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병주 기자 | K푸드의 인기가 어느 때보다 뜨거운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도 한식의 대중적 인지도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Bibimbap(비빔밥)’, ‘Korean BBQ(한국식 바비큐)’ 같은 단어는 이제 낯설지 않은 표현이 됐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한 애니메이션 ‘K-POP 데몬 헌터즈’ 속 주인공들이 김밥과 분식을 즐기는 장면은 이미 SNS에서 화제를 모으며 바이럴을 탔다.

기존에 뉴욕·LA 등 대도시 한인 셰프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중심으로 소비되던 K푸드는 이제 브랜드화된 메뉴와 제품으로 미국 각 주의 소도시까지 현지 유통망을 타고 퍼져나가는 모습이다.
미국 소비자들의 식품 소비 패턴은 구글 검색 데이터 상으로도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기반 마테크 기업 어센트코리아의 ‘리스닝마인드’ 분석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시장에서는 냉동식품, 라면(누들), 소스류가 주요 트렌드 키워드로 부상했다. 또 단순한 검색량 증가를 넘어 브랜드 인지도, 유통 채널, 소비 맥락 전반에서 변화의 징후가 확인됐다.
냉동식품·간편식, ‘Healthy’가 진입점
미국 냉동식품·간편식 시장은 최근 3개월간 월평균 약 578만 건 검색, 약 10만개의 키워드를 드러내며 크나큰 잠재 수요를 보여줬다. 논브랜드 키워드 조사 결과, 현지에서 가장 검색량이 높은 키워드는 ‘냉동 요거트(Frozen Yogurt)’로 나타났다.
특히 여름철(5~7월) 월간 최고 검색량은 약 55만회에 달했다. 이는 시원한 디저트 수요와 함께 칼로리 부담이 적은 아이스크림 대체재로서 인기를 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 내 주요 관심 카테고리는 냉동식품, 디저트·간식, 유통채널, 조리기기 순으로 나타났다. 피자·모짜렐라스틱·어니언링 같은 간편 메뉴부터 요거트·아이스크림·와플 등 디저트류까지 인기가 높았고, 코스트코·월마트·트레이더 조스 등이 대표 유통 채널로 꼽혔다.
특히 ‘Healthy frozen meal(건강한 냉동식품)’이라는 모순적 키워드는 소비자 진입점(CEP)으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검색 전후로는 배달음식과 연계되거나 ‘암 환자’, ‘아이 엄마’, ‘Bereavement meal ideas(애도 기간 식사)’ 같은 구체적 상황 맥락이 드러났다. 체중 관리, 환자식, 저탄수 다이어트, 밀프렙(Meal prep) 등 다층적 수요가 교차한 점도 특징이다.
‘잠재 고객’들이 많이 출현하는 최상위 URL(관련 노출 채널)로는 월마트, 건강 전문 매체인 헬스라인(Healthline), 레딧이 대표적이었다.
불닭과 고추장 승승장구 속, 대체제는 ‘이것’
라면 카테고리에서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Buldak Ramen)이 월간 2481만 회 이상 검색되며 압도적 존재감을 보였다. 최근 3개월간 검색량은 516% 급증했으며, 특히 7월 중순 이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레딧·틱톡에서 확산된 ‘불닭 챌린지’가 주요 진입 경로였고, 이후 소비자들은 구매처, 후기, 스코빌 지수, 채식 옵션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탐색했다.
불닭볶음면은 구매 여정 전반에서 새로운 맛이나 제품군, 카르보나라 컵과 가격, 구매 후기 정보 등 다양한 키워드를 생성하며 ‘밈’과 제품군 확장을 동시에 이끌어냈다.
반면 신라면은 전통 브랜드로서의 제품 자체의 정보 탐색에 집중되었으며, 비건·할랄 옵션에 대한 관심도 확인됐다.

소스류에서는 고추장이 월 40만 건 이상 검색으로 가장 높은 관심을 모았다. 뒤이어 쌈장, 된장이 순위를 이었다.
고추장맛 스팸, 고추장 쿠키 등 제품 확장이 눈에 띄는 가운데, ‘Substitute(대체재)’ 검색도 활발했다. 이러한 대체제를 찾는 소비자들은 비건·덜 매운 맛을 주로 찾으며, 토마토소스, 칠리 갈릭소스, 동남아시아 소스인 스리라차나 삼발을 주요 대안으로 삼았다.
외식·HMR·집밥 교차…K푸드 스토리텔링 기회 확대
소비 맥락은 외식, HMR(가정간편식), 집밥이 교차하는 구조를 보였다. 울타리(Wooltari), H mart, 이마트 컬리 등 한류 기반 유통 채널과 함께 비빔밥, 떡볶이, 국밥 등 전통 메뉴 관심도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최근의 리스닝마인드 데이터는 소주·막걸리 같은 전통 주류와 떡볶이 같은 길거리 음식류에 대한 미국 내 관심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브랜드 중심이 아닌 메뉴 중심의 진입 경로가 강하게 나타나는 가운데, 젊은 층과 로컬 소비자들은 이국적이면서도 접근 가능한 메뉴에 집중하고 있으며, 전통 주류의 급격한 관심 증가는 향후 미국 내 K푸드 시장에서 음료 브랜드 확장의 기회로 해석된다.
어센트코리아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 데이터에서 확인된 CEP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향후 브랜드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며 “SEO를 넘어 GEO 기반 미디어 전략과 건강·뷰티·문화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확산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