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피알 = 김민지 기자 |한국 사회 내 전반적인 외로움 수준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결책으로 국가 개입이 필요하다는 인식 또한 높았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3 외로움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해 7월 13일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응답자의 2명 중 1명(53.6%)이 평소에 외로움을 느끼는 편이라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대다수(90.8%)는 ‘사회 전반적으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평가해 한국 사회 내 외로움을 체감하는 대중이 상당히 많다고 트렌드모니터는 설명했다. 이는 같은 조사가 실시된 지난 3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외로운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로, SNS에서 사람들과 비교하게 돼서’
일상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로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서’(39.7%(2023))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경제적 상황에 따라 사회 교류가 제한되면서 고립감을 느끼는 것으로 트렌드모니터는 설명했다.
마음 터놓을 사람이 없고(32.9%(2021) → 33.3%(2022) → 36.9%(2023)), 세상에 혼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29.7%(2021) → 29.7%(2022) → 33.8%(2023))는 응답이 이전 조사 대비 소폭 증가했다. 관계 부재로 인한 결핍이 점차 커지는 사회를 실감케 했다.
한편 20대 저연령층의 경우 ‘상대적 박탈감’에서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의 모습이 다른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과 비교되고(20대 33.3%, 40대 30.5%, 40대 25.9%, 50대 19.7%), SNS 등에서 느껴지는 상대적 박탈감(20대 27.2%, 30대 15.3%, 40대 13.7%, 50대 6.1%)에서 외로움을 느낀다는 응답이 20대에서 가장 많았다. SNS로 타인과 비교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으로 트렌드모니터는 이 현상을 조명했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7명(66.3%)은 직접 만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온라인 소통보다는 직접 얼굴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58.4%)는 응답도 절반 이상에 달했다.
트렌드모니터는 “인간관계 결핍이 깊어지면서 사회적, 정서적 교류에 대한 욕구가 표출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코로나 엔데믹으로 외로움 경험 낮아졌지만
20대 “사람들 얼굴 보며 소통하기 두려워”

외로움을 경험할 빈도는 낮아졌지만 20대 저연령층에서 여전히 외로움의 여파가 큰 결과도 파악됐다.
코로나19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외로움을 경험하는 빈도는 2022년 39.3%에서 2023년 32.2%로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사람들의 얼굴을 보며 소통하는 것이 두렵다’(20대 47.2%, 30대 40.0%, 40대 36.4%, 50대 25.6%)와 ‘실제로 사람을 만나 이야기해야 할 때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걱정된다’(20대 50.4%, 30대 37.2%, 40대 33.6%, 50대 26.4%)에서 20대 연령층의 대면 소통에 두려움이 크게 나타났다. 20대 2명 중 1명은 대면 소통이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트렌드모니터는 “저연령층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대면 만남보다 온라인 소통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10명 중 7명 “외로움 문제 해결 위해 국가 개입 필요”

외로움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 역할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엔데믹에 접어들어서도 응답 비율은 69%로, 지난 2년 응답률(71%(2021년), 68.3%(2022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국가 시스템을 향한 신뢰도는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대중의 일상을 궁금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2022년 70.3%에서 2023년 77.6%로 증가했다. ‘스스로가 우리나라의 정치 시스템으로부터 단절되어 있다’는 응답도 2022년은 29.2%, 2023년은 37.6%로 조사됐다.
트렌드모니터는 “외로움 수준이 높은 사회일수록 국가 시스템에 대한 신뢰 수준이 높지 않다”면서 “국가 개입이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란 믿음 역시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