 한국PR대상에서 평판관리 부문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