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美 스킨케어, 검색 시작은 ‘디오디너리’

[리스닝마인드 클럽] K-뷰티의 주무대, 인기 검색어는

‘산호초 보호’ 선크림·주사피부염 치료 키워드 급증
레티놀·글리콜산 등 기능성 성분 중심 탐색 강화
세라비는 비교, 뉴트로지나는 검증하는 소비자 여정

  • 기사입력 2025.07.22 13:39
  • 기자명 김병주 기자

더피알=김병주 기자 | K-뷰티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 시장에서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한국 뷰티 기업들에게는 현지 소비자 트렌드에 대한 이해와 맞춤형 전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약 2조 원어치의 한국산 화장품이 판매되며, 한국은 프랑스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미국 수입 화장품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지난해 미국 내 화장품 수입액 중 한국산 비중은 22%로, 프랑스(16.3%)와 캐나다(13.5%)를 앞질렀다. 그간 북미 뷰티 산업은 프랑스와 캐나다가 주도해 왔지만 최근 K-뷰티가 가성비 화장품으로 입소문을 타며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차별화된 성분과 기능성, 자극을 줄인 피부 친화적 특성이 부각된 점도 주효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미국 이커머스 내 K-뷰티 판매액의 85%가 스킨케어 제품에서 발생할 정도로 기초 화장품 중심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이 같은 흐름은 디지털 마케팅과 글로벌 유통망 확장 전략, 그리고 대기업보다 인디·중소 브랜드들의 선전이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28% 증가한 50억2000만 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전체 화장품 수출액(74억 달러)의 약 68%를 차지하는 수치다.

조선미녀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주목받는 뷰티 브랜드로, 구다이글로벌이 전개 중이다. 전통 한방 성분을 현대적인 기술로 재해석한 맑은쌀 선크림, 인삼 아이크림 등이 대표 제품이다. 사진=조선미녀 제공
조선미녀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주목받는 뷰티 브랜드로, 구다이글로벌이 전개 중이다. 전통 한방 성분을 현대적인 기술로 재해석한 맑은쌀 선크림, 인삼 아이크림 등이 대표 제품이다. 사진=조선미녀 제공

K-뷰티, 美 시장 점유율 1위 등극…현지 대세는 ‘선크림·레티놀’

빅데이터 분석 기반 마테크 기업 어센트코리아는 2025년 상반기 미국 스킨케어 시장의 소비자 검색 흐름을 분석했다. 최근 3개월간 월 평균 2200만회의 검색과 56만개 이상의 연관 키워드, 약 1만5000개의 토픽(주제)을 수집한 결과다.

분석 결과 프랑스 화장품인 ‘라로슈포제(15만1240회)’와 한방 화장품을 내세운 K-뷰티 브랜드 ‘조선미녀(Beaty of Joseon, 13만7738회)’가 미국 현지 브랜드인 ‘엘타엠디’(14만7956회), 뉴트로지나(13만433회) 등과 비슷한 월 평균 검색량을 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모습이 확인됐다.

한국(Korean) 스킨케어 제품을 찾는 검색량은 월 평균 7만4774회로 나타나며 미국 내 K-뷰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줬다.

미국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스킨케어 제품은 ‘선크림’이었으며, 개인 피부보호보다 산호초에 피해를 주지 않는 ‘리프 세이프’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미국 소비자들은 지난 12개월간 선크림과 관련된 검색을 약 4900만회 이상 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검색량 기준 가장 많이 검색된 토픽은 선크림(538만1577회)이었고, 제품 카테고리 외에도 개별 제품, 성분, 피부 상태 등 소비자의 의도(인텐트)를 드러내는 다양한 토픽이 나타났다. 

산호초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리프 세이프 선크림 관련 검색은 월 평균 11만9248회로 높게 나타났는데, 검색 흐름 분석 결과 소비자들이 하와이 주의 법률 및 허용 브랜드·성분에 대한 검색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지난 2021년부터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해 하와이에서 세계 최초로 ‘선크림 금지법’이 발효되며 옥시벤존과 옥티노세이트 성분이 포함된 자외선차단제를 쓸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어센트코리아는 “미국 소비자들은 선크림 제품 구매 시 리뷰와 추천을 신뢰하는 경향이 뚜렷하며, 특히 미네랄 선크림(월 39만8901회)에 대한 관심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와이 주 의회는 산호초 보호를 위해 화학물질인 옥시벤존과 옥티녹세이트가 포함된 자외선차단제의 사용과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사진은 하와이 호놀룰루 와이키키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 사진=AP/뉴시스
하와이 주 의회는 산호초 보호를 위해 화학물질인 옥시벤존과 옥티녹세이트가 포함된 자외선차단제의 사용과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사진은 하와이 호놀룰루 와이키키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 사진=AP/뉴시스

스킨케어 성분 중에서는 피부 노화 방지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 A의 일종인 ‘레티놀’(월 평균 135만7686회)이 가장 많이 검색됐고, 뒤이어 히알루론산(131만641회), 비타민 B3의 일종인 나이아신아마이드(91만3241회), 비타민 C(62만3049회), 각질 제거 및 피부 톤 개선에 주로 쓰이는 글리콜산(60만3395회) 등이 상위를 차지했다.

레티놀은 피부 세포의 재생을 유도하고 콜라겐 합성을 촉진해 주름·탄력 개선을 위한 안티에이징 제품의 핵심 성분으로 꼽히며 몇 년 사이 그 존재감이 커졌다. 특히 소비자들은 레티놀이 무엇인지, 사용법과 효능 등을 폭넓게 탐색하고 후기와 제품 비교 등을 함께 곁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 부위 중에서는 얼굴 관련 스킨케어 키워드가 월 평균 253만6058회로, 그 뒤를 이은 바디(29만7276회), 모공(9만5675회)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대표 키워드로는 마스크팩(13만5000회), 세라비 페이스워시(9만500회), 얼굴용 각질 제거 스크럽(6만9500회)가 있었다.

브랜드 측면에서는 세라비(11만5079회)와 뉴트로지나(6만340회), 파녹실(5만6068회)이 얼굴 관련 키워드로 가장 자주 언급되며 클렌징과 트러블 케어 제품에 대한 신뢰와 선호를 보여줬다.

“울긋불긋 얼굴은 싫어” 의학적 접근·루틴 중심 검색 증가

미국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피부 고민 관련 토픽은 주로 코와 뺨 등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인 ‘주사피부염’(108만2031회)이었고, 색소침착(99만2212회)과 주름(89만395회)이 그 뒤를 이었다. 주사피부염을 완화할 수 있는 치료 방법과 전문적인 피부과 상담도 적극적으로 탐색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이와 관련해 항생제인 메트로니다졸(3만5422회), 여드름 및 색소 침착을 치료하는 아젤릭산(2만9425회) 등 성분과 레이저 치료(2만6286회)에 대한 검색도 같이 나타났다.

'그거 색소침착이니(Is that Hyperpigmentation)' 밈은 2019년 미국의 한 소녀가 엄마의 얼굴을 그리는 과정에서 색소침착을 크게 강조하고 민망해하는 모습이 유행을 타면서 유명해졌다. 사진=ViralHog 유튜브 공식 계정 캡처.
'그거 색소침착이니(Is that Hyperpigmentation)' 밈은 2019년 미국의 한 소녀가 엄마의 얼굴을 그리는 과정에서 색소침착을 크게 강조하고 민망해하는 모습이 유행을 타면서 유명해졌다. 사진=ViralHog 유튜브 공식 계정 캡처.

월평균 검색량 기준 상위 연관 키워드 중에서는 색소침착(58만3666회)가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올해 1월 미국 내 틱톡 금지 이슈로 소비자들이 틱톡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된 가운데, 2019년에 유행한 ‘색소침착’ 밈이 더불어 회자되면서 일어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그 뒤를 이은 급증 키워드는 주사피부염(36만8333회)과 히알루론산(24만6000회)으로 나타났다.

어센트코리아는 “미국 소비자들은 증상 설명을 넘어 실질적인 치료 옵션, 전문가 상담, 효과적인 성분을 중심으로 검색을 하고 있다”며 “이는 스킨케어 정보 탐색이 뷰티 중심에서 보다 의학적인 접근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피부 상태에 가장 적합한 스킨케어 제품을 찾기 위해 ‘최고의(180만9355회)’ 제품 관련 토픽을 가장 많이 검색했는데, 제품 유형과 피부 고민을 조합한 검색이 일반적인 것으로 나타나며 개인 맞춤형 추천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와 함께 동아시아 전통 미용 요법인 괄사(Gua Sha, 8만67회)와 페이스 오일을 함께 사용하는 루틴에 대한 검색 흐름이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사가 제품 중심에서 루틴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확신의 ‘디오디너리’, 검증받는 ‘세라비·뉴트로지나’

가장 높은 인지도를 보인 3대 상위 스킨케어 브랜드는 캐나다의 ‘디오디너리’(41만7273회), 미국의 ‘세라비’(32만5366회)와 ‘뉴트로지나’(27만8614회)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개별 키워드 기준으로는 세라비 페이스 워시(9만500회)가 가장 많이 검색됐고, 뒤이어 디오디너리 글리콜산(5만6833회)와 뉴트로지나 선크림(3만9033회) 순이었다.

이들 브랜드는 소비자의 인식 단계와 탐색 경로에서 각기 다른 전략적 접점을 형성하고 있다. 디오디너리는 검색 여정의 출발점으로 기능하며, 특정 제품명을 정확히 입력해 탐색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글리콜산·히알루론산·아젤릭산 등 기능성 성분과 농도를 중심으로 검색되며, 레딧(Reddit) 등 커뮤니티에서 실사용 후기를 통해 제품 안정성과 부위별 활용성을 검토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디오디너리는 뷰티 산업의 가격 책정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캐나다 기업 데시엠의 11번째 브랜드다. 사진은 디오디너리의 대표 브랜드인 '디오디너리 글리코릭 애시드' 제품. 사진=디오디너리 홈페이지 캡처
디오디너리는 뷰티 산업의 가격 책정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캐나다 기업 데시엠의 11번째 브랜드다. 사진은 디오디너리의 대표 브랜드인 '디오디너리 글리코릭 애시드' 제품. 사진=디오디너리 홈페이지 캡처

세라비는 대표 제품인 페이스워시 외에도 레티놀 세럼, 틴티드 선크림, 비타민 C 루틴 등 기능성 제품군이 유입 경로로 작동하고 있으며, 비교 검색을 통해 선택지가 좁혀지는 방식으로 소비자 여정이 구성된다. 특히 자외선 차단 제품과 클렌징 제품 간의 조합 검색이 활발했고, 제품의 강도·민감도에 따른 적합성 탐색이 두드러졌다.

어센트코리아는 "세라비는 경쟁 브랜드와의 비교 속에서 합리성·안정성·친숙함을 무기로 선택되는 브랜드"라고 분석했다.

뉴트로지나는 하이드로 부스트와 울트라 쉬어 라인을 중심으로 보습·자외선 차단 기능이 결합된 제품군에 대한 관심이 뚜렷했다. 특히 젤 타입 보습제와 기능성 선크림에 대한 검색이 늘어나며, 기초 케어를 넘어 라이프스타일형 스킨케어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이 강화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일반적인 피부 고민에서 시작한 검색 여정 속에서 ‘제품 단종 여부’, ‘피부과 추천 제품 여부’, ‘지성·여드름 피부 적합성’ 등 제품의 지속성과 안정성에 대해 반복적으로 질문했다. 또 소비자의 성분 리터러시가 높아지면서 히알루론산, 모공을 막아 여드름을 유발할 가능성이 낮은 ‘논코메도제닉’ 등 전문 용어가 검색 초반부터 나타나는가 하면, ‘크림 vs 젤’, ‘펌프 vs 튜브’ 등 제형 및 포장 옵션 키워드가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어센트코리아는 "뉴트로지나는 다양한 제품 선택지가 존재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반복 탐색과 검증 과정을 통해 신뢰를 형성하는 브랜드로 기능한다"며, "이는 브랜드 충성도보다는 합리적 소비자 판단이 작동하는 전형적 여정"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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