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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범의 ESG 소통] 지역의 자연환경과 공생하라

혼다 우즈(Honda Woods) 프로젝트

  • 기사입력 2023.12.19 08:00
  • 기자명 박주범

더피알=박주범 | 생물다양성은 인류와 지구의 안녕과 번영의 근간이다. 인간뿐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생물다양성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2020년 발행된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의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서비스에 관한 글로벌 평가 보고서’는 약 100만 종의 멸종위기종 중 다수가 향후 수십 년 내에 멸종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에 2021년 6월, G7 콘월 정상회담에서는 ‘G7 2030 자연 협약’(Nature Compact)을 채택하고 2030년까지 자연 손실을 되돌리기 위한 자연 긍정적 접근 방식(Nature Positive)의 필요성을 선언했다.

2022년 4월 일본에서 생물다양성 보존을 추구하는 ‘30 by 30 생물다양성 동맹’(Alliance for Biodiversity)이 출발했다. 이는 2030년까지 지구 육지와 해양의 최소 30%를 보존하고 보호하겠다는 국제 목표에 따라, 일본의 30 by 30 목표 달성에 기여할 구조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환경부를 주축으로 기업 및 비영리단체와 함께 설립된 정부 연합이다.

혼다의 생물다양성 중요성 인식

일본 생물다양성 동맹의 주요 회원인 혼다자동차(honda.com, TYO: 7267/ NYSE:HMC)는 1960년대부터 기업 활동이 생물다양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하고, 조림 활동이나 공장에서의 공업용수 재활용 및 재사용 등 생물다양성 보존으로 이어지는 활동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비즈니스의 운영이 원자재 조달 외에도 연구개발, 제조, 사용 및 폐기에 이르기까지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막대한 양의 천연자원에 의존하고 자연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혼다의 산림보전활동은 창업주인 혼다 소이치로의 지역사회를 위하는 뜻과 맞닿아있기도 하다.

1964년 사야마 공장 경계 식재를 시작으로 혼다는 1976년부터 일본 환경과 각 사업장에 맞는 자생림을 조성하는 공동 숲의 나무 개발(‘고향의 숲’)을 시작했다. 그런데 30년이 지나자 숲이 안정화되기 전에 나무들은 예상보다 커졌고, 주변 지역은 택지화가 진행되며 교통량이 대폭 증가하는 등 급속한 도시화를 겪었다.

숲이 지나치게 무성해져 어두운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지역 주민들의 접근이 어려워지자, 수십 년 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보호림에 변화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2014년 혼다의 산림녹화 프로젝트는 이대로 두면 고향의 숲이 이상적인 숲이 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종래의 ‘가능한 한 사람 손을 가하지 않음으로써 숲을 지킨다’는 생각에서 ‘관리를 통한 육성으로 사람과 공생해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숲을 만든다’는 ‘사토야마’(Satoyama) 개념으로 전환했다. 나무를 정리하고 새싹이 돋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주변 환경에 맞춰 지속가능한 산림 개발을 시작한 것이다.

마을 산이라는 뜻인 사토야마는 숲과 습지, 그리고 농경지와 민가가 균형을 이루며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생태 환경을 의미한다. 경관과 휴식, 자연 체험, 생태교육의 장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산림 재생 작업을 통해, 자연에서 인간이 필요로 하는 필수적인 것만 취해 조화로운 공동체로 존재하는 것이다.

2011년 일본 최초로 세계농업유산에 등재된 이시카와현(石川縣) 와지마시(輪島市)는 2018년 4월 '사토야마마루고토호텔'을 오픈하며 마을 전체가 휴양리조트처럼 거듭났다. 사진=Satoyama Marugoto Hotel. 

이것은 2011년 사업 운영과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수립된 ‘혼다 생물다양성 지침’(Honda Biodiversity Guidelines)에도 잘 나타나 있다.

즉 공기, 물, 생물다양성을 포함한 자연에 대한 영향을 피하거나 최소화하고 이를 보존 및 복원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명시하며, 환경 기술 개발, 사업 운영 이니셔티브, 지역사회와의 협력 등에 있어 다음과 같이 우선 활동을 추구한다.

▷ 환경 기술의 발전 : 저연비 자동차, 차세대 자동차, 에너지 생산 기술 등 환경영향 저감을 위한 기술 개발 및 보급에 기여한다.

▷ 기업 활동에 따른 조치 : 효율성 향상을 통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자원의 효과적 사용을 보장한다.

▷ 지역사회와의 협력 : 공동체 숲(Community Forests), 헬로 우즈(Hello Woods) 이니셔티브 등 생태계 보호 활동을 통해 축적한 전문 지식을 활용하여 이해관계자와 협력하는 커뮤니티 기반 활동을 실시한다.

▷ 정보의 공개 및 공유 : 활동의 성과를 공개하여 사회와 정보를 공유한다.

생명의 순환에 의한 자연환경과의 공생

생물다양성 지침에 기반하여 일본의 많은 혼다 사업장은 지방정부 및 해당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독창적인 환경보전 활동 ‘혼다 우즈’(Honda Woods)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주위 환경에 맞추어 계획적으로 수목을 간벌하는 것은 적정한 성장을 촉진해 다양한 개성과 활력 넘치는 숲으로 진화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기계와 마찬가지로 나무도 타이밍에 맞는 적절한 손질이 중요하다. 안전한 이동의 즐거움과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자동차 사업에서 기계나 설비에 문제가 일어나기 전에 미리 손보는 예방 보전 의식은 가장 기본이 되는 덕목이다. 혼다의 사업적 지식은 배수 관리나 물의 정화 등 자연의 보전에 도움이 되어 숲을 통한 자연의 활용에도 영향을 미쳤다.

혼다 우즈 공식 웹사이트 사진.

2015년 새로운 숲 만들기가 시작되었고, 다시 태어난 숲에는 ‘혼다 우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우리 아이들을 위한, 공동체를 위한 생기 넘치는 숲’이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재생’과 ‘공생’이라는 핵심 개념에서 영감을 얻은 혼다 우즈 프로젝트는 기존 숲을 젊음의 숲으로 복원하고 적극적으로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취지로 진행되었다.

다종다양한 개성 넘치는 숲은 다종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는 활력 넘치는 사회의 모습과 겹친다. 그런 숲을 목표로 주위 환경에 맞춘 간벌 작업으로 생명을 순환시키고, 다양한 동식물을 길러 에너지가 충만한 숲으로 키워간다는 것이다.

지역사회, 지역 사람과의 공생

혼다 우즈는 또한 지역사회의 안전과 조경을 위해 밤에도 불을 밝히고, 도심에서도 사계절을 느낄 수 있도록 주로 야생화를 식재한다. 나무에는 혼다 디자이너와 지역 어린이들이 만든 새집 등을 장식해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치유의 공간을 선사한다.

목표는 지역사회와 강하게 연결되고, 지역사회의 발전에 공헌하며,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가는 숲을 만드는 것이다. 직원과 지역 사람들이 모여 휴식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는 새로운 숲을 창출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공장과 숲 견학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미래 세대인 어린이들이 자연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지자체와 협력해 계절 이벤트를 개최하며, 평소에도 사업소 부지 내의 산책 코스나 벤치 등을 개방해 지역 주민들이 숲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는 혼다 시설 주변에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방해하는 콘크리트 벽을 세우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할 만큼 기업과 지역사회의 연결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지역사회와의 사이에 물리적 울타리를 만들지 않음으로써 심리적 울타리를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후 혼다의 공장과 사업장은 외부와의 경계를 완전히 차단하고 내부를 숨기는 콘크리트 벽을 만들지 않았고, 대신 완만하게 경계를 나타내면서도 사람들이 모여 휴식을 취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감의 장소로 ‘숲’을 만들어왔다.

이렇듯 지역 사람들과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깊은 신뢰 관계를 구축해나가며 유대감을 형성하는 장소로 기능하는 혼다의 숲이 시작된 지 50년이 되었다.

혼다의 꾸준하고 적절한 관리를 통해 살아난 숲은 지역의 생물다양성과 인간 생활에 모두 혜택을 주면서, 누구나 안전한 상태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단단한 받침대 역할을 하고 있다.

혼다 우즈 자료 https://global.honda/jp/philanthropy/hondawoods/

전국 8개 지역, 13개 사업장에 분포되어 있는 ‘혼다 우즈’는 각각 주변 지역의 환경에 맞추어 독자적으로 구성한 숲이다.

❶ 혼다 우즈 아오야마(혼다기연공업(주) 아오야마 빌딩) : 1985년 건설된 아오야마 빌딩은 도시 한가운데 위치해, 지나가는 사람들이 사계절 피는 꽃과 새들의 모습을 즐길 수 있도록 부지 내에 숲을 가꾸고 있다.

❷ 혼다 우즈 도치기(혼다기연공업(주) 파워트레인 유닛 제조부 등) : 도치기현 우쓰노미야시 동쪽 해안에 펼쳐진 구릉지대에 사륜차의 연구개발, 생산, 품질 등에 관련된 중요한 거점이 집중되어 있다. 2015년 5개 사업소를 둘러싼 숲이 새롭게 정비되어 ‘혼다 우즈 도치기’로 다시 태어났다.

❸ 혼다 우즈 아사카(혼다기연공업(주) 이륜・(주)혼다기술연구소 솔루션 시스템 개발 센터 등) : 사이타마현 아사카시의 이륜차 개발연구소 등이 있는 언덕 지역에는 잡목림이 많아 키가 큰 수목 숲이 부지 내에 남아 있다. 2015년 ‘혼다 우즈 아사카’라는 명칭으로 다시 태어났다.

❹ 혼다 우즈 사이타마(혼다기연공업(주) 사이타마 제작소 등) : 사이타마 제작소는 사이타마현 완성차 공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혼다의 4륜차 생산 마더 공장이다. 각각의 공장 외부를 둘러싼 숲에 기존 식생을 배려한 수종 구성이나 자연적 배식을 실시한 산림을 설치해 자연과의 융합, 지역과의 공생을 도모하고 있다.

❺ 혼다 우즈 와코(주)혼다기술연구소 : 사이타마현 와코시에 있는 (주)혼다기술연구소는 디자인 부문을 중심으로 한 4륜차의 연구개발 부문이다. 사업소의 숲을 특징 짓는 두 개의 거대한 메타세쿼이아는 약 50년 전에 심은 것이다. 연구소 내의 숲이 ‘혼다 우즈 와코’로 정비되면서 많은 가지를 벌채했다.

❻ 혼다 우즈 하마마쓰(혼다기연공업(주) 트랜스미션 제조부 등) : 하마마쓰는 1948년에 혼다기연공업(주)이 탄생한 땅이며, 혼다 최초의 이륜차 ‘드림호’가 태어난 곳이다. 혼다의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하마마쓰에 소재한 두 개의 생산 공장을 둘러싼 숲이 ‘혼다 우즈 하마마쓰’로 정비되었다.

❼ 혼다 우즈 스즈카(혼다기연공업(주) 스즈카 제작소) : 1960년에 설립된 스즈카 제작소는 혼다의 일본 내 세 번째 공장으로, 현재는 경차의 N시리즈를 중심으로 소형의 사륜차를 생산하고 있다. 공장을 둘러싸고 1976년에 식수된 수목들은 스즈카시의 목가적인 기후와 비옥한 토지 덕분에 10여 미터까지 자란 숲이 되었고, 2015년부터 대규모 정비를 통해 ‘혼다 우즈 스즈카’로 변모했다.

❽ 혼다 우즈 구마모토(혼다기연공업(주) 구마모토 제작소) : 아소 외륜산 산기슭 구릉지대에 위치한 구마모토 제작소는 규모가 약 166헥타르에 달한다. 혼다의 이륜차를 생산하는 공장 주위를 둘러싸고 자연환경을 그대로 살린 광대한 숲이 있다. 2015년 그 숲의 남면 일부를 사람들을 맞이할 수 있도록 정비해 ‘혼다 우즈 구마모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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