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음료업계 ‘마시는 리뉴얼’ 열풍

[comPany Review] 롯데칠성음료·동서식품·매일유업
패키지부터 맛·도수·BI까지 ‘전면 리셋’
저도수·저당·감성 소구 ‘부드럽게’ 부상

  • 기사입력 2025.07.10 14:45
  • 최종수정 2025.07.10 14:48
  • 기자명 김병주 기자

더피알=김병주 기자 | 최근 음료업계는 제품을 마시는 경험 자체를 재설계하는 데 나서고 있다. 소주와 차, 커피 등 일상의 대표 음료군에서 각각 리뉴얼이 잇따르는 가운데 젊은 소비자들의 감각에 맞춰 부드럽고 가벼운 음용 트렌드가 중심에 떠오르는 모습이다.

이는 건강과 취향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 성향과 감성적 만족을 중시하는 브랜드 전략이 맞물리며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실제 주요 기업들은 도수나 당 함량을 줄이는 동시에, 패키지와 브랜드 메시지를 전면 재정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 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 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처음처럼, 저도주·제로슈거로 전면 리뉴얼

롯데칠성음료가 저도수·저당 트렌드에 발맞춰 대표 소주 브랜드인 '처음처럼'을 전면 리뉴얼한다.

1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이르면 이달 중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16.5도에서 16도로 낮추고, 감미료를 교체해 제로 슈거 콘셉트를 강화한다.

2006년 첫 출시 당시 20도였던 처음처럼은 이후 지속적으로 도수를 낮춰왔다. 2021년 도수를 16.9도에서 16.5도로 낮춘 데 이어 약 4년 만에 도수와 당 성분을 동시에 조정하는 리뉴얼을 단행하게 됐다. 지난해에는 제품 라벨만 바꾸는 수준의 리뉴얼에 그쳤다.

현재 경쟁 브랜드 중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후레쉬’와 ‘진로’가 16도다. 지난해 출시한 '진로 골드'의 경우 이보다 낮은 15.5도로 부드러운 목넘김을 강조했다.

한편 처음처럼은 리뉴얼 후 롯데칠성의 또 다른 소주 브랜드 ‘새로’와 도수가 동일해져 제로슈거 콘셉트까지 겹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내부 브랜드 간 시장 점유율 경쟁, 즉 자기잠식효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롯데칠성음료는 이에 대해 ‘투트랙’ 마케팅 전략을 밝히고 있다. 새로는 최초의 제로슈거 소주라는 상징성을, 처음처럼은 대관령 암반수를 사용한 부드러운 목넘김을 앞세워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저도수 트렌드에 맞춰 도수 변화 등 처음처럼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동서식품이 차 패키지 디자인 리뉴얼을 단행했다. 사진=동서식품 제공
동서식품이 차 패키지 디자인 리뉴얼을 단행했다. 사진=동서식품 제공

동서식품, 차 제품 신규 디자인으로 전하는 ‘쉼과 위로’

동서식품은 차(茶) 제품군에 새로운 패키지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10일 밝혔다. 브랜드 아이디어 ‘쉼과 위로’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 이번 리뉴얼의 핵심이다.

제품 패키지는 차 한 잔의 편안함을 전달할 수 있도록 심플한 구성과 차분한 색상을 사용했으며, 로고 서체도 젊고 세련된 이미지로 바꿨다.

또 소비자가 제품을 쉽게 고를 수 있도록 냉·온수 온도, 용량, 침출 시간, 주요 맛 특징 등을 직관적으로 표기했다. 이는 일상 속 간편 음용 시장을 겨냥한 실용성 강화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차 시장은 약 40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며, 정서적 안정이나 기분 전환, 물 대신 간편하게 섭취하려는 음료 소비가 증가하며 지속적으로 성장 중이다. 동서식품은 이에 발맞춰 전통 차류부터 기능성 차까지 다양화된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기존 현미녹차, 둥굴레차, 메밀차를 비롯해 콤부차와 애플사이다비니거(사과발효식초)를 쉽게 즐길 수 있는 '동서 애사비 콤부차' 녹차 잎을 구워 부드럽게 즐기는 '동서 마음우린 호지차' 등을 판매하고 있다.

동서식품 정다운 마케팅 매니저는 “이번 리뉴얼은 ‘쉼과 위로’라는 차 한 잔에 담긴 브랜드의 감성을 섬세하게 풀어낸 시도”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소비자와 소통하며 일상 속 작은 휴식을 전할 수 있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일유업 바리스타룰스의 RTD 컵커피 리뉴얼 제품 라인업. 사진=매일유업 제공
매일유업 바리스타룰스의 RTD 컵커피 리뉴얼 제품 라인업. 사진=매일유업 제공

‘다 바꾼’ 바리스타룰스, RTD커피의 기준을 다시 묻다

매일유업의 컵커피 브랜드 ‘바리스타룰스’는 브랜드 론칭 이후 가장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했다. 지난 9일 발표된 이번 리뉴얼은 브랜드 아이덴티티(BI), 패키지, 맛, 라인업 전반을 아우른다.

새 BI는 브랜드명 바리스타룰스에서 전문성을 상징하는 '바리스타'(BARISTA)를 시각적으로 강조하고 브랜드 원칙을 의미하는 '룰스'(Rules)를 감성적인 필기체로 표현해 가독성과 매력을 높였다.

패키지 후면에는 브랜드 슬로건인 '베러, 볼더'(Better, Bolder·더 나은 품질, 더 대담한 진화)과 함께 특허 커피 추출 기술인 '아로마 리저브 테크™'에 대한 설명, 플레이버별 테이스팅 노트를 상세히 기재해 소비자 소통을 강화했다.

특히 커피 추출 과정에서 손실되기 쉬운 향미를 보존하는 아로마 리저브 테크™의 적용으로 기존 제품 대비 맛의 일관성을 향상시켰다는 설명이다.

제품 라인업도 정비했다. 250㎖ 컵 라인업(5종) 로어슈거 제품은 기존 설탕 함량(액상커피 유형 평균값 기준)을 30%에서 35%로 더 줄였다.

325㎖ 컵 라인업(6종)은 블렌딩 원두의 종류를 변경하고 제품명을 더 직관적으로 개선했다. 특히 '디카페인 에스프레소 라떼'는 추출 방식도 플라넬 드립(워터 그라인딩)에서 에스프레소 추출방식으로 바꿔 카페인 부담 없이 진한 커피 맛을 살렸다.

설탕을 뺀 '에스프레소 라떼 설탕무첨가'와 '바닐라빈 라떼 설탕무첨가' 2종도 선보였다.

대용량 페트(PET) 라인업은 '그란데'(475㎖)’와 '원데이'(350㎖)로 이원화해 새롭게 출시했다.

바리스타룰스 관계자는 "이번 리뉴얼은 단순한 디자인 변경을 넘어 브랜드 철학부터 맛의 핵심 기술, 제품 라인업까지 전면 재정비해 '한 단계 진화한 커피 경험'을 제안한다"면서 "바리스타룰스가 대한민국 RTD(Ready to Drink·바로 마실수 있는) 커피의 기준인지를 다시 한번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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