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박주범 기자|AI 기반의 신기술이 제공하는 성취나 기회, 위험에 대해 매일 쏟아지는 뉴스에는 기대와 우려가 반복되고 있다. 일상에서도 AI의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AI 리터러시가 교육이나 취업은 물론, 오늘날 사회적 삶을 최대한 영위하기 위한 필수 능력이 되었다.
그런데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게 될 청소년들 대다수가 정식 교육보다 가족, 친구나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미디어 등에서 비공식적으로 접하며 AI에 대한 정보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AI 격차는 다양한 지역, 공동체, 사회경제적 집단 간에 AI 기술에 대한 접근성, 혜택, 기회가 불평등하게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AI 리터러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증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함께 번영하기 위해서 AI의 기본 원리에 대한 모두의 포괄적 이해가 요구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Anto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7월 15일 청년 ‘세계 청년 기술의 날(World Youth Skills Day)’을 맞아 “디지털 교육은 인간 중심적이어야하며, 기술적 능력뿐만 아니라 창의력, 비판적 사고, 그리고 공감 능력을 함양해야 한다. AI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가운데, 젊은이들이 단순한 학습자가 아니라 더 공정한 디지털 미래의 공동 창조자로 인식되어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2008년 설립 이후, 청소년들에게 STEAM(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 교육을 통한 역량 강화 활동에 초점을 맞춰 온 에어버스 재단(Airbus Foundation)은 지난해 청소년들에게 영감을 주는 새로운 접근 방식의 교육 자료를 마련했다.
주요 과학 네트워크와의 협력으로 전 세계 교육자들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도록 맞춤 제작한 <페어 이너프(fAIr enough)> 앱은 젊은 세대에게 인공지능과 관련해 비판적 사고와 디지털 리터러시, 문제해결 능력을 갖춰야 할 필요성을 일깨우는 콘텐츠다.
이러한 능력들은 정체성을 발견하고 처음으로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형성하는 청소년들이 AI를 접할 때 꼭 필요한 자원이다.
‘페어 이너프’ 앱에서 사용자는 AI를 접하는 일상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경험한다. 14~17세 청소년 타겟층에 다가가기 위해 서로 다른 관점과 감성을 가진 누르(Noor), 밀라(Mila), 유(Yu), 티아고(Tiago) 등 네 명의 십대들이 캐주얼한 대화를 통해 정보를 제공한다.
채팅을 스크롤하면서 질문에 답하고, 의견을 공유하면서 콘텐츠가 제기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비판적으로 탐구할 수 있게 된다.
감수할 수 있는 위험인가? 더 큰 자유인가?
어떤 경우에 딥페이크 기술이 허용될 수 있을까?
학생들이 숙제에 AI 도구를 사용해도 될까?
AI가 만든 예술 작품임을 표시해야 할까?
AI의 정신건강 문제 진단을 신뢰할 수 있을까?
스포츠 팀이 선수를 상시 모니터링해 AI 소프트웨어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을 허용해야 할까?
기업들이 인간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AI 로봇을 만들어도 될까?
자율주행차의 사고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8개 에피소드는 딥페이크 위험, 스포츠 교육, 의료, 예술 및 창작 분야에서의 AI 활용, ‘감정 기계’로서의 인식과 모델링, 직업에 미치는 영향, 자율주행차 등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AI의 위치에 대한 핵심 주제를 다루면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유지되어야 하는 AI에 대한 일반적인 원칙들을 상기시킨다.
일상생활에서 AI의 사용으로 발생하는 윤리적, 사회적, 법적 문제를 함께 고려해 볼 것을 독려하고, 청소년들이 세상의 급격한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지식을 갖추도록 지원한다.

모든 필요한 정보와 맥락은 에피소드 내에서 간단하고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설명된다. 일부 항목에는 특정 AI 알고리즘 등 고급 지식이 포함되어 주제를 더 깊이 있게 탐구하고자 하는 사용자를 돕는다.
사용자는 문제 상황에서 스스로 선택하고, 자신의 의견을 형성하고, 다양한 관점을 공유하도록 초대된다.
각 에피소드는 약 10분 동안 진행되며, 교육자들이 교실 환경에서 학생들과 도구를 공유하거나 학생들이 각자의 시간에 나머지 시나리오를 탐색하도록 설계되었다.
‘페어 이너프’는 십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의 맥락에서 내용을 구성함으로써 AI 세계에 대한 흥미로운 입문 기회를 제공해 AI가 현재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AI의 원리, 잠재적 응용 분야 및 직업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한다.
AI로 인해 어떤 직업이 더 빨리 사라지고, 어떤 직업이 대체가 어려울지에 대해 불안과 기대가 증폭되었다가 최근에는 ‘AI를 잘쓰는 것도 능력이다’, ‘AI를 파트너로 활용하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발 빠른 부모들은 자녀들의 AI 능력을 키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전략을 짜고 있다.

AI는 인류가 직면한 여러 과제들을 해결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러한 기술은 젊은 세대, 빈곤층, 그리고 취약 계층을 소외시킬 위험도 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메시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에 대한 모든 논의에 젊은이들을 참여시켜야 함을 강조한다.
젊은이들이 단순히 AI를 수동적이거나 기능적으로 사용하는 존재로 머무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페어 이너프’의 목표는 AI 사용을 장려하거나 억제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청소년들이 포용적이고 윤리적이며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공감이 우선되어야 창의력을 발휘하고, 새로운 관점을 구축하고, 학습 지원이나 업무 생산성 향상이 의미를 갖는 진정한 AI 리터러시가 함양됨을 깨닫기를 희망한다.

