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타깃 독자가 누군지, 누구 위한 정보 생성인가 먼저 판단”

[스페셜] 더피알 주최 ‘ESG보고서 PR 라운드테이블’

지주사·금융사·공공기관·소비재 등 분야별 우수 ESG보고서 노하우
보여주기 아닌 실질적 경영도구로 활용하려면…전사적 참여가 핵심
ESG전문가·기업 실무 부서장 모여 공시기준 개선·소통 방안 모색

  • 기사입력 2024.10.02 08:00
  • 기자명 김경탁 기자

9월 27일 열린 ESG보고서 PR 라운드 테이블 행사 실황

더피알=김경탁 기자 | 국내 유일의 커뮤니케이션 전문지 더피알이 9월 27일 한경협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ESG 보고서 PR 라운드테이블’을 열었다.

다양한 기업들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보고서 작성 사례와 PR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더피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행사의 상세한 내용은 매거진과 온라인 기사로 보도될 예정이다.

사회를 맡은 이선종 도모 대표
사회를 맡은 이선종 도모 대표

이날 사회를 맡은 이선종 도모 대표는 “PR업계 특성상 새로운 고객을 만날 일이 많다”면서 “언제부턴가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는 방법으로 ESG 보고서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웹에서 보는 단편적 정보보다 기업을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선종 대표는 “한국에서도 지난 4월에 한국 지속가능성 표준 공시 초안이 발표되어, 기업의 공시를 장려하고 있다”며 이날 개최되는 ESG 보고서 PR 라운드 테이블이 기업을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경표 더피알 대표는 개회사에서 “이번 PR 라운드 테이블은 ESG 경영의 마지막 퍼즐이라고 할 수 있는 ‘좋은 ESG 보고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과 이해관계자들과의 전략적 소통을 통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홍경표 대표는 “개인적으로 좋은 ESG 보고서란, 각 기업의 목표나 업종 특성에 맞춰 작성된 보고서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그 과정에서 내용과 형식의 일관성을 구축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통해 기업의 ESG 전략이 보다 투명하게 전달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한 홍 대표는 “이번 PR 라운드 테이블을 통해 좋은 ESG 보고서에 대한 논의와 소통 방안이 도출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에는 가이드라인 작업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홍경표 더피알 대표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전재현 포토그래퍼
홍경표 더피알 대표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전재현 포토그래퍼

ESG 모범생들의 공통 고민…‘데이터’

첫 번째 세션인 ESG보고서 기업사례 발표는 B2B분야의 선도기업이자 대표적 지주회사인 SK(주)와 대한민국 리딩금융그룹 KB의 KB국민은행, 공공섹터 ESG의 리더 한국수자원공사 그리고 국내 1위 식품기업 CJ제일제당이 발표자로 나섰다.

이진영 SK(주) 지속가능경영담당 팀장은 SK주식회사가 투자 부문과 사업 부문에서 환경, 사회, 지배구조 측면의 차별화된 ESG 경영을 추진 중이라며, 투자 부문에서는 거버넌스(G), 사업 부문에서는 환경(E)과 사회(S)를 중점으로 다루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는 기업의 ESG 성과를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투명하게 전달하는 중요한 채널”이라면서 SK의 보고서 작성 기준과 그동안 쌓아온 많은 성과에 대해 간략하게 전달한 이 팀장은 최근의 고민 및 과제가 자회사 성과 관리와 의무공시 대응 준비라고 밝혔다.

특히 연결 기준 자회사들에 대한 ESG 성과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이를 관리하기 위한 통합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밝힌 그는 향후 ESG 통합 관리를 통해 투자 시점부터 성과 평가 및 기후 리스크 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창순 KB국민은행 상생금융팀장은 표준화 규제화가 진행 중인 ESG 관련 공시기준서들을 보면서 ‘우리가 해석한 것이 과연 맞는 답일까’,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우리의 ESG노력을 외부에 잘 전달할까’라는 비슷한 고민들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날 행사의 의미를 새겼다.

ESG의 이행주체이자 동시에 촉진주체라는 양면성으로 금융사 ESG 공시의 특징을 소개한 최 팀장은 비금융사와의 가장 큰 차이가 자금 조달과 운영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금융 배출량(Scope 3)과 금융소비자 보호, 개인정보보호 등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한 이슈라고 밝혔다.

이어, 최 팀장은 사회공헌백서 ‘드림웨이브 리포트’를 비롯해 환경보고서 ‘그린웨이브 리포트’, 적도원칙이행보고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 KB국민은행의 다양한 ESG 보고서 발간 및 관련 성과와 발전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사진=전재현 포토그래퍼
사진=전재현 포토그래퍼

강승희 한국수자원공사 ESG경영팀 차장은 이날 사례발표자중 유일한 공공섹터라는 점에서 327개 공공기관을 대표해 왔다는 약간의 무거운 책임감과 의무감이 든다면서 ESG보고서의 경쟁력 제고라는 측면에서 공공기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1967년 수자원 개발을 위해 설립돼 57년의 역사를 가진 수자원공사는 2003년 환경보고서로 시작해 2005년부터 올해까지 20번째 ESG보고서를 발간했다. 20년째 매년 발간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강 차장은 ‘프로세스 확립’을 첫 번째로 꼽았다.

초창기에는 연속성이 부족한 체계와 트렌드를 제때 반영하지 못하는 아쉬움, 정보와 전문지식 부족 등의 애로사항이 있었는데, 전직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발간 사이클을 확립하고 전담반을 구성해 의무와 권한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비상장회사이자 공기업인 저희의 독자는 첫 번째는 국민이고, 두 번째는 관리기관이자 평가기관인 정부부처”라면서 독자를 위한 손쉽고 편리한 가독성 접근성에 많은 고민과 노력을 쏟고 있다고 밝힌 강 차장은 “앞으로도 충실한 보고서로 신뢰받는 국민의 공기업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고자한다”고 덧붙였다.

김도임 CJ제일제당 ESG센터 기획팀 부장은 2014년 첫 발간 이후 10번째 발간인 올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의 중심적 내용을 특장점 위주로 설명했다.

올해 CJ제일제당 보고서는 이해관계자의 관심이 집중되는 여러 가지 주제 중에 10년째 관심이 지속되는 사항인 △기후변화 대응 △자원 순환 △지속 가능한 패키징 등 3가지 주제에 공식 프레임워크를 적용하고 주요 성과를 담았다.

2021년부터 해외 바이오사업장 관련 데이터가 보고서에 담겼고 올해부터 국내외 식품 및 바이오 자회사로 데이터 공개가 확대됐으며, 기후변화의 여러 시나리오별 물리적 리스크에 따른 재무적 영향을 분석해 주요 리스크와 국가, 자산 손실률 등을 도출한 것이 특징이다.

김 부장은 “23개 국가에 100여개가 넘는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어서 보고범위도 점차 확대해야하고 국가별 지표기준이 상이할 뿐 아니라 지표별 특수성도 있어서 이를 보완하고 데이터 정합성을 확보하기 위해 CJ제일제당만의 ESG데이터 정의서를 개발해 적용중”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세션 ‘ESG보고서의 PR적 개선점’에서는 기업의 ESG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개선 방향이 제시됐다. 발표는 ESG보고서를 비롯한 퍼블리시티 전반의 문제에 대해 심층 보도를 이어온 더피알 한민철 기자가 맡았다.

한민철 기자는 수년간 법원과 검찰을 출입하는 법조기자로 활동하면서 기업마다 법률적 리스크에 상당히 민감하고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ESG보고서의 발행 목표중 하나가 이런 문제들을 되돌아보고 반성, 개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언론 입장에서는 기업의 ESG보고서를 일방적 수용자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 한 기자는 기초적인 영문번역의 오류나 수치상의 불일치 등 사소해보일 수 있지만 치명적인 오류가 나오는 이유는 기업 구성원들의 참여가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 작성 시 수치 오류와 번역 실수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 한 기자는 “ESG 보고서는 단순한 수치 나열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작성될 필요가 있다”며 우수사례로 벤츠와 애플 그리고 국내사례로 세아홀딩스의 보고서를 소개했다.

3번째 세션 라운드 테이블에 모여 앉은 전문가들. 사진=전재현 포토그래퍼
3번째 세션 라운드 테이블에 모여 앉은 전문가들. 사진=전재현 포토그래퍼

ESG보고서의 PR 전략, 전문가들의 인사이트

세 번째 세션 라운드테이블은 공공소통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종혁 광운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 손석호 사회정책팀장, 삼정KPMG 황정환 상무, EY한영 류종기 상무, 법무법인 율촌 윤용희 변호사, IMSR 서동욱 대표, SK(주) 이진영 팀장, (주)두산 성희진 팀장이 참여했다.

경총 손석호 팀장은 여러 기업들이 발표해준 내용을 잘 들었고, 한민철 기자의 관점이 인상 깊었다면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단순히 보여주기식이나 자화자찬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실제 경영 프로세스에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 팀장은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한 계획과 이행, 문제점 발견 및 개선 과정을 담아야 좋은 ESG 보고서라며, 기업들이 공시 기준을 충족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공시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기준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중기·장기별 재무적 영향과 기후시나리오 분석을 해서 공시해야한다는 내용이 공시 기준 공개 초안에 있는데, 규모가 크지 않거나 ESG 이슈를 오래 다뤄보지 않은 회사는 분석 자체가 불가능해 컨설팅업체에 의존하는 깜깜이 공시를 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손 팀장은 덧붙였다.

KPMG삼정회계법인 황정환 상무는 ESG 보고서 작성에서 가장 큰 도전 과제는 명확한 목적을 설정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보고서가 전사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기업 내부에서 관리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Y한영 류종기 상무는 새롭게 보고서를 만들기 시작하는 회사들이 앞선 회사의 보고서를 벤치마킹 하면서 백화점식 나열을 하다보니 보고서마다 차별성이 사라지게 된다며 기업이 각자의 특성과 상황에 맞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초 서강대에서 ESG커뮤니케이션이라는 수업을 맡아, ESG도 어려운데 ESG 커뮤니케이션은 더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는 류 상무는 형식보다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에서 지속가능성이 실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운영되는지 솔직한 내용이 담기는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율촌 윤용희 변호사는 ESG 공시와 법적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ESG 관련 정보가 외부로 나가기 전 내부 검토 절차를 철저히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린워싱처럼 ESG 정보가 잘못되거나 과장될 경우, 법적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PR협회 이사로 활동중이라는 윤 변호사는 ESG시대에 PR 전문가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보고서를 만들 때 중요한 것은 독자가 누구인지, 누구를 위한 정보를 생성하는가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R 서동욱 대표는 2005년부터 20년째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작성업무를 해왔다며, 오랫동안 보면서 느낀 ‘가장 좋은 보고서’의 조건은 결국 그 목적이 이해관계자 소통에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ESG보고서가 PR보고서가 되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거꾸로 이야기한다는 서 대표는 보고서의 소통 가치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 소통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산 ESG팀 성희진 팀장은 조직 구성원들의 참여가 많을수록 ESG 보고서는 더 우수해진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2013년 CSR팀이 처음 만들어진 이후 지속적으로 ESG 보고서를 발간해오면서 구성원들의 참여가 점차 증가했고, 이제는 실무진뿐만 아니라 리더들도 자발적으로 데이터를 제공하고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보고서 작성에서 데이터 해석 능력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한 성 팀장은 단순히 숫자만 나열하기보다, 그 숫자가 지닌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며, 데이터 해석 능력이 향상되면 스토리 형식의 설명이 줄어들면서 그린워싱 논란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주) 이진영 팀장은 실무자 입장에서 ‘좋은 보고서’가 뭔지를 말하기는 좀 어렵다며, 다른 회사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ESG 선도회사로서 매년 어떤 ESG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고 테마를 어떻게 설정할지가 언제나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진영 팀장은 지주회사로서 연결기준 자회사들의 데이터를 관리하는 것이 큰 도전과제라며, 평가기관 등 외부에서 요구하는 데이터 기준이 회사 상황과 맞지 않는 부분도 있어 ESG 의무공시 대응을 위해서는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특히 ESG보고서 관련 PR을 함에 있어서도 차별성을 강조했다. SK는 올해 보고서를 내면서 보도자료를 크게 내지 않는 대신에 웹 리포팅과 소개영상자료를 만들고, 유튜브 쇼츠를 또 만드는 식으로 좀 더 작게 소통을 진행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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