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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시 타코인가”…배민 데이터로 풀었다

배달의민족, 2분기 외식업 트렌드 “타코·혼밥·로컬”
“내 맘대로, 남다르게” 즐기는 메뉴 수요 더 커져

  • 기사입력 2025.07.01 14:44
  • 기자명 김병주 기자

더피알=김병주 기자 | 올해 2분기 외식업 트렌드는 이국적이면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타코’, 혼밥의 일상화에 따른 ‘1인·소액 메뉴 구성’, 지역성을 반영한 ‘로컬 메뉴’가 주요 키워드로 꼽혔다. 간편함과 개인화, 지역성이라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과 가치 소비 성향이 외식업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식품·외식업계의 주요 이슈를 담은 ‘2025 외식업트렌드 Vol.2’를 공개했다고 1일 밝혔다. 배민이 외식업 전문과들과 함께 분기별로 발간하는 콘텐츠로, 업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트렌드 분석과 전문가 인터뷰, 자영업자들이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운영 노하우 등을 포함하고 있다.

멕시코 대표 길거리 음식인 타코. 사진=AP/뉴시스
멕시코 대표 길거리 음식인 타코. 사진=AP/뉴시스

다시 불붙은 타코 열풍, 이국적 감성에 간편함 더해

최근 멕시코의 별미 타코가 피자나 치킨은 물론, 고기구이집과 한식당 메뉴에도 등장할 정도로 남녀노소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한 차례 유행한 뒤, 2023년부터 다시 SNS에서 언급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타코’는 멕시코를 방문하는 한국인 수가 늘어남에 따라 향후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타코는 속재료를 토르티야에 싸기만 하면 되는 간편한 조리 방식과 포장·뒤처리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배달 시장에 적합한 메뉴로 평가된다. 또한 살사 소스, 과카몰리 등 건강한 이미지를 지닌 재료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패스트푸드 대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에서는 튀긴 하드 타코보다 부드러운 토르티야를 사용하는 소프트 타코가 속재료의 흘러내림을 줄여 더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배민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타코를 판매하는 매장은 올해 4월 기준 약 2만1000곳으로 2년 전보다 약 20% 증가했다. 주문 건수 역시 2022년 약 8만 건에서 지난해 14만5000건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토르티야 위에 재료를 직접 조합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즐길 수 있다는 ‘리믹스’ 요소가 타코의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배민 관계자는 김치전, 찜닭 등 예상 밖의 메뉴와도 조합이 가능한 타코의 특징에 대해 “다양한 재료를 한 손 크기로 싸먹는 우리나라의 쌈과 유사하다”며 “내적 친밀감과 이국적인 신선함이 결합해 국내 외식업계에서 타코 열풍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1인 식사에 특화된 음식점. 사진=뉴시스
1인 식사에 특화된 음식점. 사진=뉴시스

일상이 된 혼밥, ‘한그릇’의 회전율을 높여라

이어 배민은 ‘모두의 한그릇’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혼밥이 일상화된 국내 외식 시장에서 1인 및 소액 메뉴 구성이 자영업자 경영에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는 흐름을 짚었다.

배민 자체 조사에 따르면, 혼밥에 대해 SNS상에서 긍정적으로 반응한 소비자 비율은 2014년 56%에서 2025년 83%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언급된 감성 키워드 역시 ‘쓸쓸하다’, ‘이상하다’ 등 부정적인 표현에서 ‘좋다’, ‘편하다’, ‘저렴하다’ 등 긍정적인 단어로 변화했다.

이러한 흐름의 배경에는 빠르게 증가하는 1인 가구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국내 1인 가구는 800만3000가구로, 전년 대비 61만6000가구가 늘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배민은 지난 4월 서울을 시작으로 수도권과 전국 주요 지역에서 ‘한그릇’ 서비스를 론칭, 1인 메뉴 전략을 펼치는 자영업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한그릇 서비스는 1인분 주문을 원하는 고객이 최소주문금액 제한 없이 주문할 수 있도록 기존 1인분 카테고리를 재편한 것이다.

배민에 따르면 서비스 오픈 후 8주간 배달된 ‘한그릇’ 메뉴는 총 127만 그릇에 달했다. 또 ‘한그릇’ 메뉴를 운영한 가게들의 경우 서비스 개시 1주일 만에 주문 수가 36%, 매출은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삼희 한국외식산업연구원 본부장은 “일반적으로 1인 메뉴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크지 않은 편이라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며 “섬세한 공간 기획, 회전율을 높일 수 있는 메뉴, 주류와 사이드 메뉴를 결합하는 업셀링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7월 한국맥도날드가 출시한 '맥도날드 한국의 맛 프로젝트'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 사진=뉴시스
지난해 7월 한국맥도날드가 출시한 '맥도날드 한국의 맛 프로젝트'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 사진=뉴시스

로컬 메뉴, 향토성·희소성으로 차별화하다

지역 고유의 음식이나 식재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국구 로컬’이라는 키워드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향토성, 희소성, 그리고 ‘그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동시성을 강점으로 내세운 로컬 콘텐츠가, 새로운 경험과 차별성을 중시하는 MZ세대에게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로컬 메뉴는 기존 고객에게 신선한 자극을 제공하는 동시에, 해당 지역과의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한국 맥도날드는 ‘한국의 맛’ 시리즈를 통해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신제품을 선보여 왔으며, 스타벅스코리아 역시 ‘비자림 콜드브루’, ‘제주 쑥떡 크림 프림프라푸치노’ 등 제주 한정 음료를 통해 로컬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

배민에 따르면 ‘부산식 수육 국밥’, ‘제주 청귤 에이드’, ‘광주식 오리탕’ 등 지역명이 포함된 ‘로컬 키워드 메뉴’를 판매하는 가게는 올해 1분기 기준 약 19만6000곳에 달했다. 전체 메뉴 중 로컬 키워드 메뉴의 비중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올해는 전체의 약 5%에 근접한 수준이다.

지역 브랜드의 매력을 전국 단위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식재료 외에도 해당 지역을 상징하는 사물, 인물, 명소 등의 요소를 활용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단순한 메뉴를 넘어 그 배경에 담긴 지역 고유의 이야기와 역사가 콘텐츠로 소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승희 아워홈 신사업 TFT 상무는 “로컬 브랜드가 관광 소비층에만 의존한다면 일정한 매출이 나올 수 없다”며 “우선 단단한 지역 소비층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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