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병주 기자 | 대한민국 최다 특허권자는 삼성전자, 최다 상표권자는 아모레퍼시픽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산업을 이끌어온 기업들의 지식재산(IP) 축적 현황이 드러나면서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산업 혁신의 핵심 자산을 재확인시켜주고 있다.
특허청은 광복 80주년 및 발명의 날 60주년을 기념해 대한민국 산업발전과 기술혁신을 이끌어온 특허·상표 다등록권리자를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가 13만4802건의 특허, ㈜아모레퍼시픽이 1만6514건의 상표를 취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결과는 1946년 특허법, 1949년 상표법 제정 이후부터 2024년 12월까지 누적 등록 건에 대한 등록권리자명을 기준으로 산출했다.

삼성전자는 전체 특허의 5.0%를 기록하며 특허 등록 1위를 차지했다. 1969년 전자사업에 뛰어든 삼성전자는 반도체, 모바일 기기 분야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전 세계를 대표하는 혁신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한 해 등록 특허 수는 5255건으로 나타났다.
2위는 LG전자로 전체 등록 특허의 2.9%인 7만7802건을 등록했다. 1959년 최초로 국산 라디오를 개발한 LG전자는 스마트 가전 분야 등에서 기술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등록 특허 건수는 2424건이다.
3위인 현대자동차는 2.0%인 총 5만4305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4위는 최근 인공지능(AI) 기술구현을 위한 기반기술인 고대역폭메모리(HBM)로 주목을 받는 SK하이닉스로 총 등록 특허건수는 3만9071건이다. 발광다이오드(OLED)와 퀀텀닷(QD) 디스플레이 기술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LG디스플레이가 총 2만8544건을 등록해 5위로 나타났다.
상표 다등록 권리자 1위는 1945년 태평양화학공업사로 시작해 설화수(Sulwhasoo), 헤라(HERA) 등 다양한 화장품 분야 상표권을 보유한 아모레퍼시픽(1만6514건)이다.
2위 역시 화장품 전문업체인 LG생활건강으로, 1만5천969건의 상표를 등록했다. LG생활건강은 더후(THE WHOO) 등 화장품 관련 상표와 페리오(PERIOE) 등 생활용품 관련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다.
3위는 9357건의 아모레퍼시픽그룹, 4위는 CJ로 9317건의 상표권을 등록했다. 5위는 9272건의 상표를 등록한 롯데지주다.
이러한 우리 기업들의 성과 덕에 대한민국은 '특허 출원 세계 4위', 'GDP 대비 특허출원 전 세계 1위'를 기록하면서 유럽과 일본, 중국, 미국 특허청과 함께 선진 5대 특허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한편 특허청에 따르면 한국인 제1호 특허는 독립유공자 정인호 선생이 1909년에 등록한 말총모자 특허로, 정 선생은 이 특허를 활용해 벌어들인 판매수익 등을 독립운동에 지원했다.
광복 이후에는 1948년 중앙공업연구소(현재 국가기술표준원)의 '유화염료제조법'이 1호 특허로 등록됐고 이후 지난해 말까지 총 270만5171건의 특허가 등록됐다. 오는 2027년에는 등록 특허 300만호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 상표는 1949년 천일산업의 상표명 '天'이 1호 상표로 등록된 이후 지난해 말까지 총 274만1047건의 상표가 등록됐으며 2029년께 상표 등록 300만호 달성이 예상된다.
김완기 특허청장은 "이번 발표는 기록을 넘어 그동안 우리나라의 산업발전과 경제성장을 이뤄온 과정을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올 한해 불안정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우리 기업이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기술혁신을 선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