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최현준 기자|TV홈쇼핑의 3분기 성적표가 ‘콘텐츠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홈쇼핑·CJ온스타일·롯데홈쇼핑은 모바일·숏폼·IP 중심 전략을 강화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TV 시청 감소와 송출 수수료 부담 속에서도 고객 경험을 재설계한 콘텐츠·플랫폼 혁신이 실적 회복의 핵심 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올 3분기 16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9.9%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6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고객 트렌드 변화에 맞춰 식품·주얼리 등 판매를 확대한 편성 전략 변화로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CJ온스타일은 올 3분기 영업이익 126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37.5% 증가했다. 매출액 역시 355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특히 차별화된 콘텐츠 기반의 숏츠 커머스 외부 채널 확대를 통해 3분기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J온스타일에 따르면 '기은세의 은세로운 발견' 등 신규 대형 IP(지식재산권) 인기와 인플루언서 협업 전략 강화, 뷰티·건식 등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가 고객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
취재를 통해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숏츠 커머스 및 외부 채널 확대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으로 “라이브 방송을 30초 내외의 숏츠로 재가공해 틱톡, 인스타그램 등 외부 플랫폼으로 확산한 것이 유효했다”라며 “실제 매출로 이어진 것이 특징이며, 상반기 숏폼 기반 매출은 전년 대비 334% 급증하는 등 콘텐츠 탐색이 구매로 이어지는 쇼핑 구조를 견고하게 설계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IP 전략이 커머스 시장에서 갖는 차별성에 대해 “고객이 좋아하는 셀럽, 콘텐츠 세계관을 커머스와 결합해 '고객 팬덤'을 만든 것이 핵심”이며 “좋아하는 셀럽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구경하고, 방송에 참여하며 구매까지 이어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한 관계자는 CJ온스타일의 향후 플랫폼 전략 변화로 “모바일·TV·OTT 까지 잇는 IP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영상을 기반으로 한 e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한다”며 “주문 당일 도착하는 빠른 배송 서비스를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까지 확대해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03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2113억 원으로 집계됐다.
취재를 통해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수익성 중심의 상품 포트폴리오로 재정비해 매출, 영업이익 3분기 실적 성장세를 이끌었다”며 “패션·뷰티·명품 등 고수익 카테고리 비중을 높여 안정적인 수익 구조 확보로 앞으로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TV홈쇼핑 업계 전반의 ‘탈TV’ 흐름 속 채널 다각화(OSMC) 방향성에 대해 “단순 방송 판매를 넘어 상품 기획부터 콘텐츠 제작, 유통까지 종합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해 나갈 예정”이며 “각 채널의 특성과 고객층에 맞춘 콘텐츠형 커머스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관계자는 4분기 성장 전략에 대해 “내실 중심의 성장 전략을 유지하겠다”며 “고이익 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지속 강화, 채널 다각화를 통한 고객 접점 확대, 자체 단독상품과 브랜드를 육성으로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 확보, 글로벌 라이브커머스와 해외 소싱 확대를 통한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TV홈쇼핑 업계는 TV 시청자 감소와 송출 수수료 부담 등으로 '탈(脫)TV'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TV홈쇼핑협회가 지난 7월 펴낸 '2024년도 TV홈쇼핑 산업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 7개 사업자(GS·CJ·현대·롯데·NS·홈앤·공영)의 방송매출은 2조6428억 원으로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송출수수료는 1조9364억 원으로 방송매출 대비 비중이 73.3%에 달했다.
이에 CJ온스타일은 2019년 취급고에서 방송(TV) 비중이 52.2%를 기록한 이래 지난해 44.8%까지 7%p(포인트) 이상 떨어졌고, 모바일 취급고 비중은 45.1%에서 53.2%까지 8%p 이상 올랐다.
이외에도 롯데홈쇼핑은 TV를 넘어 모바일·SNS(소셜서비스)·글로벌 생방송으로 유통 채널을 다각화하는 '원 소싱 멀티채널(OSMC·One Sourcing Multi Channel)'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현대홈쇼핑은 방송 시청률이 높은 구간을 AI로 자동 편집해 숏폼으로 제작하는 시스템을 선보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