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병주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가 식품 및 유통업계와 협력해 여름철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낮추는 가공식품 할인 대책을 본격 추진한다. 라면, 빵, 음료 등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7~8월 두 달간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유통망 전반에서 공동 행보에 나선다.
농식품부는 지난 4일 주요 식품·유통기업과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여름휴가철 가공식품 가격 안정 방안을 논의했다고 7일 밝혔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6% 상승해 평균 물가상승률을 2배 넘게 웃돌았다. 품목별로는 초콜릿(20.4%), 김치(14.2%), 커피(12.4%)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농식품부는 원부자재 가격, 인건비, 에너지 비용 등으로 식품기업의 원가 부담이 커졌지만, 최근 환율 안정과 팜유·설탕 등의 가격 하락으로 일부 비용 요인이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코코아와 커피 등 일부 품목의 국제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업계는 7~8월 중 할인 행사를 집중적으로 전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치, 라면, 아이스크림, 커피, 음료 등 여름철 수요가 높은 품목이 우선 대상이며, 할인율은 최대 50% 수준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직접 언급했던 라면의 경우, 농심은 지난 3일부터 대형마트에서 할인을 시작했다. 봉지라면과 컵라면 등 품목에 대해 농심은 16~43% 할인과 2+1 행사를, 오뚜기는 10~20%할인과 1+1, 2+1, 3+1 행사 등을, 팔도는 10~20%, 2~50%까지 할인을 적용한다.
빵류는 SPC가 식빵, 호떡, 샌드위치 등을 대상으로 10~50% 할인 또는 2+1 행사를 실시한다. 김치는 CJ제일제당, 대상, 김치협회 공동브랜드인 ‘사계담’ 등 주요 제조사가 온라인몰, 홈쇼핑,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순차적으로 할인에 나선다.
아이스크림, 커피, 음료 부문에서도 빙그레, 롯데웰푸드, 동서식품, 롯데칠성음료, 해태HTB 등이 20~50% 할인 또는 1+1 행사를 통해 여름철 소비자 부담 완화에 동참한다.
할인 행사는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물론, 유통업체의 자체 채널을 통해서도 이뤄진다.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농협 하나로마트, GS리테일 등 주요 유통사들이 자체 기획 행사를 병행할 예정이다.
주원철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이날 배경브리핑에서 "행사 품목의 경우, 기업들이 자체로 마련한 부분이 있고, 라면 등 몇 가지 품목에 대해서는 (정부가) 할인할 수 있는지를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할인 행사가 오히려 수요를 자극해 물가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주원철 국장은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물가가 높아 이를 내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경기침체를 감안하면 소비자분들의 부담을 완화시켜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7~8월에 가공식품 수요가 집중되는 만큼, 향후에도 업계와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며 8월 추가 할인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농식품부는 그간 가공식품 기업의 원가부담 완화를 위해 ▲21개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확대 ▲총 1256억원 규모의 원료구매자금 지원 ▲커피·코코아 수입 부가세 면세 연장 등의 정책적 지원도 병행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