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IT를 마시는 카페, 강남의 ‘핑크 DNA’ 바나프레소

오피스 상권 걸맞은 자체 앱, 주문시간 70% 단축
게이미피케이션 디지털 경험·캐릭터 굿즈 등 차별화

  • 기사입력 2025.09.02 16:15
  • 기자명 김병주 기자

더피알=김병주 기자 | 서울 강남 테헤란로 주변을 걷다 보면 눈에 띄는 핑크색 로고가 있다. 노란색 일색의 저가 커피 시장에서 독특한 색상을 내세운 브랜드, 바나프레소다. 강남 오피스 상권을 기반으로 출발한 이 브랜드는 차별화된 색상 전략과 디지털 운영 체계를 무기로 전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나프레소는 2003년 설립된 모바일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바나플에서 뿌리를 두고 있다. 이후 2017년 외식업 계열사 바나플F&B가 출범하며 논현 1호점으로 커피 시장에 진출했다. 9월 2일 현재 직영점 91개와 가맹점 84개 총 17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바나프레소 관계자는 “바나프레소는 IT 기술을 접목한 똑똑한 커피 문화를 만들기 위해 시작됐다”며 “앱과 키오스크 중심의 디지털 경험을 강화하며 성장해왔다”고 설명했다.

바나프레소 매장 이미지. 사진=바나프레소 제공
바나프레소 매장 이미지. 사진=바나프레소 제공

초기 매장 출점이 강남권에 집중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IT 친화적인 고객층이다. 자체 개발 부서를 보유한 바나프레소는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자체 주문 앱을 선보였으며, 현재 전체 주문의 약 50%가 앱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IT 활용도가 높고 오피스 상권 밀도가 집중된 강남은 앱 사용에 익숙한 직장인 고객층을 공략하기에 최적의 입지였다.

둘째는 물류 최적화 전략이다. 본사가 삼성동에 위치한 만큼 강남권 직영점을 중심으로 물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지난 해 용인 죽전에 자체 물류센터를 마련하면서 전국 단위 가맹점 확장의 기반도 확보했다.

저가 커피 시장에서 노란색 계열 로고가 흔한 가운데, 바나프레소는 과감히 핑크를 선택해 차별화에 나섰다.

바나프레소 관계자는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컬러로, ‘일상의 선택을 더 기분 좋게 만드는 브랜드’라는 철학을 담았다”며 “커피 한 잔의 일상을 즐거운 경험으로 바꾸는 회사의 지향점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바나프레소 자체 앱 화면. 사진=바나프레소 앱 캡처
바나프레소 자체 앱 화면. 사진=바나프레소 앱 캡처

가격 이상의 경험을 구성하는 3가지 ‘운세·캐릭터·UX’

바나프레소는 IT DNA를 활용한 디지털 경험으로 고객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게이미피케이션 기반의 ‘복숭아 키우기’ 서비스다. 이용자가 앱에서 나무를 키워 복숭아를 수확하면 실제 쿠폰으로 교환할 수 있으며, 출석이나 주문 과정을 게임처럼 즐기도록 설계해 참여를 유도한다.

매장 키오스크의 ‘누가쏠까’ 게임, 앱 내 활동 뱃지 미션, ‘에티 프로필’ 기능 역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장치로 자리 잡았다. 점주 전용 앱에서는 매출 관리, 발주, 영업 현황 확인이 가능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

앱에서는 오전·점심 시간대의 매장 혼잡도와 예상 픽업 시간을 확인할 수 있고, ‘간편주문’ 기능은 자주 찾는 매장과 메뉴, 옵션을 미리 설정해 평균 주문 시간을 70% 이상 단축시킨다. 고객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한 UI·UX 개선 결과, 앱 이용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오늘의 운세 라벨지’도 눈길을 끈다. 주문 시 자동으로 출력돼 작은 재미와 대화 소재를 제공하며, 고객들이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하는 사례가 많아 자연스러운 바이럴 효과로 이어진다. 이를 활용한 운세 인증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왼쪽부터) 바나프레소의 캐릭터 '에띠'와 '복띠'. 사진=바나프레소 제공
(왼쪽부터) 바나프레소의 캐릭터 '에띠'와 '복띠'. 사진=바나프레소 제공

캐릭터 마케팅도 적극적이다. 시그니처 메뉴인 아메리카노와 복숭아 아이스티에서 영감을 얻은 ‘에티’와 ‘복티’를 앞세워 고객과 소통하고, 텀블러나 PVC 캐릭터 버튼 등 MD 상품 제작과 같은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바나프레소 관계자는 “캐릭터 굿즈는 브랜드의 핵심 팬층에게 꾸준히 인기가 있다”며 “익숙한 제품 대신 새로운 굿즈를 선보이며 더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렴한 가격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주문 시 제공되는 ‘오늘의 운세 라벨지’, 캐릭터 ‘에티’를 활용한 굿즈와 스토리텔링, 앱·키오스크 기반의 디지털 주문 경험이 결합돼 있다”며 “이러한 요소들이 어우러져 고객에게 합리적인 가격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타 프랜차이즈와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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