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피알=김경탁 기자 | 콘텐츠 제작 현장은 대형 세트와 무대 설치, 야외 촬영, 대규모 공연 등으로 인해 항상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추락, 붕괴, 화재 같은 물리적 위험부터 과로와 스트레스에 따른 건강 문제까지 다양하다.
엔터테인먼트 제작 현장의 안전 문제가 집중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기 시작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지만, 한류의 중심이자 대한민국 콘텐츠사업의 리더인 CJ ENM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안전기준을 앞서서 만들고 있다.
지난 10월 ‘2024년 위험성평가 우수사례 지역 발표대회’(서울·강원권)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CJ ENM은 13일 용산 전쟁기념관 피스앤파크에서 열린 고용노동부의 ‘위험성평가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우수기업으로 나와 자사의 안전관리 노하우를 공개했다.
CJ ENM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안전관리 표준을 선도하며, 산업 전반에 걸쳐 안전한 콘텐츠 제작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계획이다.

업계 특화된 안전관리 체계 구축
CJ ENM은 콘텐츠, 스튜디오, 공연 및 행사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특수성을 반영해 안전매뉴얼 3종을 제작·보급했다. 이를 통해 행사장 규모, 팬덤 리스크 등 371개 위험요소를 발굴하고, 방송업 특유의 위험요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CJ ENM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곳으로 매번 변화하는 제작시설물과 공간 때문에 여러가지 위험요인이 있다”며 안전 관리 핵심 요소로 △방송업 특화 안전매뉴얼 개발·보급 △테마별 빈틈없는 위험관리 △최고경영자의 적극적인 안전보건 참여를 꼽았다.
2022년 1월, CJ ENM은 대표이사 직속 안전경영담당 조직을 신설하여 정기적 안전보건 점검과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시스템을 강화했다. 특히, 최고경영자는 수시로 현장을 방문해 안전문화를 전파하고 근로자의 참여를 유도하며, 안전보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CJ ENM은 방송콘텐츠 120건, 공연·행사 146건, 제작·시설 인프라 62건, 임직원 43건 등 4개 테마별 위험요소를 발굴하여 관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CJ ENM 신수아 부장은 “연간 400회 이상의 회의와 점검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콘텐츠 업종에 맞는 차별화된 안전 매뉴얼을 지속적으로 개발·보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을 위한 대외 협력도 활발하다. CJ ENM은 안전보건공단과 함께 산업안전 웹툰 공모전을 개최하고, 관객 안전을 위한 공연장 안전영상 제작, ‘함께해요 4대 금지 캠페인’ 등을 통해 대외적으로도 안전의식을 확산하고 있다.
또한, 마포소방서와의 합동 대피 훈련, 보건소와의 심폐소생술 교육 등을 통해 임직원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다각화하며 쾌적한 업무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ISO 45001 인증, 글로벌 수준의 안전보건 관리
CJ ENM은 지난해 11월, 국내 미디어엔터 업계 최초로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 45001) 인증을 획득했다.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 45001)은 2018년 제정된 안전보건 분야 최고 수준의 국제표준 경영시스템으로 사업장 내 안전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관리하며 산업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체계적인 안전보건관리 시스템을 갖춘 기업에 부여된다.
CJ ENM의 ISO 45001 인증 획득은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체계적 안전보건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음을 의미한다.
자회사들도 안전보건 관리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 방영중인 ‘정년이’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은 11월 ISO 45001 인증을 획득했으며, 올해 1월에는 멀티장르 콘텐츠 제작사인 CJ ENM 스튜디오스가 국내 콘텐츠 제작업계 최초로 ISO 45001 인증을 취득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CJ ENM 외에 제조·기타 대기업에선 광주교통공사, CJ제일제당(주) 논산공장, ㈜신성이엔지 김제사업장 등 4개 기관·사업장이 우수사례 발표를 했다. 고용부는 안전보건공단과 함께 수상기업을 격려하고 간담회를 통해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위험성평가는 산업안전을 위해 사업주가 사업장의 유해위험요인을 근로자와 함께 찾고 개선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고용부는 2013년부터 우수사례 확산을 위해 발표대회를 개최해 왔다.
이번 발표대회에서는 제조·기타 분야 307개소, 건설 분야 236개소 등 총 606개소가 접수됐다. 그 중 지역 예선 등 총 3단계 심사과정을 거쳐 12개 기업이 최종 선정됐다.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등 장관상 총 9점, 장려상(공단 이사장상) 3점 등이다. 위험성평가의 실질적인 현장 효과성과 다른 사업장의 적용 가능성 등을 위주로 심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