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최현준 기자|HD현대가 국내 조선업계에서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 통신망을 선박 건조 현장에 처음 도입한다. 바다와 해상에서 끊김 없는 네트워크를 확보해 시험운전 안정성을 높이고, AI 기반 업무 혁신까지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부자(父子) 명장을 배출하는 성과까지 더하며 글로벌 선도 기술력과 숭고한 장인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HD현대, 국내 조선업계 최초 머스크 ‘스타링크’ 위성 통신망 활용
HD현대가 국내 조선업계에서 최초로 선박 건조 현장에 미국 기업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 서비스를 도입한다.
HD현대는 KT, KT SAT와 함께 ‘스타링크 활용 및 AI(인공지능) 기반 업무 혁신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KT SAT는 KT의 자회사로 2023년 스타링크 코리아와 제휴를 맺고 저궤도 위성 네트워크 서비스를 준비해왔다.

스타링크는 소형 위성 수천기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지구 저궤도 위성 통신 서비스’로, 광케이블 및 기지국 설치가 어려운 바다·산악 지역에서도 안정적인 접속이 가능하다. 일론 머스크가 최고경영자로 있는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운영 중이다.
우선 HD현대는 선박 건조 과정 전반에서 스타링크 위성 서비스를 활용할 예정이다. 건조 중인 선박 내부에 통신망을 구축해 ‘스마트 일터’를 조성할 취지다. 이를 위해 KT SAT는 스타링크 안테나 등 위성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장비를 공급한다.
또한 HD현대는 시험운전하는 선박에도 스타링크 위성 서비스를 적용한다. 시험운전 중인 선박이 원거리 해상에서 통신이 끊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까지는 문제가 생긴 선박을 통신이 가능한 영해로 이동시켜 고친 뒤 시험운전을 재개해왔었다.
HD현대는 정부 승인 등 행정 절차를 마치는 대로 스타링크 통신망을 활용할 방침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어디서든 안정적인 접속이 가능한 스타링크 위성망을 활용하면 운항 중인 선박의 엔진 상태와 데이터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격으로 받을 수 있어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하다”며 “시험운전 일수가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고 선박을 더 빨리 인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진 HD한국조선해양 전무는 “스타링크 위성 서비스 도입을 통해 작업 안전성과 납기 신뢰성이 대폭 증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조선업계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 국내 조선업계 최초 '부자(父子) 명장' 배출 쾌거
HD현대가 국내 조선업 분야에서는 최초로 부자(父子) 명장을 배출했다.
HD현대는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호텔에서 열린 '2025년 숙련기술인의 날 기념식'에서 HD현대중공업 소속 고민철 기사와 HD현대삼호 소속 유동성 기원이 각각 판금제관 직종과 기계정비 직종에서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됐다.
이번에 명장으로 선정된 고민철 기사는 HD현대중공업에서 근무한 고윤열 명장의 아들로 조선업 분야 최초의 부자 명장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명장은 15년 이상 산업 현장에서 쌓아온 뛰어난 기술과 경험으로 국가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장인에게 주는 최고의 영예다.

HD현대중공업 고민철 기사는 지난 2012년 입사해 플랜트설비생산부를 거쳐 현재 SMR·ITER 생산부에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제작 생산파트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되는 현장에 3차원 측정기기인 '레이저 트래커(Laser Tracker)'를 도입하고, 이를 제관구조물의 품질 측정에 접목해 생산성과 정밀도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고민철 기사는 "이번 대한민국 명장 선정을 정진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민철 기사의 아버지인 고윤열씨는 1978년 HD현대중공업에 입사해 40년간 조선·해양 철구조물 제작에 몸담았다.
HD현대중공업 근무 당시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동해가스 설비 등 굵직한 현장을 두루 거친 뒤 2004년 제관 직종 대한민국 명장에 선정된 바 있다.
HD현대삼호도 회사 역사상 첫 대한민국 명장을 배출하며 큰 의미를 더했다.
HD현대삼호 유동성 기원은 1994년 HD현대삼호의 모태인 한라중공업에 입사해 영암조선소 건설부터 참여하며 30년 넘도록 회사와 고락을 같이 한 역사의 산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육상건조공법으로 생산한 선박을 진수하는 핵심 기계설비 시스템을 체계화해 정착시켰고, 이를 통해 매출 신장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유동성 기원은 "명장이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기계정비 분야 기술력을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HD현대 관계자는 "현장의 기술력과 숭고한 장인정신은 HD현대가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며 "앞으로도 최고의 기능인이 자긍심을 갖고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조선업계가 이달 18일 연중 최대 행사인 ‘조선해양의 날’ 기념식에서 한자리에 모여 재도약 의지를 다진다.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주최하는 ‘제22회 조선해양의 날’ 기념식은 오는 18일 서울 모처에서 개최된다. 올해 행사에는 산업계·학계·정부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수주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노란봉투법 등 노동 이슈와 글로벌 발주 감소로 인한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업계 산업 전반 결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