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오픈AI 올트먼 CEO, SK 회동·카카오 협업 발표 ‘광폭행보’

올트먼 "한국, AI 발전에 필요한 모든 요소 갖춰"
“딥시크 대응 전략 수립…자체 단말·반도체 개발”
SK와 HBM 협력 논의, 삼성전자도 협업 가능성
카카오, 韓 최초 오픈AI 맞손…챗GPT 본격 활용

  • 기사입력 2025.02.04 13:51
  • 기자명 김병주 기자

더피알=김병주 기자 | 챗GPT 개발업체이자 세계 AI기술을 선도하는 오픈AI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찾아 국내 기업과 전방위 협력을 위해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오픈AI가 처음으로 한국에서 개최한 워크숍 ‘빌더 랩’을 계기로 최태원 SK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면담과 카카오 공동사업 발표 등이 이어지며 중국발 ‘딥시크’의 맹추격에 맞선 동맹 생태계 구축이 주목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4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카카오 미디어데이에 참석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4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카카오 미디어데이에 참석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트먼 CEO는 4일 오전 9시 경 열린 빌더 랩 현장에서 "한국이 반도체, 에너지, 기술 친화적인 환경 등 AI 발전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춘 국가"라며 한국 기업들과 협업 확대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등 오픈소스 기반 AI 기업 위협에 대해 최고의 연구 인력 등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겠다고 전했다.

이 행사는 챗GPT와 AI 모델 API를 활용하는 국내 개발자 100여명을 초청한 행사로 비공개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는 AI 모델 발전에 대해서 "이제는 AI를 활용해 특정 산업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방식의 서비스도 창출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AI 에이전트가 모든 레스토랑에 전화를 걸어 예약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처럼 인간이 하기 어려운 작업을 AI가 수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딥시크 쇼크'에 대해서는 “오픈소스 AI 모델 발전을 인정하고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면서 "최고의 연구 인력, 인프라, 사용자 및 피드백 데이터를 통해 경쟁력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딥시크는 최근 선보인 AI 모델이 오픈AI 최신 모델 성능과 비슷하면서도 개발비가 현저히 적다고 주장했다.

함께 읽을 기사: 전 세계 경악시킨 ‘딥시크’…“韓 기회일수도”

최태원(오른쪽) SK그룹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회동을 마친 뒤 함께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태원(오른쪽) SK그룹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회동을 마친 뒤 함께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태원 SK 회장 면담…오픈AI에 SK하이닉스 HBM 들어가나

올트먼 CEO는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나 양사의 인공지능(AI)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 등 SK그룹 경영진은 4일 오전 9시 40분경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4층에서 올트먼 CEO 등 오픈AI 경영진과 미팅을 진행했다. 지난해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에서 만난 지 7개월만이다.

이날 면담에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사장 등이 자리를 함께 해 최 회장과 올트먼 CEO의 논의 방향을 가늠케 했다.

최 회장과 올트먼 CEO는 AI 서비스와 데이터센터, 반도체 등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반도체 분야에서 심도 있는 협의에 나선다.

최 회장과의 만남 후 올트먼 CEO는 '오늘 미팅 어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원더풀"이라고 짧게 답하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최 회장은 특별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

올트먼 CEO는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기업 제휴를 통해 스마트폰을 대신하는 AI 전용 단말기와 독자 반도체 개발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트먼 CEO는 "AI는 컴퓨터와 접하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때문에 새 단말기가 필요하다. 음성 조작이 관건이 될 것"이라 말했다.

오픈 AI는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함께 협력해 자체 AI 칩을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브로드컴이 설계를 맡은 이 AI 칩에도 SK하이닉스가 만든 HBM이 들어갈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열린 실적발표회에서 "주문형 반도체(ASIC) 기반 고객 수요가 의미 있게 증가하고 고객 기반도 더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투자 계획이 나올지 여부도 관심사다. 올트먼 CEO는 지난달 미국 정부 차원에서 주도하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발표하고 투자 유치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타게이트는 자금 조달 규모만 최대 400억 달러(53조원)에 달한다.

이번 방한도 투자 유치 활동과 무관하지 않다. 올트먼 CEO는 전날 일본과 이날 한국에 이어 인도, 두바이, 독일 등을 순차 방문할 예정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4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카카오 미디어데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4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카카오 미디어데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회동 예정…카카오, 오픈AI와 협업 발표에 ‘강세’

한편 올트먼 CEO는 최 회장과의 만남 후 '카카오 미디어데이'에 직접 참여해 정신아 카카오 대표를 만났다. 양사가 AI 서비스 고도화, 공동 상품 개발을 함께 추진하며 카카오톡, 카나나 등 카카오 서비스에 오픈AI 기술을 적용해 AI 서비스 대중화에 함께 기여하겠다는 전략이다.

오픈AI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국내 기업은 카카오가 처음이다. 정 대표는 지난해 9월부터 오픈AI와 기술과 서비스, 사업 등 다양한 범위에서 협력을 논의해왔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키노트 발표에서 "오랜 기간 국민 다수의 일상을 함께 하며 축적해 온 역량을 바탕으로 '이용자를 가장 잘 이해하는 개인화된 AI'를 선보이는 것이 지금 시대 카카오의 역할일 것"이라며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오픈AI와 협력해 혁신적 고객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AI 서비스의 대중화를 이끌겠다"고 제휴 배경을 설명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자체 개발한 AI 모델뿐 아니라 외부의 우수한 API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선언했다.

우선 카카오톡, 카나나 등 카카오 주요 서비스에 오픈AI 최신 AI 기술 API를 활용하기로 했다. 'AI 네이티브 컴퍼니'로의 전환을 가속하고자 챗GPT 엔터프라이즈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개발 중인 '카나나' 서비스에 자체 언어모델과 더불어 오픈AI 모델도 함께 활용하기로 했다. 카나나는 일대일 대화뿐 아니라 그룹대화에서도 맥락을 이해한 답변을 제시함으로써 이용자의 관계 형성, 강화를 돕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다.

이날 간담회에서 올트먼 CEO는 "카카오는 기술이 일상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방식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으며 이용자들에게 혁신적인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왔다"면서 "우리는 카카오의 수많은 이용자들에게 첨단 AI를 제공하고 이 기술을 카카오의 서비스에 통합해 카카오 이용자들의 소통과 연결 방식을 혁신하는 데 협력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수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9.00%(3450원) 급등한 4만1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카카오의 주가는 이틀 연속 강세를 보이며 누적 상승률이 16%를 넘었다. 이 기간 동안 기관은 800억원 어치의 카카오 주식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장에서 글로벌 협업이 점점 중요해지는 만큼, 카카오와 오픈AI 간 협력 이 향후 주가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픈AI의 첫 공식 한국 행사와 본격적인 국내 기업과 협업 공식화로 한국 지사 설립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오픈AI는 현재 아시아 지역 가운데는 일본과 싱가포르에 지사를 개설한 상태다.

올트먼 CEO는 4일 오후 삼성전자 최고 경영진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참석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날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후 이 회장의 첫 공식 행보인 셈이다.

올트먼 CEO는 지난해 1월 방한 당시에도 삼성전자 평택 공장을 찾아 경계현 당시 DS부문장 사장 등 반도체 사업 경영진과 만나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이후 삼성 서초사옥에서 주요 경영진과 만찬을 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역시 오픈AI와 AI 협업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도 AI 반도체용 메모리인 HBM를 생산 중이며, AI 자체 칩 제조를 위한 생산시설(파운드리)를 갖고 있다. 오픈AI는 생성형AI 전용 단말기 개발도 추진 중인데, 이와 관련한 양사 간 협력 방안 논의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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