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중소기업 60%, 27일에 “돈 없어, 안 쉬어”

중기중앙회 ‘중소기업 설자금 수요조사’ 발표
중기 3곳 중 1곳 “설 자금 곤란”…‘판매부진’ 탓
“내수진작·대출금리 인하 등 체감가능 지원 필요”
현대·LG 등 대기업 9일간 휴무 확정 "상여도 두둑"

  • 기사입력 2025.01.20 15:58
  • 기자명 김병주 기자

더피알=김병주 기자 | 설 명절을 앞둔 중소기업들의 사정이 헛헛하다. 중소기업 10곳 중 3곳이 최근 자금사정이 작년보다 곤란해진 것으로 나타나서다.

설 임시공휴일(1월 27일) 휴무 실시 여부에 대해서는 중소기업 10곳 중 6곳이 실시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반면 일부 대기업과 계열사들은 설 연휴 중 유일하게 평일인 31일을 지정 휴무 또는 권장 휴무일로 정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드러냈다.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사진=뉴시스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사진=뉴시스

중소기업중앙회는 8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025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작년 설 대비 자금사정이 곤란하다'는 응답이 33.5%를 기록했다고 19일 밝혔다. ‘원활하다’는 응답은 11%였고, '작년과 다르지 않다'는 응답은 55.5%로 집계됐다.

자금사정 곤란원인(복수응답)으로는 '판매(매출) 부진'(77.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31.3%), '인건비 상승'(19.4%) 등이 뒤를 이었다.

작년 설 대비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에 대해서는 '작년과 다르지 않다'(78.6%)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곤란하다'(14.8%), '원활하다'(6.6%) 순으로 조사됐다.

은행에서 자금조달 시 애로사항 유무에 대해서는 '없다'는 응답이 83.4%로 '있다'(16.6%)는 응답보다 높았다.

애로사항(복수응답)으로는 '높은 대출금리'(47.4%)가 첫 손에 꼽혔다. '대출한도 부족'(41.4%),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의 심사'(20.3%), '신용대출 축소'(14.3%) 등이 뒤를 이었다.

작년 설 대비 최근 중소기업 자금사정(왼쪽)과 자금사정 곤란원인(오른쪽).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작년 설 대비 최근 중소기업 자금사정(왼쪽)과 자금사정 곤란원인(오른쪽).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올해 설 자금으로는 평균 2억2940만원이 필요하다고 답한 가운데, 필요자금 대비 부족자금은 평균 1920만원으로 나타났다.

부족한 설 자금 확보계획(복수응답)에 대해서는 '납품대금 조기회수'(49.4%), '금융기관 차입'(30.1%), '결제연기'(20.5%) '사채조달'(4.8%)순으로 응답했다. '대책 없음' 응답도 15.7%에 달했다.

올해 설 상여금(현금) '지급예정'이라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48.9%, '미지급'은 30.4%로 나타났다. 아직 결정하진 못한 중소기업은 20.7%로 조사됐다.

상여금 지급 수준은 정액 지급 시 1인당 평균 42만4000원, 정률 지급 시 기본급의 평균 50.5%다. 작년 설에 각각 정액, 정률 평균 지급 수준이었던 60만9000원, 기본급의 60.3% 대비 감소했다.

설 연휴 제외 추가 휴무 계획(왼쪽)과 임시 및 설 연휴 제외 추가 휴무 계획(오른쪽).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설 연휴 제외 추가 휴무 계획(왼쪽)과 임시 및 설 연휴 제외 추가 휴무 계획(오른쪽).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중소기업의 60.6%는 오는 27일 설 임시공휴일에 휴무를 실시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시공휴일 실시계획이 없는 중소기업의 99.2%는 설 연휴 이외의 휴무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들 사정은 다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27일 임시공휴일, 28∼30일 설 연휴에 이어 31일까지 쉰다. 노사 단체협상에 따라 오는 31일을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휴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현대위아, 현대제철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도 31일까지 휴무한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등 LG그룹의 상당수 계열사는 오는 31일을 전사 차원의 휴무일로 지정했다. 연차를 소진할 필요가 없는 유급 휴무일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설 연휴에 휴무를 실시한다고 응답한 기업(587개사)의 휴무일수 분포.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설 연휴에 휴무를 실시한다고 응답한 기업(587개사)의 휴무일수 분포.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9~15일 5인 이상 기업 602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 설 휴무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들 중 과반수인 78.8%가 상여금을 지급한다고 밝혀 대다수 대기업 직원들은 휴무와 동시에 상여금까지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총 실태조사에 따르면 300인 이상 기업에선 42.2%가 '7일 이상 쉰다'고 답한 반면, 300인 미만 기업에선 28.5%만이 '7일 이상 쉰다'고 응답했다. '휴무일이 5일 이하'라고 답한 비율도 300인 미만 기업에선 26.2%로, 300인 이상 기업(15.6%)보다 10%p 이상 높게 나왔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의 비율이 원활하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의 3배에 달했다"며 "내수진작, 대출금리 인하 등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으로 자금 사정이 곤란한 중소기업의 짐을 덜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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