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한강 간 너구리, 소스 직접 만드는 불닭

[comPany Review] 농심·삼양식품·팔도

한강버스 선착장, 너구리 브랜드 체험 장소로
삼양식품, 소스 기업 인수…수직계열화 행보
팔도 비빔면 20억개 판매 기념 한정판·이벤트

  • 기사입력 2025.07.14 14:25
  • 기자명 김병주 기자

더피알=김병주 기자 | 올여름 라면업계의 경쟁 구도 한가운데, 두 동물 캐릭터가 눈에 띈다. 농심 ‘너구리’는 한강버스 선착장에 체험형 라면가게를 열며 강변의 여름을 공략했고, 삼양식품의 ‘불닭’은 소스 내재화를 위해 전문 제조사를 인수하며 브랜드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그런가 하면 팔도는 ‘비빔면’ 20억 개 판매 돌파를 계기로 한정판 출시와 소비자 참여 이벤트에 나섰다.

특히 라면업계가 7~8월 휴가철을 맞아 가공식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여름철 가격 안정 방안’ 중심에 서면서, 이들의 소비자 접점 확대 전략에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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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한강버스 선착장에 K라면 체험매장 조성. 사진=농심 제공
농심, 한강버스 선착장에 K라면 체험매장 조성. 사진=농심 제공

농심, 한강버스 여의도·잠실 선착장에 K라면 체험매장 조성

농심은 서울 ‘한강버스’ 여의도 · 잠실 선착장에 K라면 체험매장 ‘너구리의 라면가게’를 조성했다.

서울 한강버스는 마곡부터 잠실까지 총 7개 선착장을 순환하는 수상 대중교통 수단으로, 오는 9월 정식 운항을 앞두고 시범운영 중이다.

농심은 가장 많은 이용객이 예상되는 여의도와 잠실 선착장에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방문객은 한강버스 선착장 내 CU 편의점에서 라면을 구입한 뒤, 2층에 위치한 ‘너구리의 라면가게’에서 즉석 조리기를 이용해 직접 끓여 먹을 수 있다. 내부는 지난 3월 출간된 동화책 ‘너구리 라면가게’에 묘사된 공간을 테마로, 너구리 캐릭터 포토존과 대형 컵라면 모양 테이블, 농심 K라면을 상징하는 연출물 등으로 꾸며졌다.

농심은 수상 대중교통 이용객은 물론, 한강공원을 찾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한강에서 K라면을 직접 즐기는 경험으로 농심 브랜드의 글로벌 매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농심 관계자는 “한강이라는 도심 속 특별한 공간에서 K라면을 즐길 수 있도록 너구리의 라면가게를 마련했다”라며, “한강버스를 찾는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K라면의 대표인 농심을 알리는 접점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 사옥. 사진=삼양식품 제공
삼양식품 사옥. 사진=삼양식품 제공

삼양식품, 소스회사 지앤에프 인수…“불닭 소스 내재화”

삼양식품이 국내 소스 전문기업 지앤에프(GNF)를 인수한다. 글로벌 히트 상품 ‘불닭볶음면’의 핵심 원료인 소스를 내재화함으로써 생산 효율성과 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 11일 지앤에프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가는 약 600억원으로, 매각주관사는 딜로이트안진이 맡았다.

지앤에프는 라면용 스프·소스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417억원, 영업이익 32억원을 기록했다. 농심과 오뚜기 등 주요 식품기업에 라면 스프를 납품하고 있으며,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소스 원료도 공급하고 있다. 본사는 서울에 있으며, 충북 음성군에 두 곳의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국내 식품업계의 수직계열화 흐름과도 맞물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양식품은 그동안 불닭볶음면을 포함한 주요 제품의 스프를 외주 방식으로 생산해왔다. 이번 인수를 통해 액상·분말 소스의 생산을 내부화하고, 원가 절감과 품질 관리, 생산 안정성까지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부터 국내 소스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인수 검토를 진행해 왔으며, 지앤에프 인수를 통해 이 전략을 구체화하게 됐다.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인기를 얻으며,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290억원, 영업이익 1340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해외 수출에서 발생하고 있다.

소스 사업은 삼양식품이 불닭 브랜드의 성장세를 이어가며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분야다. 간편식과 외식업계에서 모두 활용 가능한 소스류는 경기 변동에 따른 수요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불황기에는 가정용 간편소스 수요가 늘고, 호황기에는 외식 프랜차이즈의 소스 소비가 증가해 양쪽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삼양식품은 최근 해외 시장에서도 소스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소스 및 조미소재 부문 매출은 431억원으로 전년(290억 8700만원) 대비 약 48% 증가했다. 이 중 약 60%는 수출을 통해 발생한 실적으로, 글로벌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앤에프 인수로 삼양식품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의존도를 줄이고, 제품 완성도와 수익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지앤에프가 보유한 생산 설비와 기술력을 활용하면 향후 HMR(가정간편식) 등으로의 확장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팔도, 팔도비빔면 누적 판매량 20억 개 돌파. 사진=팔도 제공
팔도, 팔도비빔면 누적 판매량 20억 개 돌파. 사진=팔도 제공

팔도비빔면 누적 판매 20억 개 돌파…국민 38개씩 먹었다

팔도는 대표 제품인 ‘팔도비빔면’의 누적 판매량이 20억개를 돌파했다고 14일 밝혔다.

1984년 출시된 팔도비빔면은 뜨거운 국물 라면이 주류였던 당시 시장에 ‘차갑게 비벼 먹는 라면’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제시하며 비빔라면 카테고리를 개척한 제품이다. 출시 41주년을 맞은 장수 브랜드로, 누적 매출은 1조원에 달하며, 판매량 20억개는 국민 1인당 38개를 소비한 수준이다.

오랜 기간 인기를 유지해온 비결로는 제품 콘셉트의 차별성과 품질 개선 노력이 꼽힌다. 팔도는 액상스프 개발을 위해 약 2년간의 연구개발을 진행했으며, 이는 분말스프에 비해 제조와 보관이 까다로운 점을 극복한 결과다. 현재도 원물(元物)을 분쇄해 엑기스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소스를 제조하고 있으며, 원료 수급에 따라 맛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연구원들이 산지를 직접 방문해 원재료를 확보하고 있다.

계절성과 한정판 전략도 효과를 봤다.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우동 국물 스프 등을 더한 다양한 계절 한정 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이에 힘입어 동절기 판매량은 2014년 대비 200% 증가했다. 지금까지 한정판 누적 판매량은 약 3500만개에 이른다.

팔도는 이번 20억개 판매 돌파를 기념해 공식 SNS 채널을 통한 소비자 참여형 이벤트를 진행한다. 해당 계정에 댓글을 남기면 추첨을 통해 ‘팔도비빔면 기프트박스’를 증정할 예정이다.

이수향 팔도 마케팅1팀장은 “팔도비빔면이 20억개 판매고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소비자들의 관심과 성원이 있었기 때문이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제품 품질 향상과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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