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식품부터 자동차까지… 구독, 소비를 장악하다

[스마트 구독경제②] 스타벅스·삼성전자·현대자동차 구독 전략

New 갤럭시 AI 클럽, 잔존가 보상 높은 상위 모델 선호 이끌어
버디 패스, 방문 빈도 50% 증가…대기시간·가격 체감 개선 효과
차종 5개 추가한 현대 제네시스 셀렉션 “간편결제로 월 10% 할인”

  • 기사입력 2025.02.17 08:00
  • 기자명 김병주 기자

더피알=김병주 기자 | 한때의 트렌드라 생각했던 구독경제가 기업들의 핵심 사업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인 혜택을 제공하면서도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더 쉬워진다는 장점 덕에, 최근 들어 식음료·전자·차량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기업들이 구독 서비스로 소비자 접점을 강화하고 있다.

스타벅스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는 각기 구독 서비스를 통해 고객 경험을 제고하고 있다. 먼저 써보게 하면서 더 확실한 구매를 유도하는 자사 구독 서비스로 매출 증대와 충성 고객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다.

스타벅스 구독 서비스 '버디 패스'. 사진=스타벅스 제공
스타벅스 구독 서비스 '버디 패스'. 사진=스타벅스 제공

‘자주 온 만큼’ 스타벅스 버디 패스, 단골은 8배까지 혜택

지난해 3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스타벅스 코리아는 첫 구독 서비스인 ‘Buddy Pass(버디 패스)’로 단골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 중이다. 앱 사용자 증가는 물론 고객 방문 빈도도 늘어났다.

지난해 10월 시범 운영에 이어 12월 2일부터 정규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는 버디패스는 월 7900원으로 매일 오후 2시부터 제조 음료·푸드 제품을 30% 할인받을 수 있다. 딜리버리 배달비·온라인스토어 배송비 무료 서비스도 제공한다.

스타벅스는 시범 운영 당시 전체 가입자의 소비 패턴을 분석한 결과, 버디 패스 구독자의 11월 평균 구매금액과 구매 건수는 서비스 론칭 이전인 9월 대비 각각 61%, 72% 늘었다고 밝혔다. 방문 빈도는 월 평균 50% 이상 늘어났다.

이에 스타벅스는 보다 합리적인 구독료로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혜택은 유지하면서 시범 운영 기간 9900원이었던 구독료를 2000원 낮췄다.

“버디는 단골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이름”이라는 스타벅스 관계자의 설명처럼, 버디 패스로 받는 혜택은 스타벅스를 자주 이용할수록 더욱 커진다. 버디 패스 구독자가 받은 혜택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월평균 2만3300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독료 대비 약 세 배 수준이다. 여기에 한 달간 매일(30일) 방문 시에는 구독료의 8배인 최대 6만4800원 가량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버디 패스는 사용 시간이 제한되어있고, 쿠폰을 사용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에도 기존 고객의 혜택 강화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다. 오전에 방문할 충성고객들을 오후에 방문하도록 유도하면서 방문객을 분산시켜 피크타임 대기 시간을 줄이고, 현장 할인을 통해 비싸게 느껴지던 체감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주문이 몰리는 시간대에 일부 음료를 사이렌 오더로 주문하면 더 빨리 받는 ‘나우 브루잉’ 서비스를 확대한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버디 패스는 앱 사용자 증가에도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스타벅스 앱 이용자는 총 773만명으로 전년 동기(683만명) 대비 13% 늘었다.

현재 다이어리나 사은품 증정과 같은 연계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스타벅스는 혜택 강화를 약속한 상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버디 패스 이용 고객들의 피드백과 의견을 바탕으로 혜택을 지속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고객 만족도 제고·프로그램 운영 효율화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실시한 갤럭시 S25 시리즈 사전 판매에서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한 자급제 사전 예약 고객 5명 중 1명은 '뉴 갤럭시 AI 구독클럽'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최근 실시한 갤럭시 S25 시리즈 사전 판매에서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한 자급제 사전 예약 고객 5명 중 1명은 '뉴 갤럭시 AI 구독클럽'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New 갤럭시 AI 구독클럽 “2030, 분실·파손 걱정 마”

최근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 S25 시리즈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서비스가 바로 AI 구독클럽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갤럭시 S25 시리즈 사전 판매 시점에 맞춰 ‘New 갤럭시 AI 구독클럽’을 론칭했고, 이어 지난 5일에는 PC·태블릿을 AI 구독클럽의 구독 가능 품목에 추가하며 올해의 승부수를 구독에 걸고 있다.

삼성전자는 구독클럽 서비스의 주요 목적이 “부담 없는 가격의 최신제품 사용 경험 제공"이라 설명한다. 특히 New 갤럭시 AI 구독클럽으로 고가 제품에 대한 구독 서비스를 더 확대해 판매 비중을 늘리는 데 적극 나섰다.

갤럭시 시리즈 구독 모델은 계약 기간 동안 월별로 일정 비용을 지불하는 일반 가전 구독과 달리 기기 가격 외에 구독료를 따로 내는 형태다. 1년 혹은 2년 뒤 현금 보상을 받아 새 기기로 바꾸기 쉽게 한 것이 핵심이다.

New 갤럭시 AI 구독클럽은 자급제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매월 5900원을 내면 1년 뒤 출고가의 절반을 현금으로 보상해주는 서비스다. 2년 사용 후 기기 반납 시 40% 잔존가 보장, ‘삼성케어플러스 스마트폰 파손+’ 혜택도 제공한다. 상품 종료 후 최대 2개월 내로 기존 기기를 반납하는 조건이다.

1년 구독 시 총 구독료 7만800원과 기기 구독 보상금액(57만7500원)을 제외하면 총 비용은 64만8300원이다. 2년 구독 시 총 83만4600원을 낸다.

구독 종료 후 중고로 핸드폰을 팔 때 구독 보상금액보다 더 비싸게 팔 수 있다면 일반 구매가 더 유리하다. 자급제로 일시불 구매 후 1년 뒤 구독 보상금액보다 더 비싸게 중고로 팔면 사실상 구독보다 적은 금액으로 폰을 사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마트폰 분실이나 파손 위험이 낮은 소비자는 일반 구매로, 장기간 이용하거나 분실·파손 위험이 큰 소비자는 구독이 더 좋다는 분석이다.

삼성제품 구독 및 일반구매 비교. 그래픽=뉴시스
삼성제품 구독 및 일반구매 비교. 그래픽=뉴시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S25 시리즈 사전 판매에서 자급제 모델 구매 고객 5명 중 1명이 New 갤럭시 AI 구독클럽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삼성닷컴에서 구매한 자급제 단말기 구입 고객의 30%도 가입했다. 구독 가입 비중이 가장 높은 모델은 갤럭시 S25 울트라였으며, 사용 후 반납 시 잔존가 보상 금액이 높은 상위 라인업 모델 선호도가 높았다.

특히 가입자의 60%는 2030 고객으로 나타났다. 2030 고객은 최신 IT 기기에 관심이 많고 구독이라는 새로운 구매 방식에 수용성이 높으며, 상대적으로 모바일 기기 교체 주기가 빨라 1년마다 최신 갤럭시를 마음껏 사용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구독자를 대상으로 갤럭시 중고 스마트폰 반납 혜택도 강화했다. 이달 28일까지 삼성 강남에서 갤럭시 S25 시리즈를 구매하며 AI 구독클럽을 가입한 고객 또는 삼성닷컴에서 '갤럭시 S25 시리즈' 구독 가입 후 삼성 강남에서 수령한 고객은 기존 사용하던 플래그십 모델을 삼성 강남 3층에 비치된 중고폰 반납 기기에 반납하면 등급별 보상 금액에 3만원을 추가 혜택으로 증정한다. 중고 제품 반납은 3월 14일까지 가능하다.

이동통신 3사 역시 각 구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제휴해 S25 시리즈 전용 2년짜리 보상 프로그램도 내놓았다. 4월 말까지 가입할 수 있는 전용 상품은 기존 통신사 기기 교체 프로그램보다 보장을 강화해,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구매한 자급제 폰도 2년 사용 후 단말기 반납 시 출고가의 최대 40~50%를 보상해준다. S25 일반 모델에 적용할 수 있는 일반형 상품 기준 SK텔레콤과 KT가 8000원, LG유플러스가 9900원이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부사장)은 "부담없는 가격에 최신 제품의 혁신 기능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뉴 갤럭시 AI 구독클럽과 함께 향후 스마트폰 구매 트렌드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와 통합 개편한 모빌리티 구독 플랫폼 ‘현대 제네시스 셀렉션’을 출시하고 고객 혜택을 강화한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와 통합 개편한 모빌리티 구독 플랫폼 ‘현대 제네시스 셀렉션’을 출시하고 고객 혜택을 강화한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 제네시스 셀렉션, 프리미엄 차량 접근성 제고 ‘타봐야 잘 고르지’

현대자동차·제네시스는 지난 22일 기존 현대차와 제네시스로 나뉘었던 구독 플랫폼을 통합 개편한 모빌리티 구독 플랫폼 ‘현대 제네시스 셀렉션’을 출시하고 고객 혜택을 강화했다.

현대 제네시스 셀렉션이 주요 타깃으로 삼은 고객은 만 26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 중 ▲보증금·중도 해지 위약금 등에 부담을 느끼는 장기 렌트·리스 고객 ▲라이프 패턴 변화나 국내 일시 체류 등 단기간에 월 단위로 차량이용이 필요한 고객 등으로 나뉜다. 전기차, 캠핑카, 고성능 차량 등 평소 경험하기 어려운 차량에 관심이 있는 마니아층도 대상이다.

기존 현대 셀렉션은 고객이 모바일 앱에서 현대차의 다양한 차량을 일 또는 월 단위로 원하는 만큼 대여할 수 있는 차량 구독 서비스로 2019년 출시했다. 이번 개편으로 기존 제네시스 구독 플랫폼에서는 제공되지 않고 현대자동차의 차종에만 적용되던 요금 및 결제 관련 고객 혜택도 제네시스 차종 구독 시 동일하게 적용된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통합 개편에 관련해 “고객의 생애주기에 맞는 적절한 차량들이 있는데, 대중차에서부터 프리미엄급 차량까지 구독 차종을 늘려 고객의 차량 이용 경험을 확장하면서 보다 확실한 소비를 이끌어내는 데 목표가 있다”고 밝혔다.

구독 플랫폼 개편을 통해 추가되는 제네시스 차종은 ▲GV80 ▲GV70 ▲G90 ▲G80 ▲G70 등 제네시스 브랜드의 핵심 5개 차종으로, 개편된 ‘현대 제네시스 셀렉션’을 통해 구독할 수 있는 차종은 기존 20개에서 25개로 늘었다.

우선적으로는 제네시스 5개 차종을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에 월 구독 형태로 운영한다. 월 요금(최저가)은 가장 저렴한 GV70이 139만원, 가장 비싼 G90이 309만원으로, 나머지도 100만원 중후반 대에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선납금·위약금은 없고, 첫 달 이후 자유롭게 해지가 가능하다.

제네시스 GV70 모델.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제네시스 GV70 모델.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올해 말까지 신규 가입 고객에게는 ▲제네시스 1개월 구독료 10% 할인 쿠폰 ▲현대자동차 1개월 구독료 10% 할인 쿠폰 및 ▲현대자동차 일 구독료 20% 할인 쿠폰을 각 1장씩 제공하고, 기존 현대 셀렉션 가입 고객 중 새로 추가된 제네시스 차종을 구독하는 고객에게도 제네시스 1개월 구독료 10%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장기 구독(90일, 180일, 360일) 추가 할인 혜택도 제네시스 차종까지 확대 적용해 최대 9%의 추가 할인이 제공된다.

블루멤버스 포인트 적립(결제액의 0.5%)과 포인트를 이용한 구독료 결제(구독료의 최대 20%, 연 100만원 한도), 현대자동차그룹의 간편결제 서비스 ‘현대 페이’ 사용 등 결제 관련 편의도 제네시스 차종으로 확대된다.

일단위 구독도 부담 없는 수준이다.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서 가장 저렴하게 구독할 수 있는 차종인 아반떼 N·코나 N·넥쏘의 경우 24시간에 9만9000원을 내고 이용 가능하다.

현대자동차는 향후 운영 차종과 지역, 구독 방식 등 서비스 제공 범위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앞으로도 신차 라인업을 지속 확대하고 고객 체험형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더 많은 고객들에게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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