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병주 기자 | 한 번쯤 먹어본 건강기능식품을 이제는 ‘어떻게’ 먹을지가 중요해졌다.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이 고관여 소비의 영역으로 진입하면서, 소비자들은 단순한 보조제가 아닌 자기 관리 수단이자 개인화된 라이프스타일 도구로 건기식의 명과 암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건기식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소비자의 비율은 82.6%에 이른다. 연령별로도 다이어트, 육아, 갱년기, 만성 질환 등 생애주기별 니즈에 따라 검색 행태가 달라지는 가운데, 성분 간의 조합 방식과 효능의 최적화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기반 마테크 기업 어센트코리아는 매달 다른 주제로 소비자들의 검색 데이터로부터 이들의 암시적인 의도(인텐트)를 분석해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인텐트 데이터 리포트를 발행하고 있다. 지난 2022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구글과 네이버에서 발생한 검색어 및 검색 결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된 건기식 시장 리포트는 국내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연령대별 관심사, 그리고 건기식의 성분 및 조합과 관련한 마케팅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특히 건기식 관련 관심사는 연령대별로 확연히 변화한다는 점과 더불어,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성분(오메가3, 마그네슘)과 최근 떠오르는 성분(효모스페르미딘, 벤포티아민), 그리고 어떤 영양제를 같이 먹으면 되고 어떤 건 안 될지의 조합에 대한 고민이 검색어 분석을 통해 뚜렷하게 드러났다.
리포트에 따르면 2025년 국내 건기식 시장은 소비자들의 구매 경험률이 증가하는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 리스닝마인드 허블로 건기식 관련 키워드들을 분석한 결과 건기식 시장의 연간 총 검색량은 약 2억9000만건, 최근 3개월 기준 월 평균 검색량은 2400만 건으로 드러났다. 또 여성의 검색비중이 68%로, 32%를 기록한 남성보다 약 2.12배 높았으며, 연령대별로는 50대, 40대, 30대 순으로 검색량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검색량 추이에서 큰 폭의 증감은 없던 가운데, 연간 총 검색량 키워드 중 ‘오메가3’가 약 331만7500건으로 가장 높은 검색량을 보였다. 이어 글루타치온(약 312만8600건), 아르기닌(약 238만3000여건), 콘드로이친(약 234만7800건), 비타민D(약 223만2900건)의 순서로 검색량이 많았다.
소비자들은 건기식과 관련해 단일 요소나 성분뿐만 아니라 상황 맥락과 니즈에 맞게 구체적으로 탐색하는 특성을 보였다. 구체적으로는 성분 카테고리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자주 검색한 토픽(주제)는 ‘유산균’(월 평균 191만6663건)이었다.
특정한 상황이나 고민거리를 나타내는 검색 토픽 중에서는 ‘갱년기’(42만1526건)에 이어 '면역력'(25만1498건)이, 목적 및 니즈를 나타내는 토픽 중에서는 ‘혈당’(127만5813건)이 압도적인 수준으로 드러났다. 건기식 구매를 결정하는 요소 중에서는 ‘효능’(99만5129건)이 가장 주요했고, 뒤이어 ‘추천’(68만7517건)을 받으려는 의사가 강하게 드러났다.

다이어트에서 육아, 갱년기로…세대별 인텐트 분화 ‘뚜렷’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개별 건기식 제품보다는 기능(효능) 키워드 검색이 두드러졌다. 논브랜드 토픽 중 20대에서는 ‘비타민’(월 평균 9만4054건)이 가장 많았는데, 이외에도 체내에서 생성되는 신호전달, 인슐린 분비 및 지방대사 관여 물질인 ‘이노시톨’(5만9466건), 디톡스(2만2564건), 여드름(1만8060건) 등 외형·체형 관리에 관련된 이슈가 부각되었다.
일례로 20대의 핵심 관심사 키워드 중 하나인 ‘다이어트 영양제 추천’(390건)과 관련해 해당 검색어의 전·후 3단계에 걸쳐 검색된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채소 대체 영양제 선택’과 ‘단식 시 영양제 사용법’이라는 구체적인 검색 맥락이 드러났다.
이는 소비자들이 다이어트 과정에서 부족해질 수 있는 영양소를 영양제로 보완하고자 하면서 채소 섭취에 대한 대안으로서 영양제가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 또 특정 다이어트 방식 중에서도 간헐적 단식에 최적화된 영양제의 종류와 섭취 시점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30대에서는 ‘유산균’(34만4243건) 토픽이 가장 많이 검색된 가운데 ‘임산부’(179만9622건), 아기(8만3744건), 임신(5만8981건) 등 출산·육아 라이프스타일이 두드러졌다.
30대 소비자의 임신·출산·육아 중심 니즈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키워드로는 ‘아기 유산균 추천’(1256건)과 ‘임신 준비 영양제 추천’(520건) 키워드를 들 수 있다. 신생아에게 비타민D를 보충해줄 시점, 아기에게 유산균을 먹이면 좋을 기간 등을 연관 질문으로 던지는 부모들은 아기의 건강을 위해 전반적인 영양 성분과 조합·최적의 제품을 찾는 경향을 보여준다.
어센트코리아 관계자는 “이는 유산균이 아기들의 면역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검색 결과 유산균 외에도 비타민, 미네랄 같은 다른 영양소는 물론, 수면, 식습관 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검색 결과 페이지가 많이 노출되면서 소비자들이 보다 포괄적인 아기 건강 솔루션을 찾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임신 준비 영양제 추천’이라는 키워드와 관련해서는 출산 후 영양관리를 걱정하는 수유부, 임신 준비 중인 예비 엄마, 그리고 출산 후 선물을 고민하는 친구 또는 가족 소비자 총 3가지의 각기 다른 배경과 의도를 지닌 페르소나가 나타났다.

40대에 들어서는 가족 건강과 신체 변화를 관리하려는 수요가 혼재되어 나타났는데, 가장 많은 검색량을 차지한 ‘갱년기’(30만5173건) 외에도 ‘어린이’(9만9343건), 증상(9만3340건) 등의 토픽이 이를 드러냈다.
특히 수험생(1043건), 여성호르몬(446건) 영양제를 추천받으려는 키워드가 나타났는데, 비타민 B군, 체력 개선 등 공부에 필요한 에너지를 보충하고 집중력을 높이는 제품을 찾는 수요와, 뇌 건강 및 집중력 증진 영양제를 통한 스트레스, 피로 극복 효과를 기대하는 니즈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또 여성호르몬 영양제와 관련해 대두에 함유된 생리활성물질로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이소플라본’과 식물성 호르몬을 이해하려는 니즈가 드러나며 소비자들이 호르몬 균형을 위한 자연 유래 성분의 효과와 안전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정보 중심형 소비 특성을 보여주었다. 아울러 ‘호르몬과 비만의 상관관계’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들로부터 자신에게 적합한 영양제를 통해 비만을 예방하거나 관리하려는 욕구가 드러났다.
50대 이상에서는 질환 예방과 기능성 중심의 실질적인 건강 관리 니즈가 뚜렷해졌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효능’(87만4028건) 토픽과, 바로 뒤를 이은 ‘오메가3’(83만699건) 외에도, 연골 구성 성분 중 하나인 ‘콘드로이친’(74만4664건), 혈당(55만6929건)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졌다.
성분보다 ‘조합’, 효능보다 ‘맥락’…높아진 소비자 민감도
건기식 시장에서 형성되는 ‘성분’ 트렌드도 주목할 만하다. 오랜 시간 꾸준히 소비되는 핵심 기능성 원료인 ‘스테디 성분’과, 특정 효능 및 타깃에 특화된 신흥 성분군인 ‘니치 성분’은 각기 다른 검색 특성을 보이며 소비자들의 인지적 흐름을 변화시키고 있다.
스테디 성분인 오메가3, 마그네슘 등이 검색 키워드 상위권에서 확인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제품 관여도가 높아지면서 다른 성분과의 조합 등을 고려하는 실용적인 소비 행태가 확산하고 있다.

단일 키워드 중 검색량이 가장 많은 오메가3(2025년 3월 검색량 35만1500건)의 소비자 검색 경로를 90일 간격으로 비교해보았을 때, 효과·효능 및 섭취 용량을 주로 검색했던 90일 전과 달리 현재는 rTG(오메가3 지방산의 일종인 재에스터화 트리글리세라이드)라는 연관 키워드가 새롭게 연결되며 종근당, 나우푸드 등 연관 브랜드가 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마그네슘(3월 검색량 15만8500건)의 경우 90일 전과 달리 현재 검색 경로에서 아연, 칼슘, 미네랄 등 다른 성분 키워드가 새로 연결되는 모습을 보이며 소비자들의 인식이 확장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최근 검색량이 빠르게 증가한 니치 성분 키워드로는 ‘효모 스페르미딘’(1만5800건)과 ‘벤포티아민’(1만9700건)이 있다. 세포 재생 및 노화 방지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스페르미딘은 지난 3월을 기점으로 검색량이 발생했으며, 이는 노화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 증가, 뉴트리 등 관련 브랜드의 제품 론칭, 방송 노출 등 외부 자극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특히 소비자들은 ‘새치 및 흰머리’ 개선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스페르미딘 성분을 찾는 모습을 보이며 구체적인 외모 개선 목적을 나타냈다.
지난해 6월을 기점으로 검색량이 증가한 벤포티아민은 비타민 B1(티아민)의 일종으로, 심장·신장·신경 및 두뇌 건강 유지에 사용된다. 검색 경로 분석 결과 소비자들이 푸르설티아민 등 유사 성분을 기반으로 한 확장 탐색과 비타민 B1, B12 등 관련 제품군에 대한 구체적인 수요를 나타내며 비타민군 전반을 포괄적으로 이해하려는 성향을 드러냈다.
서로 다른 영양제를 조합해서 섭취하려는 니즈도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필수 영양소 조합을 일컫는 ‘오마비디씨유’(오메가3, 마그네슘, 비타민 B·D·C, 유산균),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필수 영양제 조합인 ‘오마비’(3580건) 키워드는 관련 콘텐츠의 확산과 더불어 인지도 및 관심도 동반 상승의 효과를 누렸으며, 90일 전의 검색 경로와 대비해 아이허브, 고려은단, 종근당, 나우푸드 등 구체적인 브랜드 키워드와 실질적인 구매 의사가 더 강하게 연결되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영양제 조합과 관련해서는 소비자의 구체적인 니즈를 드러내는 2개의 그룹이 드러났다. ‘여성 및 연령별 맞춤 영양제’ 추천 목적을 가진 소비자들은 복용 시점과 주의사항, 피임약 복용 시 권할만한 영양제 등 단순한 성분 선택을 넘어 성별, 라이프스타일, 복용 조건에 맞춘 맞춤형 활용 방식을 알아보는 모습을 보였다.
또 ‘운동과 헬스 영양제’ 추천 목적을 가진 소비자들은 아르기닌과 크레아틴의 복합 섭취 효과, 피트니스 초보자로서 먼저 먹으면 좋을 영양제, 사용 후 경험담 등을 질문하는 모습을 보이며 운동 목적에 따른 최적의 조합과 경험 기반 정보를 통해 자신의 선택을 검증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반대로 ‘같이 먹으면 안 되는 영양제’를 검색하는 소비자들로부터 영양제 간 조합에 대한 불안감이 드러나기도 했다. 건강에 관심이 많거나 항생제를 복용 중인 소비자들로부터 ‘약 복용 중 조합 관리’를 알아보고자 하는 의도가, 건강을 중시하는 중년 혹은 영양제 복용이 불안한 소비자들로부터는 ‘코큐텐(세포가 에너지를 생성할 때 필요한 자연 생성 효소)과 비타민의 수면 및 건강 효능’ 등을 파악하려는 목적이 드러났다. 특히 코큐텐과 비타민C를 복용할 때 불면증에 영향을 끼치는 지 궁금해 하는 소비자들의 의도가 두드러졌다.
어센트코리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영양제 복용 안전에 대한 민감도와 정보 탐색 성향이 높아지며 신중한 소비 성향이 나타났다”며 “전자에서는 영양제 간 조합의 부작용 가능성, 약물과의 복용 간격과 순서, 타이밍 등을 세심하게 고려하고, 후자는 섭취 궁합에 대한 불안과 효능 극대화에 대한 기대가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