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추억 소환'과 'AI 감성'…제일기획·이노션 캠페인의 힘

[광고多광고內] 제일기획의 '추억', 이노션의 '미래'
삼성전자·삼성화재가 소환한 과거의 감성과 비전
현대자동차·현대해상이 거둔 ‘게임’과 ‘삶’의 세계

  • 기사입력 2025.04.29 15:00
  • 최종수정 2025.04.29 19:37
  • 기자명 김병주 기자

더피알=김병주 기자 | 제일기획과 이노션은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광고회사들이다.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가진 두 회사는 지난해 그룹 계열사들의 안정적인 일감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두 기업 모두 계열사 수주 비중이 70%를 넘어섰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제일기획의 지난해 매출은 4조344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2% 늘어난 320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노션 역시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2조1205억 원, 영업이익은 3.8% 늘어난 1557억 원으로 집계됐다.

취급액을 놓고 보면 두 회사의 시장 지위는 더욱 확고해진다. 한국광고총연합회의 광고회사 현황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제일기획과 이노션은 각각 취급액 9조2366억 원, 6조771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에 이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이는 경기침체와 광고업계 불황 속에서도 전년 대비 각각 3%, 4% 증가한 수치로, 두 회사 모두 성장세를 이어갔다.

4월 말에도 제일기획과 이노션은 모기업과 함께 인상적인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나섰다. 제일기획은 삼성전자 신규 광고에서 ‘추억’을, 삼성화재 광고에서는 ‘이상’을 키워드로 설정해 브랜드 정체성 강화에 집중했다. 삼성전자는 김연아, 전지현, 한가인 등 과거 '광고 여신'을 소환해 'AI 가전=삼성' 이미지를 부각했으며, 삼성화재는 '지키다 일상, 꿈꾸다 그 이상'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기존 보험의 틀을 넘어 미래 지향적 가치를 전달했다.

이노션은 현대자동차와 현대해상 광고를 통해 감성적 소구와 몰입감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현대차는 소형 전기 SUV 인스터를 기반으로 한 콘셉트카 '인스터로이드'를 공개하고, AI 기반 생성 콘텐츠를 활용한 언베일링 영상을 통해 과감하고 감각적인 디자인 혁신을 알렸다. 현대해상은 배우 이정재를 모델로 기용해 고객의 삶 전반을 포용하는 '마음 넓은 보험'이라는 메시지를 잔잔한 감동과 함께 전달하며 브랜드 신뢰도 제고에 나섰다.

추억의 ‘광고 여신’ 트로이카로 선보인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그때와 지금, 사람은 그대로지만 가전은 달라졌다. 삼성전자는 10년도 더 지난 옛날에 자사 가전 광고를 대표했던 모델 3인을 다시 '소환'해 과거와 현재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AI 가전 트로이카'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가전 시장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 3대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기술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신 AI 가전을 집중 부각시키며 ‘AI 가전=삼성’ 공식을 공고히 하고, 가전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는 2009년부터 2016년까지 하우젠 에어컨과 무풍 에어컨 광고 모델로 활동했다. 배우 한가인은 2005년부터 2012년까지 하우젠 세탁기 모델로, 전지현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지펠 냉장고와 지펠 아삭 김치냉장고 광고 모델로 활약한 바 있다.

이날 삼성전자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된 3편의 캠페인 티징 영상 ‘소환 편’은 세 모델이 과거 출연했던 광고와 제품을 회상하고, AI 기능으로 새롭게 변모한 제품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특히 '그때 그 시절' 광고 카피를 자연스럽게 녹여내 시간적 연속성을 부여하는 한편, 그동안 공고히 유지된 삼성전자의 입지도 함께 전달한다.

또한 세 모델의 입을 빌려 "요즘 냉장고는 AI가 레시피도 알려준다", "요즘 에어컨은 무풍이고 AI가 다 맞춰준다", "AI 세탁기가 알아서 해주니 신경 쓸 일이 없겠다"며 소비자들에게 삼성전자가 강조하고 싶은 제품 특징을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20초 내외의 짧은 티저 영상들은 공개 이틀 만인 29일 상당한 조회수를 기록했다. 콤보 세탁건조기와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키친핏 맥스를 맡은 전지현 편이 104만7200여 회로 가장 많았고, 비스포크 AI 무풍콤보 에어컨을 맡은 김연아 편이 100만3300여 회, 비스포크 AI 콤보 세탁건조기의 한가인 편이 90만7000여 회를 기록했다.

댓글에서는 “먹고 살고 사랑하고, 라는 카피가 단순한데 울림이 있다”, “추억과 현재가 잘 어우러지는 광고다”, “국민동생 국민며느리 국민에어컨” 등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추후 공개될 본편 영상에서는 세 모델이 각각 AI 가전을 체험하고, 이를 통해 변화된 일상을 소개할 예정이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AI 가전 트로이카' 캠페인은 삼성 가전의 혁신이 일상을 얼마나 편리하게 변화시켰는지를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제품과 마케팅으로 'AI 가전=삼성' 공식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화재의 아이덴티티 ‘지키다 일상, 꿈꾸다 그 이상’

여기 ‘이상하기로’ 한 기업이 있다. 얼핏 보면 다소 이상(異常)한 표현 같지만, 동시에 가장 완벽한 이상(理想)와 일정 수준을 넘어선 이상(以上)을 아우를 수 있는 함축적인 메시지다.

삼성화재는 올해 새로운 기업 아이덴티티 ‘Protecting Today, Inspiring Tomorrow’를 테마로 한 신규 광고를 지난 25일 공개했다.

이번 광고는 ‘지키다 일상, 꿈꾸다 그 이상’이라는 메시지를 앞세워, 고객의 일상을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삼성화재가 함께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같은 날 삼성화재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CF ‘매니페스토’ 편(60초)은 29일 기준 35만6600회, 30초 버전은 28만4000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삼성화재는 ‘이상’의 메시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전하기 위해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암환자 삶의 질 연구소, 모빌리티뮤지엄과 손잡았다. 이번 광고는 다양한 고객들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행복한 꿈을 꾸는 모습을 밝고 감각적으로 담아내며 기존 광고와 차별화를 꾀했다.

출근길의 바쁜 도심 속 신호등과 엘리베이터 화면을 초록빛 상향 화살표로 연결해 '이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교통사고 없는 사회를 지향하는 모습, 질병 보상 그 이후의 삶까지 케어하는 모습, 모빌리티 문화를 선도하는 복합문화공간을 소개하며 ‘이상’의 면면을 다층적으로 풀어냈다.

마지막으로는 지구를 배경으로 배를 띄우는 상상 속 장면을 통해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고객과 함께하는 삼성화재의 비전을 제시한다. 노인, 환자, 아동, 외국인 등 다양한 이들의 일상을 지켜내는 총체적인 '이상'은 구름 위 높은 곳에서 꿈을 꾸는 듯한 이미지로 상징화됐다.

댓글에는 “짧은 문구인데도 직관적으로 의미 전달이 잘 돼서 좋다”, “‘이상을 바라는 게 이상하지 않은 세상’ 너무 멋지잖아” 같은 평가가 이어지며 공감을 얻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이번 광고는 고객의 일상을 넘어 그 이상을 꿈꾸기 위한 삼성화재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하반기에는 삼성화재가 어떻게 고객의 일상을 지키고 그 이상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함께 하는지 보다 실체적 모습을 보여주는 후속 광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차는 게임이다” 스테로이드 더한 현대차 콘셉트카 인스터로이드

현대자동차가 지난 1일, 국내와 유럽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소형 전기 스포츠실용차(SUV)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일렉트릭)의 디자인 콘셉트카 '인스터로이드'를 공개했다. 이번에 함께 선보인 영상 광고와 언베일링 필름은 생성형 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주목받았다. 현대차는 인스터에 비디오 게임 디자인 요소를 더한 인스터로이드를 통해 디자인 혁신을 적극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스터는 지난해 유럽 시장에 처음 선보여 ‘2025 세계 올해의 자동차’ 최종 결선 후보에 오르는 등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었다. 인스터로이드는 인스터에 ‘강화하다’는 의미의 '스테로이드'를 결합해 이름을 지었다. 스포츠계에서 금지 약물로 지정될 정도로 강력한 효과를 지닌 스테로이드처럼, 극대화된 근육질 디자인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완성했다.

현대차 인스터로이드는 4월 3일부터 13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모빌리티쇼 현대차관에 전시됐다. 양산 계획은 없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게 현대차의 과감해진 디자인 방향성을 보여주기 위해 공개됐다. 이와 함께 2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광고 영상도 선보였다.

‘A Glitch in the Car industry’(자동차 산업의 사소한 오류)라는 제목의 1분 30초 광고 영상은 29일 기준 4만 회를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영상에서는 도심을 주행하는 인스터 차량 주변 풍경 속에 게임 그래픽을 연상케 하는 이미지가 곳곳에 삽입됐다.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차량을 시작으로, 주변 풍경이 어느새 게임 속 세계로 변화하는 모습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디지털 게임과 팩맨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비주얼 속에서 변화된 계기판과 RC카(무선 조종 자동차)를 연상케 하는 외관은 인스터로이드가 단순한 EV 시장의 ‘사소한 오류’를 넘어, 하나의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댓글 반응도 긍정적이다. “현대가 미쳤어요”, “디즈니에서 이번에 내놓는 트론 티저영상보다 더 흥미를 끈다”는 의견은 물론, “판매는 힘들어도 대회라도” 열어 실제 주행 모습을 볼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도 이어졌다.

이어 11일 공개된 언베일링 필름(45초)에서는 2025 서울모빌리티쇼 현대차관에 등장한 인스터로이드를 가상 게임처럼 즐기는 어린 소년의 시선을 통해 세계관을 확장했다. 조명이 꺼진 전시관, 빛나는 탐험 고글을 쓴 소년이 인스터로이드를 일깨우며 게임 속 세상으로 빠져들 준비를 하는 모습을 담았다. 이 영상과 배경 음악 역시 모두 생성형 AI로 제작됐다.

사이먼 로스비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은 "인스터로이드는 감정과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하나하나 탐구하며 순수한 즐거움을 표현한 콘셉트카"라며, "강렬한 디자인뿐 아니라 몰입감 있는 사운드 경험을 통해 조금 더 자유롭게 꿈꾸고 행복하게 상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재와 함께한 현대해상, ‘마음 넓은 보험’은 인생을 감싼다

현대해상이 2022년부터 전속모델로 활동 중인 배우 이정재와 함께 신규 기업 PR TV광고 '마음 넓은 보험'편을 지난 22일 선보였다. 앞서 배우 지예은과 함께한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광고 ‘현대해상 명심해’에서 위트 있는 스토리텔링형 광고를 선보였다면, 이번 광고는 보험을 단순한 보장이 아닌, 사람의 삶에 대한 배려로 풀어내며 현대해상의 브랜드 철학을 감성적으로 전하고자 했다.

함께 읽을 기사: [AD톡스④] 지예은은 ‘현명해’ 현대해상은 ‘명심해’

‘마음 넓은 보험’ 광고(30초)는 고객의 생애주기에 맞춰 함께 변화하는 현대해상의 태도와 보험의 가치를 담아냈다. 인생의 다양한 변화 속에서 어떤 삶도 감싸 안을 수 있는 넓은 보험이 되겠다는 현대해상의 진정성이 반영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광고에서는 고객의 변화하는 삶을 아이가 그린 듯한 삐뚤빼뚤한 오렌지색 '마음 그래프'로 표현했다. 어린 시절의 소풍, 유치원, 첫 친구 등의 키워드로 둘러싸인 마음 그래프가 시간이 흐르며 자산관리, 노후 준비, 커리어 등 다른 키워드들과 접하게 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서로 다른 인생이 만나 가족이 되고, 또 다른 세상으로 향해가는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더한다.

이정재는 고객의 인생 여정을 따라 진정성 있는 내레이션으로 현대해상의 철학을 전한다. 맑은 하늘을 가득 채우는 ‘마음 그래프’를 배경으로 "당신의 어떤 인생도 감쌀 수 있는 마음 넓은 보험이 될 수 있도록"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광고를 마무리한다.

현대해상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 캠페인은 29일 기준 273만3300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댓글창에는 “요즘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가족”과 “인간관계”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진솔하게 풀어낸 글들이 이어졌다.

해당 캠페인은 유튜브 외에도 TV, 극장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인생의 흐름에 따라 함께 변화하는 현대해상의 동반자적 자세와 고객을 향한 진정성이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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