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박주범 기자|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어린이부터 전 세대에 걸쳐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올여름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환상적인 영상미와 중독성 강한 음악으로 무장한 이 작품은 단순한 애니메이션을 넘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주 매체 뉴스닷컴은 4일, '케이팝 데몬 헌터스' 세계관이 대중문화를 장악해 특히 12세 미만 아이들이 영화, 노래, 예술, 음식, 의상, 액션 장면, 안무 등 관련된 모든 것에 푹 빠져 있다고 보도했다.
현대적 애니메이션 스타일은 수천 개의 팬아트와 DIY 의상 게시물에 영감을 주었고, 틱톡과 유튜브에는 댄스 운동, 챌린지, 그리고 데몬 헌터즈의 노래 커버 영상 등 관련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4억 명이 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미스터비스트(MrBeast)도 새로운 세대 팬층 확보를 위해 이번 가을 애니메이션 사업에 진출한다. 지난 3일 비즈니스 인사이더(BI)의 보도에 따르면, 미스터비스트는 작년 7월 출시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장난감 라인 ‘미스터비스트 랩(MrBeast Lap)’ 토이를 기반으로 10월 방영될 새로운 애니메이션 시리즈 ‘미스터비스트 랩: 더 디센트(MrBeast Lap: The Descent)’를 발표했다.
주요 타깃층은 1세에서 15세 사이의 알파세대 아이들이다.
알파세대 시청층 확보를 위해 세계 최고 유튜버도 애니메이션을 출시한다 (영상 = 유튜브@Beast Animations)
미스터비스트 애니메이션 시리즈와 장난감 제작을 맡은 호주 장난감 회사인 무스 토이스(Moose Toys)에 따르면 이 장난감은 소매 판매 데이터 제공업체 써카나(Circana)가 추적한 2024년 12개 주요 글로벌 시장 최다 판매 신규 장난감이다.
미스터비스트는 장난감 판매가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반대로 애니메이션이 장난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선순환 구조를 꿈꾼다.
무스 토이스의 최고 프랜차이즈 책임자인 스티븐 데이비스(Stephen Davis)는 BI와의 인터뷰에서 "어린 시청자층에게도 매력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면서도 애니메이션이 어린이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애니메이션 색채가 팬덤을 확장하는 동시에 현재 4억 1,800만 명이 넘는 미스터비스트 유튜브 구독자층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액션 피규어의 주요 타깃층은 6세 이상 아동이지만 ‘키덜트(kidult)’ 커뮤니티의 성인들도 장난감을 구매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BI는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빌어 애니메이션의 시청층은 Z세대보다 더 어린층을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엄청난 구독자를 확보해 수백만 유튜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장난감 판매도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미스터비스트지만 다음 세대에게 자신을 알리기 위해 애니메이션 분야로 진출한다는 것이다.
장난감 및 어린이 미디어 회사 포켓워치(Pocket.watch)의 마케팅 및 프랜차이즈 담당 수석 부사장 아만다 클레커(Amanda Klecker)는 미스터비스트의 브랜드 구축 방식이 세대를 초월해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인포마 마켓(Informa Markets)의 라이선스 그룹 콘텐츠 및 전략 담당 부사장 아만다 치올레티(Amanda Cioletti)도 "미스터비스트는 시청층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면서 애니메이션 제작 전 시장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장난감을 먼저 출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런가하면, 1959년부터 생산되어 온 마텔(Mattel)의 상징적인 바비 인형도 일루미네이션(Illumination)과 마텔 스튜디오를 통해 최초의 극장용 애니메이션 영화로 제작된다고 지난 17일 미 연예매체 데드라인(Deadline)이 보도했다. '바비(Barbie)´는 2년 전 그레타 거윅(Greta Gerwig) 감독의 실사 영화로 만들어져 14억 달러(약 1조9천 억원) 이상의 기록적인 수익을 올린 바 있다.

바비는 그동안 수많은 비디오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44편의 CG 애니메이션 영화가 비디오, 방송, 스트리밍으로 출시되었고, 단편, 애니메이션 시리즈, 웹 시리즈, TV 스페셜도 제작되었으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은 처음이다.
전세계 박스오피스 1위 기록을 보유한 제임스 카메론(James Cameron) 감독의 '아바타(Avatar)' 시리즈도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방안에 대해 디즈니와 논의 중이라고 지난 달 28일 엠파이어 매거진이 보도했다.
아바타 시리즈는 주로 영화적 스토리였지만 그동안 다른 매체로 확장되어 왔다.
‘아바타: 더 게임’과 ‘프론티어 오브 판도라(Frontiers of Pandora)’는 게이머들에게 나비족의 고향을 더욱 인터랙티브한 방식으로 탐험할 기회를 제공했고, 디즈니 월드의 '판도라 - 아바타의 세계(Pandora-The World of Avatar)'는 팬들이 테마파크 형태로 푸른 달로 이동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제공한다.
카메론 감독은 "애니메이션을 통해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배경 이야기와 카메라 밖에서 일어난 일들을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세계관에 기반한 애니메이션 앤솔로지 시리즈를 만들고 싶지만, 그 세계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담고 싶다'라고 말했다.
12세 이상 관람가였던 아바타는 이미 영화관을 넘어 성장해 왔지만 애니메이션으로의 새로운 도약은 새로운 팬들이 판도라를 더욱 폭넓게 탐험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