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경탁 기자 |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올해 첫 글로벌 현장경영 국가로 일본을 선택하고, 현지에서 K컬처 확산 흐름을 바탕으로 그룹의 글로벌 사업 확대 가능성을 모색했다.
9일 CJ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2박 3일간 일본 도쿄를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일본의 미디어·유통·금융 업계 주요 인사들과 만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방문에는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 이석준 CJ 미래경영연구원장, 윤상현 CJ ENM 대표 등 핵심 경영진이 동행했다.

일본지역본부를 방문해 비비고 등 식품사업과 콘텐츠·K뷰티 중심의 사업성과를 점검한 이 회장은 “일본에서 다시 타오르는 한류 열풍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K컬처 글로벌 확산의 결정적 기회”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CJ가 준비해 온 식품과 콘텐츠, 뷰티 등 각 사업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면서 ”현지화와 글로벌 인프라 구축을 가속화해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 시장으로 수요를 넓혀야 한다“고 당부해 그룹의 글로벌 리딩 컴퍼니 도약 의지를 재확인했다.
특히 CJ올리브영의 일본 진출과 관련해 유통 채널 관계자들과의 회동도 진행됐는데, 이 자리에는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가 화상으로 참석해 일본법인의 유통망 확장 및 PB상품 현지화 전략을 공유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올리브영의 일본 진출은 K뷰티 열풍과 맞물려 신사업 성장의 핵심 축이 될 수 있다”며, 현지 파트너십과 전략적 투자 확대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일본에서는 K콘텐츠와 K팝을 넘어 식품·뷰티·패션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친 ‘K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팬덤 소비문화를 뜻하는 ‘오시카츠(推し活)’가 일본 MZ세대 전반으로 퍼지며, K컬처에 대한 관심도 더욱 커지고 있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 기간 동안 TBS홀딩스의 사사키 다카시 회장, 아베 류지로 사장 등과 만나 양사의 파트너십을 재확인하고 콘텐츠 협업 방안을 논의했고, 오카후지 마사히로 이토추상사 회장, 이마이 세이지 미즈호 파이낸셜그룹 회장 등 일본 산업계 리더들과도 연쇄 회동을 가지며 미래 사업 확장 기회를 공유했다.
아울러 일본 경제 및 금융 전문가로 꼽히는 호시 다케오 도쿄대 교수와 문화콘텐츠 전문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일본 MZ세대의 소비 변화, 저성장 극복을 위한 성장산업 분석 등 폭넓은 인사이트를 나눴다.
한편 일본은 한국과 소비 성향이 비슷하고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CJ그룹이 글로벌 전략 국가로 삼고 있는 핵심 시장이다.
CJ그룹은 일본에서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만두·김밥 등 간편식 사업을 확장 중이며, CJ ENM은 KCON·MAMA 등 글로벌 K팝 페스티벌과 함께 JO1, INI 등 현지화된 아이돌 프로젝트로 엔터테인먼트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일본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6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PB브랜드를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이번 방문에 대해 CJ 관계자는 “일본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K컬처가 확산하는 가운데 현지 트렌드를 직접 파악하고 글로벌 진출 현황을 점검하는 취지”라며 “국내외 현장경영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그룹의 비전을 공유하고 글로벌 영토 확장 가속화를 위해 대내외 소통을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