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SNS에는 ‘보여지는 나’를 의식한 정제된 글을 올리지만 실제 이들의 포털 검색 기록에는 솔직한 내면과 평범한 일상 속 궁금증이 담깁니다. 어센트코리아는 검색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리스닝마인드 허블'을 이용해 소비자가 원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것을 분석합니다. 매월 열리는 오프라인 모임 ‘리스닝마인드 데이터 인사이트 클럽’에서 업계별 고객 관심 키워드를 짚어봤습니다.
더피알=김민지 기자 | 한국이 일본 화장품 수입 시장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특정 국내 브랜드 제품이 일본에서 입소문이 나는 등 일본 내 한국 화장품 인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일본의 대표 포털사이트 구글재팬의 검색 데이터 상으로도 한국 화장품 쇼핑 및 의료 관광 수요가 높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국내 기업의 일본 시장 진출 미래가 밝을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3년 국내 화장품 생산·수입·수출 통계를 집계한 결과, 일본 내 수입 화장품 중 우리나라 화장품은 21.6%로, 프랑스(19.8%)를 제치고 2022년부터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 뷰티가 K-팝, K-드라마 등 한국 대중문화의 일본 내 인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품질과 가성비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 일본 소비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뷰티 브랜드들이 일본 시장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일본의 포털사이트 검색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마케팅 테크 기업 어센트코리아는 자사 솔루션을 활용해 뷰티 제품의 일본 맞춤 타기팅 전략을 분석했다.
세계 3위 화장품 시장인 일본은 검색 데이터 규모도 한국에 비해 월등히 큰 것으로 확인됐다. 피부 타입·고민, 스킨케어 성분, 메이크업 관련 키워드로 연간 검색 데이터 규모를 집계한 결과 한국(4억3000만 건, 네이버·구글코리아 합산)에 비해 일본(16억6000만 건, 구글재팬)은 약 4배 높았다.
연관 키워드도 한국은 44만 개, 일본은 170만 개이며 주제에 따라 묶여지는 토픽 수도 각각 10만 개, 46만 개로 큰 차이를 보였다. 압도적인 시장 규모 차이에 더해 가속화되는 한국 화장품의 인기까지, 국내 기업 입장에서 일본 시장은 놓칠 수 없는 고수익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어센트코리아는 국내 기업들에 검색 데이터 분석을 통한 각국의 소비자 니즈 파악 전략을 제안했다. 검색 데이터는 편향이 적고 고객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는 전수 데이터라는 면에서 각국 소비자의 관심사를 심도 있게 분석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전략을 활용해 9월 26일 ‘리스닝마인드 데이터 인사이트 클럽’ 세미나에서 ‘기미케어’ 관련 소비자 인사이트 분석 사례를 공개했다.

다가오는 가을을 맞아 각국 소비자 모두 주된 피부 고민은 ‘기미·검버섯’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미 제거’라는 키워드 전후의 검색 여정으로는 두 국가에서 서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한국 소비자는 제거를 위한 ‘레이저’ 외에 ‘화장품·크림·연고’를 연이어 검색했다면 일본 소비자는 ‘추천 피부과’, ‘레이저의 경과와 실패’, ‘피부과 기미제거 비용’, ‘가정용 기미제거 레이저 리뷰’ 등 피부과 레이저 시술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그렇다고 크림·연고류가 일본에서 인기가 떨어진다는 분석을 내기에는 섣부르다. 검색어 중에는 ‘한국 화장품 기미제거 효과 좋은’이라는 긴 키워드가 도출될 정도로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검색어와 전후 연결돼 있는 키워드 중에는 ‘한국 기미제거 여행’, ‘한국 기미제거 병원 추천’ 등이 도출돼 피부케어를 위한 한국 관광 니즈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화장품 브랜드와 성분 선호도에서도 국가별 차이가 명확히 드러났다. 국내에서는 동국제약의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와 대웅제약·디엔코스메틱스의 ‘이지듀’ 제품 검색량이 눈에 띄게 많았다. 특히 센텔리안24의 기미앰플은 관련 키워드를 여러 번 반복해 검색하는 ‘양방향 패턴’이 나타나 소비자의 높은 관심도가 두드러졌다.
이지듀 제품은 지난해 10월 올리브영 입점 후 진행됐던 여러 마케팅 행사로 검색량 증대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올리브영 기미패치’의 전후 검색 경로를 살펴봤을 때 올해 4월에는 뷰티 브랜드 파넬의 제품과 이지듀 제품 관련 검색 키워드 수가 비슷했다면, 90일 뒤인 7월에는 이지듀의 키워드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특정 성분을 검색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그 중 ‘하이드로퀴논’은 월 평균 검색량이 42만 건이었는데 1만4000건에 불과한 한국의 검색량과 비교하면 약 30배는 더 많다. 또 검색량이 가시적으로 는 것은 한국의 경우 2023년부터였지만 일본은 2020년부터 꾸준히 높은 상태로 유지돼 하이드로퀴논 자체를 찾는 소비자가 이전부터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국내 제품의 하이드로퀴논 성분의 기미 치료제 중에는 태극제약의 ‘도미나크림’이 일본 소비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한국 화장품 기미제거 효과 좋은’이라는 검색어의 전후 키워드에는 ‘하이드로퀴논 한국화장품’과 함께 ‘도미나크림 하이드로퀴논’, ‘도미나크림 사용법’ 등이 하나의 큰 검색 주제로 잡힐 만큼 일본 소비자의 도미나크림 구매 니즈가 엿보였다.
일본 소비자들이 도미나크림과 함께 검색하는 한국 경쟁사 브랜드는 토니모리, 라네즈, 애플린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에서는 동아제약의 ‘멜라노사 크림’, 메디필의 ‘멜라논 엑스’, 한미약품의 ‘프로캄 레드엑스’ 등이 도미나크림의 전후 검색 키워드로 도출됐다.
이외에도 일본 소비자들은 한국과 달리 ‘남성용’ 기미제거 크림에 대한 수요가 있으며, 기미제거 화장품의 ‘실패 후기’를 꼼꼼히 찾아보는 검색 경향을 보였다. 또 자국 브랜드 제품으로 고바야시 제약의 ‘케시민 크림’의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발표를 맡은 어센트코리아 심나영 프로는 “’한국 화장품 기미제거 효과 좋은’처럼 길게 키워드를 소비자들이 정말 검색한다”며 “이를 분석해 일본 화장품이 아닌 왜 한국 화장품을 찾는지, 이들의 페르소나는 어떻게 되는지 등 기업 입장에서 소비자에게 궁금한 점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검색 데이터는 자국민이 직접 검색하는 것이라 트렌드에 맞춰 그 국가에서 쓰는 표현들을 알아내기에도 용이하다”며 “일본인들의 소비검색 여정과 문화적인 요소를 살피고 한국과 어떻게 다른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지 비교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