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최현준 기자|AI는 이제 가전의 성능을 높이는 기술을 넘어 사용 맥락과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전략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과 LG의 행보는 가전 산업이 생활과 산업 현장을 동시에 아우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소비자 체감형 AI 가전 업그레이드, LG전자는 B2B 상업용 세탁 시장 확대에 각각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 AI 가전에 쉽고 편한 'One UI' 탑재
삼성전자가 2024년 이후 출시된 AI(인공지능) 가전에 사용자 인터페이스인 'One UI'를 적용해 내달부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휴대폰이나 내비게이션 등 IT 기기의 화면에 메뉴, 버튼, 그림 등 다양한 요소로 소비자가 쉽고 편하게 조작할 수 있게 하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모바일과 TV, 가전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합적으로 지칭하며, 삼성전자 제품 전반에 걸쳐 일관된 사용 경험을 소비자가 즐길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One UI 적용 외에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가전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AI 기능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며, 적용 대상 기기도 확대했다.
우선 패밀리허브 냉장고와 'AI 홈'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냉장고는 사용자의 위치, 시간, 사용 습관을 바탕으로 맞춤형 정보를 자동으로 추천하는 '나우 브리프(Now Brief)'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어 냉장고에서 '빅스비'를 호출하는 방식도 다양해진다. 기존 "하이 빅스비" 호출 방식에 더해 냉장고 스크린을 두 번 톡톡 치는 방식으로도 빅스비를 호출 할 수 있다.
또한 목소리를 인식·구별해 일정, 사진, 접근성 설정 등 사용자 맞춤 기능을 제공하는 '보이스 ID', 신선식품 37종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AI 비전 인사이드 2.0' 서비스도 탑재한다. 이는 2024년 이후 출시된 스크린 탑재 냉장고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만의 보안 솔루션인 '녹스(Knox)'도 더 다양한 가전에 적용된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기기간 위협 탐지와 보호 기능을 제공하는 '녹스 매트릭스(Knox Matrix)'는 와이파이 기능이 탑재된 2024년형 냉장고·세탁기 등 다양한 제품군에 확대 적용된다.
뿐만 아니라 32형과 7형 스크린을 탑재한 냉장고·세탁건조기 등의 가전제품의 경우, 연결된 모바일·TV·가전 등의 기기 보안 상태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녹스 대시보드' 기능도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삼성전자는 2024년 이후 출시된 와이파이 기능이 탑재된 가전제품을 대상으로 최대 7년간 One UI 무상 업그레이드를 지원한다.
LG전자, 글로벌 상업용 세탁가전 사업 확대 추진
LG전자는 올해 한국 시장에서 먼저 선보인 대용량 상업용 세탁가전 'LG 프로페셔널(LG Professional)'을 연내 북미와 유럽 시장으로 확대한다고 24일 밝혔다.
상업용 세탁가전은 최근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 중인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이다. LG전자는 상업용 세탁가전 공급 확대를 통해 가전 사업의 질적 성장 토대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LG 프로페셔널은 세탁기, 건조기, 복합형 세탁건조기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췄다.
세탁물을 분석해 최적의 세탁 및 건조 코스를 설정하는 AI 기술이 적용되어, 세탁통의 진동과 회전을 정교하게 감지해 대용량 빨래에도 세탁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건조기는 저온 제습 방식의 인버터 히트펌프를 탑재해 히터 방식보다 에너지 효율성이 높고 옷감 손상도도 낮췄다.
LG전자는 2008년 미국에서 소용량 제품을 출시한 이래, 꾸준히 상업용 맞춤형 솔루션 제품을 현지에 선보이며 시장 확대를 노리는 중이다.
LG전자는 지난해 미국 2위 세탁 솔루션 기업 ‘워시(Wash)’에 이어 올해는 미국 1위 세탁 솔루션 기업 ‘CSC 서비스웍스(CSC Serviceworks)’에 상업용 세탁기를 공급해 잇따른 성과를 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카이퀘스트에 따르면, 글로벌 상업용 세탁 시장은 2032년까지 108억 달러(15조1038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은 아파트 같은 다세대 주거 시설에서 가정마다 세탁실 설치 대신, 공용 세탁 공간 및 빨래방을 대부분 활용한다.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 사장은 "뚜렷한 성장성을 갖춘 상업용 세탁 시장은 가전 사업의 질적 성장을 위한 중요한 B2B 시장"이며 "AI와 고효율로 차별화된 프리미엄 상업용 세탁가전 라인업을 앞세워 미국 B2B 생활가전 시장에서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LG전자는 오는 23일(현지 시각)부터 4일간 미국 올란도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세탁 및 섬유관리 산업 전시회 ‘클린쇼(The Clean Show) 2025’에도 참가한다.
이 행사는 전문 세탁 솔루션 기업뿐만 아니라 호텔, 병원, 기숙사 등 전 세계 9000여 업계 관계자가 참가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B2B 세탁 및 섬유관리 산업 전시회다.
LG전자는 올해 231m² 규모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상업용 세탁가전 제품 라인업을 총망라해 전시한다.
LG전자의 대용량 상업용 세탁가전 'LG 프로페셔널'부터 소용량 드럼 세탁·건조기, 통돌이 세탁기 등이 소개된다. 또 B2B 고객들의 다양한 사업 환경을 고려해 통합관리 솔루션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LG전자는 상업용 세탁가전 전용 앱 '런드리크루(Laundry Crew)'을 통해 기기 원격 제어와 오류 알림, 스마트 진단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 중이다.
또한 고객들이 상황에 맞게 독자적인 관리 솔루션을 개발해 사용할 수 있도록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 간 데이터를 교환해 기능을 공유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도 지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