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반칙왕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광고多광고內] 지드래곤·장원영·박정민·김태환
예상 밖의 구도, 감정적 반전, 되살린 ‘병맛’
뤼튼·짐빔·넷마블, 전형을 깨는 브랜드의 귀환

  • 기사입력 2025.06.27 16:29
  • 최종수정 2025.06.27 17:36
  • 기자명 김병주 기자

더피알=김병주 기자 | 요즘 광고는 그냥 눈길만 끌어서는 끝나지 않는다. 소비자들의 시선을 화면에 고정하는 건 물론, 밈(meme)을 만들고, 자발적인 검색을 유도하며, 때로는 시큰한 감정까지 건드려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일, 6월 한 달간 화제가 된 광고들은 브랜드 메시지를 '의외성'이라는 무기에 실어 머릿속 깊이 각인시킨다.

창의적이고 자연스러운 소통은 때론 정형화된 문법을 파괴하는 데서 시작된다. 시작부터 대놓고 “이 영상은 광고”라고 선언하질 않나, 밑도 끝도 없는 긍정 에너지와 부정 에너지의 충돌이 어느 순간 감동 코드로 이어지며 사람을 울컥하게 만들고, 7년 전 ‘병맛’ 밈의 주인공은 예기치 못한 순간 돌아와 춤을 춘다. 이쯤 되면 지금 광고의 흐름은 ‘전형 깨기’라 불러도 될 법하다.

“지드래곤은 광고를 부숴” TV의 문법을 깨는 뤼튼의 자신감

지드래곤이 직접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고 단도직입적으로 선언한다. "이거 AI 광고야."

지드래곤의 원테이크 셀프 촬영으로 진행되는 광고엔 배경음악, 특수효과 없이 현장 오디오만을 활용했고, TV 광고 문법을 파괴한 수직형 포맷으로 제작됐다. “얼굴공격”, “라방(라이브 방송)같은 광고”, “이게 뭐지? 하면서 찾아보게 만드는 광고”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17일 뤼튼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광고 영상 ‘G-DRAGON 이거 AI 광고야’는 제일기획이 제작했으며, 브랜드의 핵심 메시지인 '매일 쓰는 AI'를 감각적으로 각인시키기 위해 기획됐다. TV, OTT,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은 물론 강남역·홍대입구역 지하철 전광판, 버스·택시 LED, 영화관 스크린 등 다양한 채널에서 송출되고 있다. 이와 함께 캠페인 키비주얼과 전광판 광고 이미지도 별도로 공개됐다.

지드래곤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톤으로 녹여낸 브랜드 메시지는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에 최적화된 감각적 편집과 짧은 호흡의 영상 포맷으로 구현됐다. 이를 통해 사용자에게 정보가 아닌 경험으로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앞서 뤼튼테크놀로지스는 15일 가수 지드래곤을 전속 모델로 기용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매일 쓰는 AI'라는 브랜드 메시지를 대중의 일상에 감각적으로 각인시키려는 시도다.

뤼튼 측은 "지드래곤은 신선한 파격과 새로운 즐거움으로 한국 대중문화를 선도해온 수퍼 아이콘"이라며 "이러한 모습은 재미있고 편리한 서비스로 AI 대중화 시대를 주도해온 뤼튼의 지향점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뤼튼은 최근 월간 사용자 5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지난 3월 시리즈B 투자 유치로 누적 1300억원을 확보했다. 지난 5월에는 와이즈앱 조사에서 국내 생성형 AI 앱 중 사용률 1위를 기록했으며 전체 기준으로는 챗GPT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세영 뤼튼 대표는 "지드래곤과 협업한 이번 캠페인의 파격은 1인 1 AI 시대를 여는 도전의 상징"이라며 "누구나 뤼튼에서 쉽고 편리하게 AI를 경험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원영 vs 박정민, 유머와 위로의 교차점에 “짐빔은 있다”

최근 특유의 낙관적인 사고방식으로 유명한 가수 장원영의 대항마가 나타났다. 배우 겸 출판사 대표인 박정민은 지난 9일 빔산토리코리아가 공개한 짐빔 하이볼 플레인 광고인 ‘지금 이 순간 정답은 없다, 짐빔은 있다’를 통해 긍정 대 부정, 창과 방패의 대결을 펼쳤다.

돌고래유괴단이 제작하고 파괴연구소가 대행한 해당 광고(3분 40초)는 27일 현재 조회수 330만 건을 돌파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돌고래유괴단 공식 채널에 올라온 버전도 101만회를 넘겼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해당 광고에 대한 ‘청춘’들의 호응이 뜨겁다는 점을 가늠할 수 있다.

짐빔의 새 광고는 ‘원영적 사고’와 ‘정민적 사고’라는 밈 대결을 중심에 놓는다. 광고 속 박정민은 친구도 집도 여유도 여자친구도 없는 절망적인 현실을 읊는다. 심지어 낭만도 버르장머리도 부모도 (여행 가서) 없는 현실에 장원영마저 “어이없어” 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광고는 무한한 긍정의 태도가 평범하고 팍팍한 청춘의 일상에도 맞지 않다는 점은 유머로 살리고, 그러면서도 끝에 가서는 삶을 긍정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데 성공한다.

실소를 자아내는 '정민적 사고'가 이어지던 중, 광고는 돌연 정적인 분위기로 바뀌고 장원영은 지친 듯한 박정민에게 다가가 "힘들지? 남들은 우리더러 청춘을 즐기라는데 가진 건 하나도 없고 그냥 한 잔 마실 시간도 없잖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힘들 땐 그냥 쉬어"라며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뜻밖의 감동이 전해지던 찰나, 박정민은 "안 힘든데?"라고 말하며 다시 한번 '정민적 사고'를 뽐낸다. "그렇게 특별한 것들 없어도 난 아무렇지 않은데?"라고 말하고, 장원영은 역시나 장원영답게 "그거 정말 정말 잘됐다"라고 말하며 두 사람의 대결은 끝이 난다.

짐빔 한 잔이면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는 정민의 현실은, 원영의 확언으로 묘한 위안감을 선사한다. 영상에 남긴 한 댓글이 말하듯, ‘“잘 될 거야”가 아니라 “잘됐다”는 완료형의 확실한 말을 줄곧 듣고 싶었던 것 같다’는 사람들의 마음을 확인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

밈 요소도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해 ‘짐밈’이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공항 도둑, 7호선 단소 살인마, 지하철 2PM(김승국)에 중견 ‘남자’ 배우 장원영까지 곳곳에 유머 요소를 숨겨놓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번 광고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짧은 영화처럼 정서적 호흡을 설계하고 “지금 이 순간 정답은 없지만, 짐빔은 있다”라는 브랜드 메시지를 집요하게 밀어붙인다는 점이다.

산토리 글로벌 스피리츠는 지난 5월 27일 짐빔의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장원영과 박정민을 모델로 20대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캠페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짐빔은 이번 캠페인과 함께 20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장소에서 협업을 진행한다. 산토리 글로벌 스피리츠 측은 “새로운 모델들과 함께 하이볼의 근본, 짐빔 하이볼 플레인 출시로 고객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킬 것”이라며 “개인의 취향을 중시하는 세대의 기호에 따라, 어느 곳에서든 취향에 맞는 주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페스티벌, 호프집, 야구장 등에서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 14~15일 열린 월드디제이페스티벌에 짐빔 부스를 열었고, 26일에는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에서 짐빔 브랜드데이를 개최했다. 을지로에서 유명한 ‘만선호프’와도 협업해 지난 13일부터 7월 13일까지 한 달간 짐빔 하이볼 소개 행사를 열고 있다.

넷마블이 되살린 B급 레전드 ‘세나송’…“어떻게 잊었는데”

‘험한 것’이 돌아왔다. 넷마블에서 지난 5월 15일 정식 출시한 신작 수집형 RPG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중독성 강한 ‘세나송’으로 화제를 모았던 2017년의 오리지널 광고를 다시 호출했다.

개그맨 김태환과 함께한 2017년 오리지널 세나송은 일견 엽기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에어로빅 안무와 ‘세나하자 세나’라는 반복적인 멘트가 입소문을 타고 120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광고는 그 기억을 다시 꺼내 팬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5월 15일 정식 출시한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출시 하루 만에 앱스토어 매출 1위, 5일 만에 양대 앱마켓 1위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게임 공식 모델로 가수 '비비'가 선정돼 '더 뉴 세븐나이츠 송'을 공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넷마블은 “더 뉴 세븐나이츠 송 공개 이후 오리지널 세나송이 다시 떠오르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를 중심으로 김태환의 복귀를 기대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져왔으며 티저 영상 공개와 동시에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넷마블은 "김태환의 2025버전 세나송을 시작으로, 연내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8일 세븐나이츠 리버스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티저 ‘I’m back’에 이어 20일 공개된 본편은 많은 호응을 불러 모으고 있다. 돌아온 김태환의 ‘2025버전 세나송’(1분)은 27일 현재 172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해당 광고는 대홍기획이 대행했다.

티저에서 대기실로 어색하게 들어가는 김태환의 얼굴에는 약간의 근심이 서려있다.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은 오래된 옷과 탬버린을 꺼내 들고 ‘산체스’ 캐릭터로 분장하기 시작하며 이내 사그라든다. 마치 완벽한 게임 플레이를 준비하듯, 완벽한 B급 감성으로 무장한 귀환이 완성되는 모습이다.

근 8년 만의 귀환에 댓글창은 “내가 그대를 어떻게 잊었는데”, “수능 금지곡을 뛰어넘은 전국민 금지곡”, “진짜 전설이다” 등의 반응으로 달궈졌다.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광고 영상이지만, 이는 사실 넷마블이 의도한 바이기도 하다.

2017년 첫 광고 송출 당시 넷마블 CP5 팀 관계자는 “세븐나이츠 광고 캠페인은 늘 B급 코드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진행해왔다”며 “무엇이 됐든 약 빨고 만들었다는 소리를 듣는 광고를 해보자는 의지가 강했는데, 대학로에서 진행하던 나몰라패밀리 핫쇼를 홍보하기 위한 김태환 씨의 호객 영상이 정말 희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원작 '세븐나이츠'의 리메이크 프로젝트로, 스토리와 전투 시스템 등 주요 요소를 계승하면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작품이다.

현재 넷마블은 정식 출시를 기념해 게임에 접속한 이용자 전원에게 ‘전설’ 에이스와 ‘전설’ 레이첼을 지급하고 있다. 또 영웅 소환 이용권 최대 20개를 제공하는 ‘웰컴 출석 이벤트’와 10일마다 전설 영웅, 30일마다 스페셜 영웅을 획득할 수 있는 '매일 출석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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