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병주 기자 | 무신사가 올해 2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둔 배경으로 온·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한 옴니채널 전략이 효과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반적인 소비 침체 상황에서도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 등 카테고리가 고르게 주목받아 안정적인 성장을 보여줬으며, 하반기에도 플랫폼 경쟁력 강화와 오프라인 거점 확대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무신사는 올해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3777억 원, 영업이익 413억 원, 당기순이익 408억 원을 달성했다고 28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7% 늘었고 영업이익도 22.6% 증가했다. 순이익은 462.8% 급증하며 역대 분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매출은 6705억 원, 영업이익 589억 원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1%, 23% 증가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부채로 인식하는 회계정책 변경의 영향으로 상반기 순이익은 372억 원으로 잡혔으나,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800억 원에 육박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무신사가 추진해온 온·오프라인 옴니채널 전략은 이번 실적을 통해 효과가 입증됐다. 온라인에서는 지난 6월 열린 29CM의 ‘이구위크’, 무신사의 ‘무진장 여름 블랙프라이데이’가 합산 3400억 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오프라인 부문에서도 상반기 9개 신규 매장을 열었으며, 판매액이 1000억 원을 넘어섰다. 2분기 문을 연 송도·대전·시흥의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과 성수 ‘이구홈’ 등이 대표적이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지난 4월 비상경영 전환 이후 조직 내 비효율을 제거하고 온·오프라인에서 발빠르게 경쟁력을 키운 결과”라며 “하반기에도 글로벌·뷰티·리커머스 등 신사업 투자를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옴니채널 전략 성과…하반기는 해외·오프라인 거점 확대
무신사는 올 하반기에도 오프라인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이달 초 강남에 130여 개 패션 브랜드가 입점한 ‘무신사 스토어 강남’을 열었고, 연말과 내년 초에는 용산·성수에 대형 편집숍 ‘무신사 메가스토어’를 오픈할 계획이다.
또 오는 9월에는 송파 롯데월드몰에 무신사 스탠다드 스포츠 1호점을 연다. 2023년 론칭한 자체 스포츠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첫 단독 매장으로, 러닝·헬시플레저 트렌드에 대응한 전략적 출점이다.
지난해 12개였던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스토어는 올해 7월까지 28개로 늘었고, 올해 1~7월 누적 방문객은 1300만 명을 넘어섰다.

해외 시장 공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무신사는 최근 중국 최대 스포츠웨어 그룹인 안타스포츠와 합작법인 ‘무신사상해 상무유한책임공사(MUSINSA SHANGHAI)’를 설립하고 지분 60%를 보유하는 최대주주로 참여하기로 했다. 무신사는 중국 내 무신사 스탠다드와 무신사 스토어의 온·오프라인 사업을 담당할 예정으로, 당국의 최종 거래 승인 절차가 3분기 내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일본에서도 K패션 인기에 힘입어 오는 10월 도쿄 시부야에서 ‘무신사 도쿄 팝업 스토어 2025’를 개최한다. 업계는 무신사가 국내 플랫폼 기업 가운데 드물게 중국·일본을 동시에 공략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신사업까지…IPO 관전 포인트 된 ‘실적·확장’
신규 서비스 확장도 병행한다. 무신사는 지난 26일 패션 중고거래 플랫폼 ‘무신사 유즈드(MUSINSA USED)’를 정식 론칭했다.
무신사 유즈드는 회원 누구나 앱 내에서 손쉽게 중고상품을 판매·구매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입점 여부와 관계없이 2만개 이상 국내외 패션 브랜드의 의류 상품 거래를 지원하고 향후 상품 카테고리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무신사 유즈드는 기존 중고거래에서 번거로웠던 사진 촬영, 게시물 작성, 세탁·발송 과정 없이 간편하게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판매 신청 고객은 무신사가 제공하는 ‘유즈드백’에 상품을 담아 문 앞에 두기만 하면 수거·검수·세탁·촬영 등 ‘양품화’ 절차가 진행된다.
실제 판매가 성사되면 대금은 ‘무신사머니’ 계좌로 정산되며, 판매를 원치 않는 상품은 유상 회수 옵션도 지원한다. 구매자는 앱 내 전용관에서 안전하게 중고상품을 선택해 바로 구매할 수 있다.
무신사는 유즈드 서비스 출시 기념으로 오는 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간 서울 성수동에서 오프라인 플리마켓을 열고 인플루언서 소장품, 빈티지샵 한정판 등 중고패션 상품을 선보인다.
이번 2분기 실적과 신사업 성과는 무신사가 최근 본격화한 IPO(기업공개) 행보와도 맞물린다. 업계에서는 연이은 사업 확장이 상장을 앞둔 ‘투자자 설득 카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특히 IPO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한 자본 조달 전략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무신사는 최근 복수의 증권사에 IPO 주관사 선정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며 절차에 착수했다.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IPO를 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힌 무신사가 향후 상장을 발판 삼아 해외 시장과 신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기업가치 전망에도 주목하고 있으며, 실적 개선과 옴니채널 전략, 글로벌 성장 스토리가 맞물린 만큼 남은 변수는 공모가 산정과 글로벌 전략 실행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질 밸류를 감안하면 기업가치가 최대 10조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