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이주희 |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 발전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와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이용이 빈번해진 만큼, 패션과 식품 업계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군에 커스터마이징 서비스가 확산 및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최근 잠실 롯데월드몰에 1000평 규모의 초대형 매장을 개점했다. 유니클로 롯데월드몰점은 지상 1층과 2층, 약 1059평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국내 유니클로 매장에서는 최초로 커스터마이징 서비스 ‘유티미'(UTme!)를 이용할 수 있어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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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티미는 800여 가지 이미지 중 이용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유니클로 티셔츠에 프린팅할 수 있는 커스텀 서비스로, 매장에 비치된 태블릿 PC를 통해 원하는 로고나 디자인을 그리면 10분 내외로 프린팅된 티셔츠를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옷의 선순환’이라는 이니셔티브 아래 옷의 재활용과 재사용, 수선, 자수, 리메이크 등으로 옷의 수명을 연장하는 리유니클로 스튜디오를 통해 옷을 리폼할 수 있다.
이랜드월드에서 운영하는 신발 편집숍 '폴더'는 꾸미기 트렌드에 맞춰 ‘신꾸 체험관’을 운영 중이다. 신꾸 체험관은 소비자들이 비즈나 리본, 배지 등의 부자재를 구매해 현장에서 신발을 꾸밀 수 있는 공간이다.
대구 동성로 매장에서 처음 선보인 이 체험관은 개점 초기부터 큰 인기를 끌었으며, 매출 또한 전년 대비 33%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폴더는 부산·서울 등 주요 도시에 추가적으로 신꾸 체험존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디슈머 ‘내시피'(나의+레시피) 확산
식품 업계에서도 커스터마이징 트렌드를 적용한 상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식음료 업계에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제품을 새롭게 창조하는 모디슈머(Modisumer)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MZ세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곁들여 제품을 새롭게 만드는 것에서 나아가 ‘내시피'(나의+레시피)라는 신조어를 생성하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된 레시피를 실제로 제품화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농심은 대표 제품인 신라면에 우유와 치즈, 새우, 베이컨 등의 재료를 더해 만드는 ‘신라면 투움바’ 레시피를 토대로 ‘신라면 툼바 큰사발면’을 출시해 이목을 끌었다. 농심의 조사에 따르면, 10대와 20대의 60%가량은 신라면 투움바 레시피를 들어보거나 직접 만들어본 것으로 나타났다.
레시피의 제품화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도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KPR 인사이트 트리에서 빅데이터를 통해 신라면 툼바에 대한 반응을 조사한 결과, 긍정적인 반응이 90% 이상을 기록했다. 나아가 제품에 대한 주요 감성어 키워드로 ‘맛있다’, ‘기대’, ‘품절’ 등이 나타나,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이 긍정적임을 알 수 있다.

올해 여름 카페 프랜차이즈 업계를 중심으로 ‘아망추’ 제품이 출시되며 이목을 끌었다. 아망추는 아이스티에 얼음 대신 망고를 추가한 레시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행했다. 해당 레시피가 인기를 끌자 카페 업계는 발 빠르게 제품을 출시했다. 이디야커피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아망추 제품을 출시했고, 출시 첫날 1만 5000잔 이상 판매되며 화제가 됐다. 이후 빽다방에서 아이스티에 망고 추가 옵션을 더하는 방식으로 아망추 제품을 출시했다.
체험형 마케팅 전략으로 진화
MZ세대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꾸미면서 동시에 자신을 표현하고자 한다. 실제로 폰을 꾸미는 ‘폰꾸’는 물론 다이어리를 꾸미는 ‘다꾸’, 신발을 꾸미는 ‘신꾸’ 등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을 표현할 수 있는 ‘꾸미기’가 곳곳에서 확산되며 ‘별다꾸’는 단순한 유행이 아닌 개인을 표현하는 중요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는 패션업계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그들의 창의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체험형 마케팅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트렌드는 더욱 다양하고 새로운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변화는 경기 불황과 고물가 상황에서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패션 아이템에 작지만 독창적인 변화를 더해 새로운 제품처럼 활용하려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MZ세대는 비싼 한정판 제품을 구매하는 대신, 가성비를 고려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나만의 한정판을 만드는 데서 효능감을 느끼고 있다. 이는 단순한 소비를 넘어 개인의 창의력과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 패턴을 반영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중 하나로 커스터마이징을 꼽았다. 나아가 커스터마이징은 글로벌 시장을 이끌 중요한 비즈니스 환경으로, 웰니스 커스터마이징을 주제로 한 초개인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