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comPany Review] LG전자·한화, ‘물 건너온’ 성과 보증수표 받아들어

LG전자, 빌트인 가전 브랜드 ‘SKS’로 리뉴얼
무디스 신용등급 전망 상향 “수익창출 안정적”
트럼프 수혜주 ‘한화’, 필리조선소 역할론 부상
그룹주 ETF 올해 수익률 1위 “방산·해양 시너지”

  • 기사입력 2025.02.20 13:58
  • 기자명 김병주 기자

더피알=김병주 기자 | LG전자와 한화그룹의 공통점은 오랫동안 고전하던 야구 성적 외에도 또 있다. 프리미엄 가전과 조선·방산 산업에서 선두를 달리는 두 기업은 북미 시장에서 자사 브랜드 입지 강화에 나섰다.

기술 혁신을 강조하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LG전자와 한화는 재무건전성 제고로 투자 매력을 높이기까지 했다. 기업 가치 증대로 향후 투자 확대의 기반을 마련한 데는 역시 해외 시장에서 거둔 성과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글로벌 B2B(기업 간 거래) 가전 공략을 위해 기존 프리미엄 빌트인(Built-in) 주방 가전 브랜드를 10년 만에 리뉴얼했다. 여기에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Moody’s)가 LG전자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한 단계 상향했다는 소식이다.

한화그룹은 국내 조선업 최초의 미국 현지 조선소인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에서 대대적인 사업 확장과 한미 조선 협력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방산과 조선 등 주요 계열사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수혜주로 주목받으면서 대대적인 외국인 매수세가 드러났고, 한화그룹주에 집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가 초프리미엄 빌트인 주방 가전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SKS'로 새롭게 단장한다. 올프리(All-free) 인덕션이 탑재된 36인치 '쿡존프리 인덕션 프로레인지’ 신제품.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가 초프리미엄 빌트인 주방 가전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SKS'로 새롭게 단장한다. 올프리(All-free) 인덕션이 탑재된 36인치 '쿡존프리 인덕션 프로레인지’ 신제품.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 프리미엄 빌트인 주방가전 'SKS'로 재단장

LG전자는 북미, 유럽 등 최고 프리미엄 시장에서 빌트인 전문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더 직관적인 브랜드명인 ‘SKS’로 변경한다고 20일 밝혔다.

2016년 론칭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의 브랜드 재단장은 10년 만이다. SKS는 ‘요리에 진정성을 담는다(True to Food)’라는 기존 빌트인 브랜드 철학은 그대로 계승하고, 핵심 부품 기술력에 AI 기술과 세련된 디자인을 더했다.

LG전자는 더 확대된 SKS 라인업을 오는 25~2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미국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 'KBIS(The Kitchen & Bath Industry Show) 2025'에서 선보인다.

이 전시에서 '히든 인덕션'과 일체형 후드를 적용한 아일랜드 시스템(서랍장이나 수납 선반 등으로 구성된 가구) 형태의 제품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또 36인치 '쿡존프리 인덕션 프로레인지(Prorange)'도 공개한다. 이 프로레인지에는 어느 위치에 용기를 놓아도 크기와 위치에 맞춰 자동으로 화구가 인식되는 올프리(All-free) 인덕션이 처음 적용했다.

LG전자는 빌트인 전문 브랜드를 앞세워 1등 가전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글로벌 빌트인 시장 규모는 올해 645억달러(93조3500억원)로 예상된다.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 사장은 "새롭게 단장한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SKS의 차별화된 가치를 앞세워 B2B 사업의 중요한 축인 빌트인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뉴시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뉴시스

무디스, LG전자 신용등급 '긍정적'…4년 만에 상향

무디스는 지난 19일 LG전자의 신용등급 'Baa2'을 재확인하고 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한 단계 상향했다. 무디스가 LG전자 신용등급 및 전망을 조정한 것은 2021년 이후 4년 만이다.

무디스는 LG전자의 신용도가 ▲글로벌 브랜드 파워 ▲선도적 시장 지위 ▲높은 수준의 사업 다변화·지역 다각화(high business and geographic diversification) 등에 따라 뒷받침된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LG전자가 안정적인 이익과 견조한 재무 레버리지를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번 신용등급 전망 상향 조정 이유로는 "올해 관세 인상과 일부 제품의 수요부진과 같은 경영환경 불확실성 증가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수익창출 능력을 기반으로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재무지표의 건전성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무디스는 아울러 관계사 LG디스플레이의 신용도가 개선되면서 LG전자 신용 제약을 완화한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22~2023년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수요 부진과 시장 경쟁 심화로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LG디스플레이의 지분 36.7%을 보유하고 있는 LG전자가 향후 추가적인 자금 지원에 나설 수 있어 우발적 리스크로 지목돼 왔다.

무디스는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유상증자와 설비투자 감축을 통해 차입금을 축소하고, 올해는 중국 LCD 사업 매각 대금 유입으로 추가적인 차입금 축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LG디스플레이의 EBITDA(이자, 법인세,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은 2023년 12.4배에서 지난해 3.5배로 하락한 데 이어, 올해도 3.3배로 추가적인 개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도 EBITDA 대비 조정 차입금 비율이 올해 2배로, 지난해 2.2배 대비 개선될 것으로 무디스는 예측했다.

무디스는 "LG전자가 EBITDA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을 2.2배 미만으로 유지하고 동시에 LG디스플레이의 신용도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경우 LG전자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신용등급 전망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최근 추진 중인 인도법인 기업공개 또한 향후 회사의 재무지표를 더 강화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인도증권거래위원회에 인도법인을 상장하고 지분 15%를 매각하는 내용의 상장예비심사서류를 제출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Philly) 조선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제공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Philly) 조선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제공

한화 필리조선소, 한미 조선업 협력 거점으로 기대 모여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미국 현지 조선소를 인수한 한화그룹의 필리조선소(Hanwha Philly Shipyard)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한미 조선 협력의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미국 조선업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선박법'을 발의한 마크 켈리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이 지난 18일(현지시간) 한화 필리조선소를 찾아 향후 전략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켈리 의원은 지난 118대 미국 의회에서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과 항만시설법' 발의를 주도했다. 이 법안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재화의 단 2%만이 미국 선적 상선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향후 10년 내 전략상선단을 250척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한국 등 동맹국과 협력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필리조선소는 지난해 6월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1억 달러(당시 약 1380억원)를 투자해 지분 100%를 인수했다. 1997년 이후 미국에서 건조한 대형 컨테이너선의 절반을 만든 곳으로 도크는 미국 최대 규모인 330m(길이), 45m(너비) 2개가 있다.

주로 건조하던 선박은 중형(MR) 탱커, 소형 컨테이너선 등 중소형 상선으로, 대형 선박 위주로 구성되었던 한화오션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안성맞춤이다.

연간 20조원 시장으로 평가받는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건조까지 사업 확대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화오션은 최근 미 해군 함정 MRO, 건조를 위한 자격 획득을 위해 필리조선소의 시설인증보안(FCL)을 획득하는 내용이 담긴 중장기 전략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해군 MRO 사업은 FCL을 획득해야 수주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조선업 협력을 강조하면서 필리조선소의 역할론이 함께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 우리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필리조선소를 방문한 켈리 의원은 "현재 미국의 상선 건조 역량은 전체 수요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한국 조선업은 기술력과 생산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미국의 가장 강력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 조선업이 나아가야할 방향성은 단순한 회복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의 도약"이라며 "필리조선소가 그 중심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필리조선소 데이비드 김 사장은 "미국 조선업은 공급망 불안정, 숙련된 인력 부족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면서 "필리조선소가 이를 해결하고 미국 조선업을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성장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 사옥. 사진=뉴시스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 사옥. 사진=뉴시스

한화그룹주 ETF 수익률 1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최고가 경신 “이름이 경쟁력”

방산 대표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조선주 한화오션은 물론, 한화시스템과 한화엔진, 지주사인 ㈜한화 주가가 폭등하고 있다. 한화그룹주에 집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덩달아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PLUS 한화그룹주' ETF는 연초 대비 69.11% 상승하며 국내 ETF 중 올해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ETF 출시 2달 만에 순자산은 700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12월 한화자산운용이 내놓은 'PLUS 한화그룹주' ETF는 한화오션(26.8%), 한화에어로스페이스(23.3%), 한화시스템(10.9%), 한화솔루션(10.2%) 등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 10개로 구성돼 있다. 올해 개인과 외국인은 이 ETF를 각각 258억원, 9억원 순매수했다.

한화그룹주에서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한 종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전날 이 회사의 주가는 11.44% 급등하며 64만3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주가 상승률은 96.9%에 달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시가총액은 29조3087억원으로 증가하며 코스피 상위 12위에 올랐다.

주가 상승을 이끈 주체는 외국인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10개 종목 중 3위(3156억원)에 오르며 두드러진 매수세를 보였다.

최정환 LS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6% 증가한 29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54.7% 늘어난 2조8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71만원으로 신규 제시했다.

같은 날 한화오션(107.7%), 한화엔진(40.7%), 한화시스템(57.9%)도 상승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가 부근에서 거래됐다. 개인 투자자들은 한화엔진(1792억원), 한화오션(1062억원)을 대거 매수했으며, 이들 기업의 주가는 각각 40.7%, 107.7% 급등했다.

지주사 한화는 전날 12.99% 급등하며 5만원에 안착,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최근 6거래일 연속 상승한 한화는 이 기간 동안 주가가 약 70% 상승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화는 주요 자회사의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실적 개선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며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을 연결 편입할 예정으로, 방산·조선·해양 분야에서의 시너지 창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통해 한화임팩트파트너스와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매입하기로 결의했다. 총 매입금액은 1조3000억원 수준으로, 연결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화오션 지분율은 34.7%에서 42.0%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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