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경기 침체에도 날개 단 ‘라면·생수’

삼양, 1조 ‘불닭’ 넘어 헬스케어 눈 돌려
농심, ‘신라면 툼바’ 美실적 기대·日 K팝 어워즈 시상
제주한라수, 독감 유행 겹치며 판매량 급증

  • 기사입력 2025.01.08 10:37
  • 최종수정 2025.01.08 14:23
  • 기자명 김병주 기자

더피알=김병주 기자 | 소비 침체로 식품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도 라면과 생수 품목은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형 소비재의 대명사인 라면은 해외 시장에서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고, 생필품 소비 수요 증가와 연초 확산 중인 호흡기질환 유행이 겹치며 생수 판매량도 늘어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K푸드 수출액(잠정)이 전년 대비 6.1% 증가한 130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역대 최고 실적이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TRASS)의 잠정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 라면 수출액은 12억4850만 달러로, 2023년 9억5240만 달러 대비 31.1% 성장했다. 지난 6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외국인들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무역통계진흥원(TRASS)의 잠정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 라면 수출액은 12억4850만 달러로, 2023년 9억5240만 달러 대비 31.1% 성장했다. 지난 6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외국인들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라면 수출은 전년 대비 31.1%(12억4850만 달러)나 증가하며 수출을 견인했는데, 미국 텍사스 대형 유통매장에 국산 라면이 신규 입점하면서 수출이 70% 이상 늘었다는 설명이다.

라면업계의 대표 주자로 올라선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지난해 단일 브랜드 기준 ‘불닭’ 수출액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식품업계 최초 '7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기념비적인 성과를 거뒀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249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131% 증가한 2569억 원이다. 매출의 90% 이상은 라면, 그중에서 불닭볶음면은 92.6%가량이다.

함께 읽을 기사: [PR解] 삼양식품, '트럼프 리스크' 어불성설인 까닭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의 장남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헬스케어BU장(상무). 사진=뉴시스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의 장남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헬스케어BU장(상무). 사진=뉴시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불닭 브랜드의 실적에 안주하는 대신 헬스케어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모습이다.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은 지난 6일 신년사에서 사업다각화를 올해 전략적 핵심 목표로 삼았다. 신년사에서 주력 브랜드인 불닭은 1번 언급한 데 비해 헬스케어는 4번 언급하며 중요성을 부각했다.

현재 삼양라운드스퀘어 헬스케어 부문은 '오너 3세'이자 김 부회장의 장남인 전병우 헬스케어BU장(상무)가 맡고 있다.

농심은 미주 지역 중심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KB증권 류은애 연구원은 "농심의 작년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해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4% 상회할 것"이라며 "월마트 매대 이동과 2공장 신규 라인 가동으로 미국 법인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농심, 올해 '신라면 툼바' 글로벌 진출 본격화. 사진=농심 제공
농심, 올해 '신라면 툼바' 글로벌 진출 본격화. 사진=농심 제공

‘신라면 툼바’의 글로벌 출시가 올해 예정된 것도 해외 실적 확대 기대에 한 몫을 한다. 류 연구원은 "농심은 지난 11월 신라면 툼바의 미국 현지 생산과 거래처 입점을 시작했는데, 국물 없는 라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와 매운맛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남미 지역에서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면서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2천220억 원에서 2천320억 원으로 4.7% 상향 조정했다.

농심은 올해 유럽법인을 세우고 해외 매출 비중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제품 수요 증가에 대비해 내년 부산에 연간 라면 5억 개를 생산할 수 있는 녹산 수출 전용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일본 후쿠오카 미즈호 페이페이돔에서 열린 '39회 골든디스크어워즈'에서 김대하 농심 일본법인장(맨 오른쪽)이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에게 '농심 신라면상'을 시상하고 있다. 사진=골든디스크어워즈 사무국 제공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일본 후쿠오카 미즈호 페이페이돔에서 열린 '39회 골든디스크어워즈'에서 김대하 농심 일본법인장(맨 오른쪽)이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에게 '농심 신라면상'을 시상하고 있다. 사진=골든디스크어워즈 사무국 제공

농심은 지난 4~5일 이틀간 일본 후쿠오카 미즈호 페이페이돔에서 열린 ‘39회 골든디스크어워즈’에서 '농심 신라면상(FANS CHOICE with 농심 신라면)'을 엔하이픈에게 시상했다.

골든디스크 어워즈는 한 해 동안 큰 사랑을 받은 대한민국 대중음악을 선정하는 시상식으로, 올해는 약 6만 명의 글로벌 K팝 팬들이 현장에 참여해 큰 호응을 거뒀다.

농심은 현장 관객뿐만 아니라 중계를 통해 공연을 시청하는 약 500만 명의 팬에게도 농심 신라면상의 취지를 적극 알렸다.

농심 골든디스크어워즈 팝업 부스 전경. 사진= 농심 제공
농심 골든디스크어워즈 팝업 부스 전경. 사진= 농심 제공

농심은 특별상 시상 외에도 공연장에서 글로벌 K팝 팬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했다. 시상식 공연 전에 신라면 툼바 광고를 상영,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는 신라면 툼바를 홍보하고, '신라면 테마부스'에서 트리 모양의 신라면 포토존 인증 이벤트를 진행했다.

농심 관계자는 "한국과 개최지 일본은 물론,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국가의 팬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K팝 행사에서 다양한 이벤트로 신라면의 글로벌 위상을 크게 높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해 K라면 대표 브랜드 이미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돌하르방 모양의 ‘제주 한라수’는 분리배출이 쉽도록 무라벨로 만든 친환경 제품이다. 사진=한도그린F&B 제공
돌하르방 모양의 ‘제주 한라수’는 분리배출이 쉽도록 무라벨로 만든 친환경 제품이다. 사진=한도그린F&B 제공

한편 한도그린 F&B가 생산하는 미네랄워터 제주한라수의 판매량이 급증했는데, 독감 환자가 늘며 생수 시장의 성수기가 앞당겨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통 생수 시장은 한 해가 끝나고 신제품이 나오는 1~2월이 성수기로 꼽히지만, 이번 겨울 독감 유행으로 12월부터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다.

제주한라수는 지난 12월 판매량이 전월 대비 35% 늘었다고 8일 밝혔다. 특히 제주 한라수의 500ml 무라벨 20개 묶음 패키지가 인기다.

제주 한라수 관계자는 “평소 20개 패키지 한 묶음만 사던 사람이 세 묶음, 다섯 묶음씩 구매하는 비율이 늘었다”며 “지난해 12월 첫째 주와 마지막 주의 판매량을 비교해보니 약 48% 증가했다”고 말했다.

계엄·탄핵 정국이 판매량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있다. 제주 한라수 측은 “정국 불안정으로 생필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사재기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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