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약자·노약자도 안전하고 아름답게 ‘컬러유니버설디자인’
색약자·노약자도 안전하고 아름답게 ‘컬러유니버설디자인’
  • 김민지 기자 (mjk@the-pr.co.kr)
  • 승인 2023.11.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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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모두를 위한 디자인과 사회적 소통 (3)

삼화페인트가 개발한 ‘모두를 위한 색 디자인 가이드’
누구도 불편하지 않은 공간 위한 색상 배합 기준 제시
삼화페인트는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에 참여해 컬러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를 소개했다. 사진=공공디자인 페스티벌

더피알=김민지 기자 | 색각이상자, 저시력자, 그리고 시각 기능이 떨어진 노약자까지. 시각약자의 범위는 상당히 넓다. 특히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시각약자의 비율이 늘어나고, 젊은 사람도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화페인트는 이런 시각인지 약자와 더불어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컬러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CUD)를 개발했다. 즉 모두를 위한 색채 디자인 정보를 제공해 모든 사람이 편하고 안전한 생활을 하도록 돕는 것이다.

삼화페인트는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3’에 참여해 CUD를 소개하고, 이상희 삼화페인트 컬러디자인센터장의 발표로 자세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색약자를 위해, 또 시력이 떨어진 고령자와 장애인을 위해 어떤 공공디자인을 해왔는지 그 발자취를 따라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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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컬러유니버설디자인

색약자를 위해 빨강, 노랑, 초록… 배색만 다양하게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어두운 초록은 빨강과 갈색으로 혼동되고, 빨강·노랑·초록은 구별이 어려워 명도 2단계 이상의 차이가 필요하다.

삼화페인트는 그 정보를 제공하고자 가이드라인을 개발했다. 2022년에는 ‘모두를 위한 컬러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를 개발해 모두가 혼동하지 않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색채 배합을 제시했다. 색약자 외에도 고령자, 장애인, 저시력자, 일반인까지 모든 사람이 그 대상에 포함됐다.

삼화페인트에서개발한 삼화 CUD 컬러팔레트. 사진=삼화페인트
삼화페인트에서 개발한 삼화 CUD 컬러팔레트. 사진=삼화페인트

이 가이드라인은 주거·상업용 건물 채색 때 참고할 수 있어 안전한 건물 이용에도 도움을 준다.

가이드라인 제작 과정의 핵심은, 특정 집단이 선호하지 않거나 특정 두 색이 유사색채로 느껴진다면 빼거나 조정한다는 것이다.

이상희 삼화페인트 컬러디자인센터 센터장. 사진=공공디자인페스티벌
이상희 삼화페인트 컬러디자인센터 센터장. 

삼화페인트는 1200가지 색상을 추리는 작업에서 주요 지자체 권장 사용 색채를 참고했다. 주요 지자체별로 사용하고 있는 주조색(넓은 부분에 칠하는 색), 보조색(주조색을 보조하는 색), 강조색(포인트를 주는 색)을 분류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이후 색각이상 시뮬레이션 프로그램과 색약자·고령자가 구분하기 어려운 유사색채 제외 작업을 진행해 200개의 색을 도출해냈다. 그 결과 권장 배색 및 적용 방법을 정리해 용도별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고 적용 예시안을 제시했다.

이상희 센터장은 “누구나 모든 정보를 받으면서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며 ”제품·건축·서비스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장애나 이상색각을 가진 사람을 배려하고 편의성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까지 부여하고자 했다”고 이 프로젝트의 의의를 설명했다.

“계단에서 헛딛으면 안 되니까” 고령자를 위한 안전·심리적 안정 색상 가이드

삼화페인트의 컬러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 개발은 노약자를 위한 색채 디자인에서부터 시작됐다.

2015년 삼화페인트는 한국색채디자인개발원과 함께 노인복지시설 CUD를 개발하고 홍성군 노인복지회관 색채 디자인을 맡았다. 시각이 약한 고령층의 편의와 안전을 고려해 주조색·보조색·강조색으로 활용할 수 있는 652가지 색과 사용 기준을 가이드라인에 담았다.

이를 토대로 홍성군 노인복지시설을 공간 이용 목적에 따라 10가지로 분류해 칠했다.

칙칙했던 공간은 알록달록하게 변했다. 강당과 체력단련실은 주황·연두 계열의 강조색으로 밝고 활동적인 분위기를 내고, 휴게실은 노란 계열의 난색으로 칠해 심리적 안정감을 줬다. 미끄러지기 쉬운 계단에는 도드라지는 색상의 미끄럼 방지 테이프를 시공해 안전사고를 예방했다.

차량도 분홍빛으로 물들였다. 눈에 띄는 색으로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사용성을 높이고자 복지관 이용 어르신을 대상으로 시인성 높은 색을 찾는 실험을 진행했다. 고령자가 선호하지 않는 보라 계열을 제외하고 따뜻한 색감에서 고른 결과 분홍색이 선정된 것이다.

홍성군 노인복지회관에 삼화 컬러유니버설 가이드를 적용해 시공한 모습. 사진=삼화페인트
홍성군 노인복지회관에 삼화 컬러유니버설 가이드를 적용해 시공한 모습. 사진=삼화페인트

뇌파검사로 꼼꼼하게 분석 후 색채 디자인

삼화페인트는 이후 장애인 복지시설에도 컬러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했다.

2020년 한국색채디자인개발원, 하트하트재단, 따뜻한동행과 공동으로 진행해 장애인이 안전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왔다.

사전 설문조사와 뇌파검사, 공간 분석으로 시설마다 특징을 파악하고 색채 배합을 계획했다. 이후 문제가 개선됐는지 사후 조사를 거쳐 발달장애인 공간 CUD를 개발했다.

서울 은평구 기원주간보호센터는 지적장애인들이 이용하는 기관으로, 낮 동안 이들의 생활을 지원한다. 준공된 지 20년 정도 돼 곰팡이가 곳곳에 피고 시설이 노후된 상태였으며, 각 공간 목적에 맞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다.

삼화페인트는 층별 이용 방식에 따라 CUD를 적용했다. 가벼운 생활이 더 주안점이 되는 공간은 초록색으로 안정감을 주는 등 뇌파 및 행동심리를 기반으로 변화를 꾀했다.

교육과 심리치료를 주로 진행하는 디딤돌주간보호센터에는 주황색과 초록색을 주로 활용했다. 사전 설문조사를 통해 두 색과 자연 콘셉트의 선호도가 높은 것을 파악했다. 원을 이용해 부드럽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주고, 곤충 등 자연 생물을 그려넣었다.

이상희 센터장은 “센터 맞춤 컬러와 시각 배치로 사용자와 관계자 모두 만족도가 높았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공유했다. 배색 하나로도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하고 공간에 활력을 준 것이다.

디딤돌주간보호센터에 삼화 컬러유니버설 가이드를 적용해 시공한 모습. 사진=삼화페인트

1200가지 색을 보유하고 있는 삼화페인트가 그들의 노하우를 활용해 사회에 기여한 방법은 ‘약자를 위한 색 가이드라인’이었다.

이상희 센터장은 "올해도, 내년에도 CUD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만들려고 노력하겠다”고 삼화페인트의 지속적인 참여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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