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크리스마스 콘셉트 ‘롯데 샤넬·현대 곰돌이·신세계 파사드’

‘인증샷 명소’ 노리는 백화점 3사 오프 전략
롯데百, 잠실 월드몰 옆 샤넬 아이스링크 유치
현대百, 전 점포에서 ‘해리’ 곰 인형 서사 전달
신세계百 명동 사이니지와 강남점 ‘제3의 공간’ 활용

  • 기사입력 2024.12.10 10:04
  • 기자명 김병주 기자

더피알=김병주 기자 | 2주 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를 애타게 기다리는 것은 아이들만이 아니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3사는 최대 성수기인 4분기(10~12월)을 맞아 지난 11월부터 발 빠르게 오프라인 공간의 특성을 활용한 크리스마스 시즌·연말특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각각의 백화점은 겨울 추위에 꽁꽁 닫힌 지갑을 열기 위해 미디어 파사드, 크리스마스 트리와 마켓, 팝업 진행에 럭셔리 브랜드 제휴까지 공간 마케팅 수단을 총동원하는 중이다.

백화점들이 1년 내내 준비하는 크리스마스 대목은 유통 본업을 통해 위기탈출을 하기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이 빛을 발하는 시기다. 통상적으로 백화점의 연말 소비는 1년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데, 장식 콘셉트에 따라 수십억 원까지도 비용이 발생하지만 그 이상의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어 트리 설치부터 점등 하나까지 업체 간 눈치 싸움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25일 대구 북구 칠성동 꽃 백화점을 찾은 한 시민이 크리스마스 소품과 트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1월 25일 대구 북구 칠성동 꽃 백화점을 찾은 한 시민이 크리스마스 소품과 트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해 백화점업계는 내수 침체로 가라앉아있는 가운데 크리스마스와 연말 특수를 통한 반등이 절실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백화점 매출 신장률은 -0.7%로 감소세를 보였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은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 3사 모두 오프라인 공간에 투자를 늘린 영향으로 3분기 수익성이 주춤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의 3분기 영업이익은 7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줄었고,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영업이익은 883억원으로 4.8%, 현대백화점은 710억원으로 11%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백화점 3사는 오프라인 공간 재단장에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오프라인 공간의 차별화된 경쟁력 강화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백화점 3사가 작년보다도 더 이른 시기에 크리스마스 마케팅을 시작하며 집객에 나선 이유도 이와 연관이 있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각각 작년보다 이틀, 8일 빠른 지난 11월 1일 동시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공개했고, 더현대 서울은 그보다 앞선 10월 24일부터 5층 크리스마스 공간의 사전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 11월 1일부터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 외벽에 '원더풀 쇼타임'을 테마로 한 크리스마스 장식에 점등을 시작했다.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이 지난 11월 1일부터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 외벽에 '원더풀 쇼타임'을 테마로 한 크리스마스 장식에 점등을 시작했다.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롯데百 ‘원더풀 쇼타임’, 샤넬과 함께 역대급 규모 크리스마스 마켓

롯데백화점은 지난 11월 1일부터 전 지점에 '원더풀 쇼타임(Wonderful SHOWTIME)'을 테마로 크리스마스 점등을 시작했다. 특히 소공동 본점의 경우 본관 앞을 국내 유명 아티스트들과 함께 재즈와 서커스 공연 장면을 연출한 ‘씨어터 소공’(Theater Sogong)으로 탈바꿈했으며, 1990년대 브로드웨이 뮤지컬 극장가를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거리와 출입구를 장식했다.

나아가 올해는 처음으로 외벽 라이팅 쇼를 진행하며, 본점 외벽을 배경으로 약 2만여 개의 LED가 음악에 맞춰 ‘크리스마스 쇼타임’을 펼치는 광경을 선사했다.

잠실 롯데월드몰 잔디광장에서는 ‘롯데 크리스마스 마켓’이 지난해보다 공간을 20% 늘려 역대 최대 규모인 700여 평의 공간에서 11월 20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내년 1월 5일까지 유럽 현지 크리스마스 마켓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 크리스마스 장식부터 소품, 액세서리, 기프트, 먹거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또한 회전목마, 소원의 벽, 포토부스 등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방문한 고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들도 마련되어있다.

이 같은 크리스마스 마켓의 역대급 규모는 지난해 롯데백화점의 크리스마스 마케팅이 거둔 성과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본점 크리스마스 점등이 진행된 2달 간(11월~12월) 저녁시간대 방문 고객은 전월(9~10월) 대비 50% 이상 늘었으며, 연말 시즌에는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또한 크리스마스 마켓은 약 24만 명의 방문객을 동원했다.

크리스마스 마케팅의 효과는 벌써 드러나고 있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은 점등 이후 저녁 방문객 수가 직전 주 대비 30% 이상 증가했으며, 잠실 크리스마스 마켓 주말 패스트트랙 입장권은 조기 완판되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마케팅 확장과 관련해 “연말연초 분위기를 조성해 고객들의 발길을 롯데백화점으로 이끌고, 더 나아가 고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이 다음달 12일까지 잠실 롯데월드타워 아레나 광장에서 운영하는 '샤넬 윈터 테일 홀리데이 아이스링크' 모습.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이 다음달 12일까지 잠실 롯데월드타워 아레나 광장에서 운영하는 '샤넬 윈터 테일 홀리데이 아이스링크' 모습.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한편, 크리스마스 마켓 옆 아레나광장에는 롯데백화점이 샤넬과 함께 기획한 아이스링크가 마련됐다. 샤넬 대표 향수 넘버5(N°5) 홀리데이 리미티드 에디션 출시를 기념해 내년 1월 12일까지 '샤넬 윈터 테일 홀리데이 아이스링크'를 경험할 수 있다. 운영 기간 매일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10만 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당일 이용 가능한 아이스링크 입장권과 스케이트 대여권 각 2매를 선착순으로 증정한다.

롯데백화점은 3년 전에도 샤넬과 함께 아이스링크를 기획하며 큰 호응을 얻은 적이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올해도 오랜 기간 심혈을 기울여 샤넬 아이스링크를 유치했으며, 그 결과 사전 예약 접수부터 많은 인파가 몰리며 올 겨울 대표 인증샷 명소 중 하나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월 1일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에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물들이 설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1월 1일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에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물들이 설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현대百 ‘움직이는 대극장’ 이야기 주인공은 ‘아기곰 해리’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H-Village’를 주제로 동화를 현실에 재현한 테마 공간을 공개해온 현대백화점은 지난 11월 1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압구정 본점, 더현대 서울 등 15개 점포와 커넥트현대 부산에서 크리스마스 연출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테마는 '움직이는 대극장'(Le Grand Theatre)으로, 현대백화점의 크리스마스 대표 캐릭터인 아기곰 해리가 최고의 쇼를 펼치는 움직이는 대극장을 찾아 열기구에 몸을 싣고 하늘 높이 모험을 떠나는 아름다운 여정을 담아냈다.

현대백화점은 유럽 동화 속 서커스 마을을 연상시키는 대형 텐트와 열기구모형 에어벌룬으로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한편, 올해는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조형물)로 웅장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여의도 더현대 서울의 경우 5층 사운즈 포레스트에 약 높이 7m, 너비 5m 열기구 모형 대형 에어벌룬 6개를 띄웠다. 또한, 1만여 개의 조명으로 장식된 11채의 서커스 극장을 배치했다. 하이라이트인 대극장에는 높이 8m의 대형 회전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하고, 현대백화점 15개점을 상징하는 15개의 캐릭터가 등장해 음악, 마술, 묘기 등 동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더현대 서울 관계자는 “6개의 열기구 모양 에어벌룬은 각각 세계 6대륙의 평화를 상징한다”며 “해리가 마침내 대극장을 찾고 크리스마스 쇼를 관람하며 모두가 행복해한다는 결말처럼, 세계 곳곳에서 분열과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희망’, ‘사랑’, 평화’, ‘행복’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다른 점포들도 동일한 콘셉트로 크리스마스분위기를 이어간다. 압구정 본점은 각 층마다 360도 방향에서 감상할 수 있는 오르골 타입의 키네틱 아트를, 무역센터점은 건물 앞에 대형 서커스 텐트와 회전 트리를 배치했다. 판교점은 1층과 5층 사이 뚫린 수직 공간에 에어벌룬을 띄우고 5층 패밀리가든에 대극장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크리스마스에도 해리 곰 인형을 내세웠다. 해리는 현대백화점이 추구하는 '행복'을 의미하는 'happy'를 사람 이름처럼 친근하게 변형해 만든 이름이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현대백화점이 선보인 해리 곰 인형.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크리스마스에도 해리 곰 인형을 내세웠다. 해리는 현대백화점이 추구하는 '행복'을 의미하는 'happy'를 사람 이름처럼 친근하게 변형해 만든 이름이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현대백화점이 선보인 해리 곰 인형.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이 자체 개발한 ‘2024 크리스마스 에디션’ PB 상품들도 대폭 확대했다. 지난해 주요 5개점에서 선보였던 ‘해리 상점’(크리스마스 팝업스토어)은 큰 호응에 힘입어 올해 백화점 14개점과 커넥트현대 부산 등 총 15곳으로 확대해 운영한다. 선풍적인 인기로 빠르게 완판된 현대백화점 시그니처 상품, 해리 곰인형과 키링 등 PB 상품 판매 물량도 3배 이상 확대했다.

현대백화점은 크리스마스 장식에 힘쓰며 화려한 연출과 이색공간을 선보인 결과 연말마다 고객들이 찾는 ‘인증샷 성지’로 떠올랐다고 보고 있다. 더현대 서울의 경우 크리스마스 연출 오픈 첫날인 11월 1일부터 28일까지 일평균 6000여 명의 고객이 방문하며 지난해 동기간 대비 45% 가량 증가했다. 지난 10월 24일 진행한 더현대 서울 1차 네이버 사전 예약 오픈에는 동시접속자 3만여 명이 몰리며 14분 만에 예약이 마감됐고, 지난달 7일과 21일 진행된 2차, 3차 사전 예약도 각각 동시접속자가 4만 여명이 몰리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오프라인 공간의 규모는 작년과 동일하다”면서도 “올해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전 점포로 확대해 진행하는 것에 더해, 우리 PB상품과 해리 곰돌이 인형 등이 인기가 많다는 것을 작년부터 확인했기 때문에 그 부분을 확대해서 운영 중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11월 1일 오후 공개된 신세계스퀘어 사이니지의 '크리스마스의 순간들을 찾아서' 영상 장면. 사진=김병주 기자.
지난 11월 1일 오후 공개된 신세계스퀘어 사이니지의 '크리스마스의 순간들을 찾아서' 영상 장면. 사진=김병주 기자.

신세계百 올해의 공간, 명소 된 ‘사이니지’에 강남점 ‘제3의 공간’까지 마켓으로

올해 신세계백화점의 크리스마스 마케팅이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대표적으로 명동 본점의 전광판인 ‘신세계스퀘어 사이니지’를 꼽을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벽을 새롭게 단장한 농구장 3개 크기의 미디어 파사드는 지난 11월 1일 첫 선을 보인 이후 열흘 만에 관람객이 20만 명을 넘기는 것으로 집계되며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개장 직후부터 신세계스퀘어는 ‘크리스마스의 순간들을 찾아서’라는 주제의 영상을 선보이며 신비로운 크리스마스 성으로 변신한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태어난 거대한 리본의 이야기를 담았다. 해당 영상은 내년 1월 31일까지 매일 오후 6시부터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함께 읽을 기사: “뉴욕 타임스퀘어 게섰거라” 신세계가 시작한 빛의 광장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오프라인 공간의 홍보 규모를 지난해보다 늘렸다고 밝혔다. 다만 특정 브랜드와의 제휴를 부각하는 대신 여러 입점 브랜드를 활용한 자체 공간 활용이 두드러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오픈한 것은 아니지만, 작년과 달라진 점이라 하면 올해 새로 생긴 스위트파크와 하우스 오브 신세계 공간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들 수 있겠다”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연말까지 명동 본점과 서초구 강남점에서 각각 ‘홀리데이 기프트 마켓’과 ‘조이 마켓’ 팝업을 운영한다. 본관 신관 4층에서 지난 24일부터 올해 말일까지 진행하는 홀리데이 기프트 마켓 팝업은 크리스마스 장식을 비롯한 소품, 액세서리, 선물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크리스마스 마켓’ 팝업스토어 모습.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크리스마스 마켓’ 팝업스토어 모습.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조이 마켓 팝업은 강남점 지하 1층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에서 ‘하우스 오브 신세계’로 이어지는 2500평(약 8200㎡) 공간 한편에 꾸며져 있다. 강남점 내부에 크리스마스 마켓을 준비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아기자기한 상점 골목으로 꾸민 이곳에서 10개 유명 소품 매장이 모여 지난 11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오르골, 곰 인형, 트리 등 소품과 선물을 판매 중이다. 영자신문 콘셉트의 즉석사진기 ‘뉴스토리 페이퍼’와 사진 부스 등 체험 콘텐츠도 마련되어있다.

특히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신세계스퀘어 사이니지 영상 속 크리스마스 세상을 그대로 옮겨왔다. 입구에는 수백 개의 오너먼트 볼을, 수직으로 뚫린 중앙 홀에는 열기구 모형 풍선을 장식했다. 강남점과 이어지는 센트럴시티 1층에는 높이 4.5m의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해 연말 분위기를 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 2월 15일 패션과 뷰티 매장이 있던 지하 1층 파미에스트리트 분수 광장 1600평 규모의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국내외 43개의 디저트 브랜드로 빈틈없이 채운 ‘스위트파크’를 공개했다. 이어 지난 6월 10일 공개한 미식 플랫폼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명품관과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연결부인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총 3개 층에 2200평(7273㎡) 규모로 조성한 ‘제3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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