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경탁 기자 | 지난해부터 국내 배달 시장에서 ‘무료 배달 전쟁’이 전개되면서 주요 플랫폼들이 모두 구독 모델에 기반한 ‘무료 배달’ 혜택을 내세우고 있다. 문제는 1등 업체인 배달의민족(배민)이 무료배달에 따른 부담을 음식점주들에게 전가했다는 점.
그렇지 않아도 배민을 비롯한 배달 플랫폼의 높은 수수료에 불만이 많았던 일부 점주들 사이에서 ‘배민 탈퇴 운동’과 함께 공공배달앱 활성화 운동이 확산되고 있고, 이 흐름 속에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땡겨요’가 대안으로 주목받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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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이 수수료 인상을 발표한 지난해 여름부터, 울트라콜(정액형 광고상품) 폐지를 선언한 올해 초를 지나, ‘상생안’이라며 개편 적용된 차등형 수수료 기준이 비합리적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는 최근까지, 자영업자 커뮤니티들에서는 땡겨요에 대한 관심과 응원이 늘고 있다.
기존 배달 플랫폼들이 높은 중개 수수료와 광고비로 이익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땡겨요’는 착한 소비와 상생을 지향하는 플랫폼을 표방하며 자영업·소상공인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자발적인 활성화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약 306만 명이었던 땡겨요 회원 수는 연말 기준 414만 명을 돌파했고, 같은 기간 가맹점 수도 14만 여개에서 19만300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대형 배달앱들에 비하면 아직 많이 부족한 수준이지만 9개월 만에 100만명 이상이 늘어난 것은 놀라운 증가세다.
땡겨요에 대한 호감과 기대로 인해 덩달아 신한은행에 대해서도 좋은 이미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사례를 넘어 브랜드 평판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말이다.

금융권 최초의 배달 플랫폼
‘땡겨요’는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한은행장에 재임하던 시기, 직접 기획부터 출시까지 챙긴 프로젝트다. 신한금융그룹 역사상 최초의 비금융 플랫폼 사업으로, 기존 은행의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플랫폼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금융 서비스와 연결하는 시도를 담고 있다.
이 플랫폼은 2020년 12월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후, 사업 개발에 착수해 2021년 12월 베타 서비스를 거쳐 2022년 1월 14일 공식 런칭했다.
출범 초기부터 신한은행은 단순한 배달앱이 아니라, 소상공인·소비자·배달라이더가 모두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상생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땡겨요 앱 런칭 당시 기존 배달앱의 평균 중개 수수료는 11.4%(결제 수수료 별도)에 달했다. 땡겨요는 업계 최저 수준인 2%의 중개 수수료를 적용, 음식점주들의 부담을 대폭 낮췄다. 이 2%는 정부와 관련 업단체가 모인 상생협의체에서도 하나의 기준점이 됐다.
다른 배달앱이 가맹점으로부터 광고비·입점료·월 고정비를 받는 것과 달리, ‘땡겨요’는 이 비용을 전면 무료로 운영해 소상공인의 초기 부담을 최소화했고, 별도의 이자나 수수료 없이 당일 판매 대금을 정산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배달앱들은 선정산 서비스 이용 시 추가 수수료를 부과하지만, 신한은행은 자체 구축한 전자결제 시스템을 활용해 소상공인의 자금 회전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2023년 10월에는 ‘소상공인 상생 매일 땡겨드림 대출’을 출시했다. 배달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루 단위로 일정 금액을 대출해주는 신개념 상품이다. 이 상품으로 신한은행은 매출 변동성이 큰 외식업 자영업자들의 안정적인 자금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서울페이와 같은 지역화폐와 연계해 소비자에게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차별점이다.
땡겨요는 2022년 서울 6개 지역구에서 시작해, 3개월 만에 서울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이후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중심으로 전국 단위 서비스로 확장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2022년 광진구의 ‘광진형 공공 배달앱’으로 선정된 이후, 서울 구로구·용산구·서초구뿐만 아니라 충청북도·인천광역시 등 다양한 지자체와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15% 할인 혜택이 적용된 지자체 전용 상품권을 발행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광진땡겨요’ 상품권의 경우 발행될 때마다 매번 하루 만에 완판되는 등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관련 금융상품 지속 확대 예정
신한은행은 땡겨요 배달 매출 데이터를 활용한 금융 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현재 땡겨요 전용 입출금 통장을 포함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소상공인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배달앱과 금융업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배달 시장은 소수 대형 플랫폼이 독점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며 “땡겨요는 이 구조를 해소하고, 이익을 소상공인과 소비자에게 환원하는 ‘프로토콜 경제’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땡겨요는 금융과 비금융 간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시장 질서를 형성하는 플랫폼”이라며, “앞으로도 금융 연계 서비스를 강화하고, 지자체 협력을 확대해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로운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상공인과 소비자 중심의 새로운 배달 시장을 만들려고 하는 신한은행 음식배달 플랫폼 땡겨요 활성화에 대한 음식점주들의 기대와 응원이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지 아니면 태풍을 부르는 나비의 날개짓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