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Z세대 직업 찾기는 틱톡, 인스타 영상으로

[브리핑지] 틱톡 속 현장 일상, Z세대에게 직업의 가치 재발견

인력 유치에 어려움 겪던 직업학교나 숙련기술직에 대한 관심 증가
투명성과 실제 경험 강조한 일상 영상으로 전달하는 채용 정보 더 매력적

  • 기사입력 2025.08.19 09:30
  • 기자명 박주범 기자

더피알=박주범 기자|소셜미디어가 Z세대가 숙련기술을 접하는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3일,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릴스 같은 소셜 미디어에서 작업복, 안전 문제, 월급날 루틴 등 다양한 정보를 솔직하게 공유하는 영상들이 건설, 제조 분야에 대한 진솔한 통찰력을 제공하며 직업학교 등록률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3년,  딜런 힐러(Dylan Healy)는 훈련생들이 타워를 오르는 영상에 매료되어 친구들과 함께 라인맨 훈련센터에 입학했다. 그는 친구의 제안으로 학교 첫날을 기록한 틱톡 영상이 바이럴되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성경을 읽으며 아침으로 프로틴바를 먹고, 신발 끈을 묶으며 잡담을 하거나 다른 훈련생들과 모닥불을 피우고, 게임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모습이 담긴, 배경 음악이나 편집도 없는 일상 영상이었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숙련 근로자들의 영상에서 진로 선택의 영감을 받는다는 Z세대가 많아지고 있다 (사진 = 틱톡캡처)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숙련 근로자들의 영상에서 진로 선택의 영감을 받는다는 Z세대가 많아지고 있다 (사진 = 틱톡캡처)

힐러는 이후 자신의 일과를 공유하면서 틱톡에서 관련 질문들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이러한 노출이 인력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 온 직업학교와 관련 산업 고용주들에게 큰 돌파구가 되고 있다. 수십 년간 입소문에 의존해 온 기업들이 이제 채용 전략을 발전시켜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가 미 노동통계국 인구조사(Bureau of Labor Statistics Current Population Survey)를 분석한 결과, 17세에서 21세 사이의 2년제 직업학교 학위 소지자 비율은 1992년 데이터 수집 이래 작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000년 이후 약 두 배 증가했다.

미국에서 점점 더 많은 Z세대가 직업학교 학위를 취득하고 있다 (사진 = 워싱턴포스트 보도)
미국에서 점점 더 많은 Z세대가 직업학교 학위를 취득하고 있다 (사진 = 워싱턴포스트 보도)

글래스도어의 수석경제학자 다니엘 자오(Daniel Zhao)는 직업학교 등록률의 급등은 젊은 세대가 대학이 더이상 안정적 미래를 보장한다고 생각하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젊은 근로자들은 대학 교육의 가치에 대해 강한 불안감을 갖고 있으며, 다른 연령대에 비해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대신 팬데믹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기업가 정신이 젊은 근로자들의 새로운 소득 창출 방식을 시도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풍력 및 태양광 장비, 휴대폰 기지국, 냉난방, 미용 기술자를 양성하는 직업학교와 협력하는 광고 회사 아토믹 인롤먼트(Atomic Enrollment)의 최고마케팅책임자 톰 노(Tom Noh)는 소셜미디어 영상이 Z세대를 타겟한 광고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사업 초반인 8년 전만 해도 젊은 근로자들이 금융 및 기술 분야와 같은 화이트칼라 직종으로 몰리면서 직업학교들이 심각한 신입생 감소 위기에 처해 있었다.

“당시 채용방식은 주로 취업 박람회와 입소문이었는데, 35세 이상에게는 효과가 있었지만 30세 미만은 이러한 채널에 관심이 없었다. 채용을 위해 학교 방문도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숙련 근로자들의 생생한 작업 영상이 Z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 = 틱톡캡처)
다양한 분야에서 숙련 근로자들의 생생한 작업 영상이 Z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 = 틱톡캡처)

하지만 근로자들의 작업 일상을 공유하고 임금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담긴 틱톡 영상이 급증하면서 상황은 반전되었다.

숙련 근로자들의 게시물을 우연히 접한 젊은이들은 건설 현장, 유전, 풍력 터빈, 송전선 위에서의 삶을 엿볼 수 있게 되었다.

톰 노에 따르면 일부 고객사의 경우, 최대 80%의 학생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회사를 알게 된다.

대형 토목 및 산업 건설업체인 퀘스트 그룹(Kwest Group)의 CEO 라이언 오덴달(Ryan Odendahl)은 소셜미디어 영상 게시 후, 기술직뿐 아니라 프로젝트 매니저나 코디네이터 같은 사무직에도 젊은 구직자들의 관심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스크롤할 때 끌어들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임을 강조하며,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퀘스트에서 일하는 모습을 빠르게 보여주는’ 단편 영상을 게시한다고 밝혔다. 퀘스트는 다음 영상으로 프로젝트 매니저와 콘크리트 마감 작업자의 하루를 준비중이다.

소셜미디어의 숏폼을 통해 Z세대에게 새로운 취업 기회를 여는 곳은 숙련기술 분야 뿐 아니라 제약 회사도 마찬가지다. 영국제약산업협회(ABPI)가 지난 6월 발표한 보고서([Z세대와의 소통: 다양한 인재 파이프라인 구축])도 제약사들에게 소셜미디어 활용을 권고한다. 

이 보고서는 영국의 16세에서 25세 사이의 청소년과 성인, STEM 교사, 진로 상담사, STEM 중심 포커스 그룹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연구는 제약사들이 젊은 구직자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함을 보여준다. 설문 참여자 중 17%만이 제약 회사가 의약품 개발 외에 어떤 일을 하는지 ‘폭넓게’ 또는 ‘잘’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나머지 응답자들은 회사 이름 정도만 알고 있을 뿐, 해당 회사가 의약품 제조 외에 어떤 일을 하는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설문 참여자의 20% 이상은 영국 제약산업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제약산업 내 취업 기회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응답자들은 필수자격, 채용 절차, 향후 진로, 회사 위치, 초봉 등 실질적 고려 사항에 대한 정보를 가장 많이 요청했다. 이러한 정보를 Z세대 구직자에게 어떻게 전달할지에 대해 보고서는 소셜미디어의 막대한 영향력을 강조했다.

영국제약산업협회의 새 보고서는 Z세대 인재 채용을 위해 소셜미디어 활용을 권고한다 (사진 = abpi.org.uk)
영국제약산업협회의 새 보고서는 Z세대 인재 채용을 위해 소셜미디어 활용을 권고한다 (사진 = abpi.org.uk)

또, 젊은이들이 잠재적 직업 결정에 활용한 리소스로 소셜미디어는 구직 사이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고, 취업 박람회, 학교 취업 포털, 회사 웹사이트 등 전통적 경로보다 앞섰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이 진로 문제에서 가장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소셜미디어로 각각 응답자의 약 절반이 지지한 반면, 네트워킹 전용 소셜미디어인 링크드인은 36%에 그쳤다.

응답자들은 소셜미디어 콘텐츠가 직장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진로 선택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가장 유용하거나 흥미로운 콘텐츠는 직원들의 이야기와 일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짧은 ‘비하인드 스토리’ 영상들이다.

ABPI는 공식적인 링크드인보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Z세대는 세련된 기업 메시지보다 투명성과 실제 경험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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