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경탁 기자|국내 제약업계 중심기업의 하나인 동국제약이 건강정보 콘텐츠를 공감 가능한 시트콤 형식으로 풀어내며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경계를 넓히고 있다. 빙그레의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로 잘 알려진 세계관 마케팅이 제약업계로 확장된 것이다.
동국제약은 유튜브 등 오피셜 SNS 채널명을 ‘동공지진’이라 명명해 운영해왔다, 동공지진은 본래 2014년경부터 유행한 온라인 밈에서 차용한 표현으로, 당황하거나 놀란 상태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동국제약은 이 표현을 ‘동국제약이 공들여서 지대로 만든 진짜 건강정보’라는 의미를 담은 콘텐츠 브랜드명으로 재해석해 2021년 5월 첫선을 보인 있다.
유튜브에 업로드된 첫 영상 제목은 '[동공지진] 양치할 때 피 본 사람 모두 ★주목★'이다. 이 내용은 그해 11월 동국제약의 공식 블로그 포스팅으로도 재구성됐다.
동국제약은 첫 회가 나간 후 연이어 임플란트 관리, 갱년기 수면장애, 알레르기 비염, 안구건조증 등 실생활 밀착형 건강 주제를 다루며 콘텐츠를 꾸준히 확장해왔다.
그리고 2025년 들어 동국제약은 새로운 메인타이틀 '건강한家? 동공이네!'를 내세워 '동공지진 시즌2'를 선보였다.

채널명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4월에 공개한 오프닝송을 통해 가족형 캐릭터를 중심에 둔 시트콤 구성을 도입한 것이 변화의 핵심이다.
동국제약은 이 오프닝송을 통해 동공이네 가족 세계관을 소비자들에게 명확히 각인시키고, 캐릭터 중심의 콘텐츠 정체성을 강조하고자 했다.
갱년기 엄마 박혜라(훼라민Q), 중학생 김솔(마데카솔), 카페 알바생 김시아(센시아), 잇몸만 약한 할아버지 김인몸(인사돌) 등 캐릭터 이름에는 동국제약 대표 제품명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각 캐릭터는 단순한 등장인물이 아닌, 건강정보를 전달하는 이야기의 주체로 설정돼 있으며, “나의 이야기, 우리 가족의 이야기”로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이러한 캐릭터 구성에 대해 동국제약 관계자는 “가족 일상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 구조로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반려견 캐릭터 ‘김동멍’도 가족의 일원으로 함께 등장한다. 김동멍은 동국제약의 반려동물 건강관리 제품군과 연결되는 캐릭터로, 1500만 반려동물 시대에 발맞춘 펫 헬스케어 메시지를 상징한다. 동국제약은 “김동멍 역시 동공이네 가족의 한 명으로서 앞으로 관련 에피소드를 통해 펫 건강 콘텐츠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동공이네 세계관 활용은 단순히 유튜브 콘텐츠에서 그치지 않는다. 동국제약은 유튜브를 중심으로 인스타그램과 블로그 등 SNS 채널 전반에 동일한 세계관을 적용해 콘텐츠를 미러링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은 정보 전달 중심, 인스타그램은 요약 콘텐츠 및 반응 유도, 블로그는 제품 소개와 건강 상식 등으로 기능을 나눠 메시지의 확산력을 높이고 있다. 숏폼 플랫폼 확장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콘텐츠 전략의 배경에는 ‘제약회사=딱딱하다’는 기존 이미지를 벗고, ‘헬스케어=생활 속 동반자’로의 전환이라는 브랜드 정체성 변화가 자리한다.
동국제약은 의약품뿐만 아니라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생활건강 제품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토탈 헬스케어 그룹’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바 있다. 콘텐츠 채널 역시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정보 전달뿐 아니라 공감과 재미, 생활 밀착형 메시지까지 담아내고자 한다.
실제로 ‘동공지진’ 콘텐츠는 초반에는 사내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제약바이오협회 PR부문 최우수상 수상 등 성과를 통해 내부 평가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유머감 있는 채널명과 친근한 콘텐츠 포맷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기여한 성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반응은 단순한 수치 지표보다는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 및 친근감 같은 정성적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동국제약은 “브랜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보다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고자 한다”며, “제품보다 사람 중심, 광고보다 공감 중심의 콘텐츠 전략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동공지진’은 단발성 캠페인이 아닌, 브랜드 세계관을 장기적으로 구축해온 프로젝트다. 시즌2는 그 유산을 기반으로 캐릭터 설정과 내러티브를 한층 입체화한 확장판이다. 향후에도 에피소드와 캐릭터를 활용한 후속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며, 반려견 ‘김동멍’을 포함한 다양한 캐릭터 활용도 계획돼 있다.

그동안의 성과 지표를 묻는 질문에 동국제약 관계자는 “시청자 반응과 조회 수 등 수치 지표로 콘텐츠를 평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동국제약은 시청자 반응이나 수치 지표에 얽매이지 않고, 시즌2에서는 기존 자산 위에 캐릭터와 서사를 입체적으로 확장해 사람 중심의 스토리텔링을 실현하고자 했다.
특히 단순한 제품 홍보를 넘어서, 사람 중심의 스토리텔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설계한다는 점에서 ‘동공이네’는 제약업계에서 보기 드문 실험적 시도다.
숫자가 아닌 공감으로, 광고가 아닌 이야기로 다가가는 동국제약의 콘텐츠 전략은 제약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